대사면을 언급하며 통합을 강조해온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비윤(비윤석열 대통령)계 달래기에 나섰다. 당내 호오는 있지만 ‘통합 대사면’을 당 지도부에 건의했고, 유승민 전 의원과 비공개 만남을 갖거나 이준석 전 대표에게 대면 요청을 하는 등 손을 내밀고 있다.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과 2시간가량 비공개 만남을 가진 인 위원장은 “유 전 의원이 당과 함께 할 것이란 긍정적 신호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날 JTBC와 인터뷰에서 “그렇게 인격이 좋은 분인지 몰랐다. 코리아 젠틀맨”이라며 “유 전 의원은 나라가 많이 걱정된다고 했다. 애국자”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코리아 젠틀맨”, “애국자” 등 발언으로 유 전 의원을 치켜세웠다.

인 위원장은 당을 향해 각을 세우고 있는 이 전 대표를 향해서도 “만나서 조언을 듣겠다”고 손을 내밀었다. 그는 1일 CBS 라디오에서 “제 주장을 하고 싶은 게 아니라 조언을 받고 싶다”며 “많은 경험을 갖고 이 당을 만드는 데 공이 큰 것으로 안다. 선거 때도 잘 도와주셨는데 앞으로 좀 도와달라, 저를 좀 가르쳐달라 이런 뜻”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여전히 부정적인 반응이다. 그는 혁신위의 대사면 제안에도 “반대한다”며 “우격다짐으로 아량이라도 베풀듯이 이런 식의 접근을 하는 것은 사태를 악화시킨다”고 거절한 바 있다. 인 위원장과 유 전 의원의 만남에도 “그냥 숙제하듯 손 내민 것”(1일 CBS 라디오)이라며 평가절하했다.

최근 여권 안팎에서는 유 전 의원과 이 전 대표가 탈당 뒤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돼왔다. 이 전 대표는 “신당을 준비하고 있지 않지만,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는다”(10월25일 MBC 라디오)며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고, 두 사람이 보수 신당을 창당하게 되면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어려워질 것이란 위기감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윤계에서 요구하는 수직적 당정 관계를 바꾸면 ‘비윤계 끌어안기’가 가능하단 분석도 나온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31일 오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인 위원장이 이 전 대표 만나고 싶어하는데 이 전 대표가 ‘정말 중요한 걸 짚고 반성하면 만날 수 있다’는 전제조건을 던지고 있는 것”이라면서 “비윤과 연대를 하면 된다. 총선기획단이나 인재영입위 등에 비윤과 함께 연합 지도부를 꾸리는 등 하나씩 풀어나가면 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에게 서울 노원병 공천을 줘야 한다고 했다. 하 의원은 “이 전 대표는 본인이 여태까지 세 번 출마했고 그 지역에 대한 애정이 크기 때문에 본인도 우리 당에 있으면서 지역구를 옮기겠다고 말할 수 없다”면서 “당내에서도 이 전 대표의 발언을 다 마음에 들어 하진 않지만 당한 게 많기 때문에 그 심정은 어느 정도 이해한다는 게 다수다. 이 전 대표는 손잡고 가야 한다는 게 다수 의견”이라고 했다.

이어 “유 전 의원 같은 경우에도 너무 감정적으로 윤석열 정부를 대하지 않느냐 하는 불만이 강하게 있다”면서도 “하지만 어쨌든 칼자루는 우리 당이 쥐고 있고 유 전 의원이 나름대로 중도에서 지지받고 있기 때문에 우리를 위해서라도 손잡는 게 필요하다. 굳이 그분을 출당시킬 필요가 있느냐(하는 의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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