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일본이 필리핀과 정상회담을 열어 중국을 견제하는 안보협력을 강화하기로 손 잡았다.

4일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취임 후 처음으로 필리핀을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전날 마닐라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과 약 1시간 반 동안 정상회담을 갖고, 중국을 겨냥해 안전 보장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필리핀에 총 6억엔(약 54억원) 상당의 연안 감시 레이더 5기를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가 올해 신설한 ‘정부 안전보장 능력강화 지원(OSA)’을 처음으로 적용한 사례다. OSA는 비군사 분야로 한정한 기존 공적 개발 원조(ODA)와 달리 방위장비 지원에 초점을 맞춘 제도다.

이어 양국 정상은 일본 자위대와 필리핀군의 상호 파병을 용이하게 하는 ‘상호접근 협정(RAA·일본명 원활화 협정)’ 체결을 위한 교섭을 시작하기로 했다. 필리핀에서 외국 부대가 활동하려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RAA가 있으면 신속하게 병력을 파견할 수 있다.

일본은 앞서 호주·영국과 RAA를 체결했으며, 동남아시아에서는 필리핀이 처음이다. 일본 외무성 간부는 요미우리신문에 “이번 정상 외교를 통해 필리핀과 관계가 ‘준동맹국 수준’으로 격상됐다”고 전했다.

양국은 각각 동맹 관계인 미국을 포함한 3국의 협력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기시다 총리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동·남중국해 상황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했다”며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는 용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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