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소속 구단 FSV 마인츠 05(이하 마인츠)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과 관련한 글을 올린 선수를 결국 퇴출했다. 이는 구단이 자체적으로 내린 활동 정지 징계를 해제한 지 나흘 만에 나온 조치다.

마인츠는 3일(현지시간) 공격수 안와르 엘 가지(28)와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엘 가지는 지난달 15일 자신의 SNS에 “한쪽이 다른 쪽의 물과 음식, 전기를 끊으면 전쟁이 아니고, 한쪽이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받는다면 전쟁이 아니다” “강에서 바다로, 팔레스타인은 자유로워질 것” 등의 글을 공유했다. 독일 dpa 통신은 “이는 이스라엘을 부정하고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고 의심받을 수 있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엘 가지는 곧장 게시물을 삭제하고 “모두의 평화를 위해 올렸던 글”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구단은 지난달 17일 “우리는 수십년간 이어진 중동 분쟁에 대해 다양한 관점이 있다는 사실을 존중한다”면서도 “그가 올린 게시물의 내용은 우리 구단의 가치와 전혀 맞지 않는다는 사실이 명확하다”며 엘 가지에 활동 정지 징계를 내렸다. 당시 구체적인 징계 기간은 언급하지 않았다.

마인츠는 지난달 30일 징계를 해제하고 엘 가지에게 해명의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엘 가지는 지난 1일 다시 SNS를 통해 “내가 한 말을 뉘우치지 않는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게다가 혐오성 표현을 퍼뜨린 혐의로 최근 현지 검찰에 고소장까지 접수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자 마인츠는 결국 엘 가지를 퇴출하기로 결정했다. 마인츠는 이번 시즌 9경기에서 3무 6패로 아직 1승도 거두지 못하는 등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팀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사태가 더 커질 것을 우려해 화근을 제거한 것으로 보인다.

엘 가지는 계약 해지 소식을 통보받고 SNS에 “가자지구의 무고한 사람들이 겪고 있는 지옥에 비하면 생계 수단을 잃는 일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혼자가 되는 일이 있더라도 옳은 일을 위해 나서라”라는 글을 올렸다.

엘 가지는 모로코계 부모 아래서 태어난 네덜란드 국적의 선수다. 2014년 네덜란드의 AFC 아약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으며, 지난 9월 마인츠에 입단했다. 현재 마인츠에서 뛰고 있는 한국 국가대표 이재성(31)의 팀 동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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