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세계 최고의 클럽이라 불리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양대 산맥’,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모든 선수들이 가고 싶은 꿈의 팀이다. 선수뿐만이 아니다. 모든 감독들이 가고 싶은 꿈의 팀이기도 하다. 그런데 레알 마드리드에서 3번 제안한 것을 모두 거부했고, 바르셀로나에서 1번 제안한 것을 거부한 감독이 있다. 이 무모한 감독은 바로, 아르센 벵거 전 아스널 감독이다.

벵거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가 아스널의 전설적 감독이다. 1996년부터 2018년까지 22년 동안 아스널 지휘봉을 잡은 아스널 역대 최장수 감독. EPL 우승 3회, FA컵 우승 7회를 일궈냈다. 특히 2003-04시즌에는 26승12무를 기록, EPL 최초의 무패 우승을 신화를 탄싱시켰다.

벵거가 떠난 후 아스널은 지금까지 EPL 우승을 못했다. 벵거 감독을 향한 존경심, 그리움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커지고 있다.

벵거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공세를 받았을 시기는, 2006년 즈음이었다. 이때 아스널은 중요한 일을 하고 있었다. 구단의 미래를 위한 핵심 프로젝트였다. 신구장이다. 신축 구장 개장이다. 기존의 하이브리 스타디움을 뒤로한 채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의 새로운 역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신축 구장으로 인해 부채가 늘어났다. 이를 메우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선수들을 팔아야 했다. 이런 고통의 과정이 일어나고 있을 때, 라리가의 명가들이 영입을 제안했다.

벵거 감독은 응하지 않았다. 아스널을 사랑하는 마음, 팀이 힘들어할 때 더욱 강해졌다. 벵거 감독은 신축 구장 프로젝트를 반드시 마무리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가 있었다. 명가를 지휘하고 싶다는 의지보다 더욱 강한 의지였다. 벵거 감독과 아스널은 한 몸이었다. 때문에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로 가지 못한 것에 후회 따위는 없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3번, 바르셀로나에서 1번 제의가 왔다. 나는 신축 구장을 짓는 프로젝트에 참여를 했다. 자금이 필요했고, 부채가 쌓였다. 우리는 모든 것을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아무에게도 도움을 받지 않았다. 아스널은 가장 바씬 선수들을 팔았고, 싼 선수들과 계약했다. 내가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에 가지 않은 이유는, 그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유럽 최고의 팀들을 거절했다. 지금 나는, 그 거절이 매우 자랑스럽다. 나는 아스널에 대한 헌신과 충성심으로 프로젝트를 완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나는 눈앞의 영광을 추구하지 않았고, 더 깊은 것을 추구했다. 이것이 내 성격이고, 내가 원하는 것을 했다.”

[최용재의 매일밤 12시]는 깊은 밤, 잠 못 이루는 축구 팬들을 위해 준비한 잔잔한 칼럼입니다. 머리 아프고, 복잡하고, 진지한 내용은 없습니다. 가볍거나, 웃기거나, 감동적이거나, 때로는 정말 아무 의미 없는 잡담까지, 자기 전 편안하게 시간 때울 수 있는 축구 이야기입니다. 매일밤 12시에 찾아갑니다.

[아르센 벵거 전 아스널 감독.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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