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마법을 부릴 수 있을까.
이강철 감독이 지휘하는 KT 위즈는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5차전서 3-2 승리를 가져오며 2021년 이후 통산 두 번째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KT는 선발로 나선 웨스 벤자민이 5이닝 5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고 이어 올라온 필승조 손동현-박영현-김재윤이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타선에서는 대타 김민혁이 2타점 2루타로 힘을 더했다.
KT는 1, 2차전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에릭 페디와 신민혁의 호투에 가로막혔다. 그러나 3차전 고영표, 4차전 윌리엄 쿠에바스의 호투에 이어 5차전서 극적인 한 점차 승리를 가져오며 웃었다.
역대 5전 3선승제 기준, 플레이오프에서 1, 2차전을 내주고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온 사례는 이번이 세 번째다. 1996년 현대 유니콘스가 쌍방울 레이더스, 2009년 SK 와이번스가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달성한 바 있다. KT가 14년 만에 또 한 번의 기적 같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KT는 웃지 못했다. 상위권에서 순위 싸움을 펼칠 것이라 예상했던 모두의 예상은 빗나갔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 속에 하위권에서 허덕였다. 6월 2일 기준 KT의 성적은 16승 2무 30패로 승패 마진 -14였다. 그때만 하더라도 KT의 시즌이 쉽지 않을 거라 모두가 예상했다.
그러나 KT는 마법을 부렸다. 주축 선수들이 하나 둘 돌아오며 힘을 낸 KT는 전반기를 37승 41패 2무로 마쳤다. 이어 후반기 42승 21패 1무로 마치며 시즌 79승 62패 3무. 승패 마진 +17을 기록하며 2위로 시즌을 마쳤다. 최하위서 2위라니, 모두가 놀랐다.
돌아온 쿠에바스가 KBO 선발 최초 무패 승률왕에 오르며 맹활약했고, 웨스 벤자민도 다승 2위에 오르며 선발진을 지켰다. ‘고퀄스’ 고영표는 변함없는 활약을 보여줬고, 손동현-박영현-김재윤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는 리그 최강으로 자리 잡았다.
강백호가 부상과 부진으로 주춤했지만 박병호-김상수-황재균 등이 중심을 잡았고 문상철과 김민혁이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며 KT 타선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정규 시즌에 마법을 부리던 KT는 플레이오프에서도 기적의 리버스 스윕 시리즈를 만들며 또 한 번 웃었다.
이제 그들의 목표는 2021년 이후 2년 만의 정상 탈환. 상대는 LG 트윈스. LG는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29년 만에 정상에 도전하는 LG는 그 어느 때보다 우승을 향한 마음이 가득하다.
KT로서는 NC와 매 경기 치열한 승부를 펼치며 5차전까지 치르고 오느라 체력적인 부분에서는 다소 밀릴 수 있으나, 기세와 분위기는 좋다.
이강철 감독은 5차전 종료 후 “꼴찌에서 여기까지 올라왔다. 2패를 당하면서 이대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3차전만 잘 이겨준다면 4, 5차전에서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 찬스를 고영표가 잘 이어줬고, 쿠에바스, 벤자민 등이 선발 야구를 해주면서 한국시리즈에 올라갈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KT는 한국시리즈에서도 마법을 부릴 수 있을까.
오는 7일 잠실구장에서 한국시리즈 1차전을 가진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