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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훈 시대전환 대표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아시아투데이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이병화 기자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는 지난 3일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을 ‘과거와 미래의 대결’로 정의했다.

21대 국회의 미니정당인 시대전환을 소개할 때마다 조 대표가 했던 “좌도 우도 아닌 앞으로”라는 설명을 떠올리게 하는 답변이다. 시대전환은 3040세대, 전문직 등이 나서 만든 정당으로 2020년 창당됐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으로 국회에 입성했지만, 내년 총선엔 국민의힘 소속으로 서울 마포갑에 도전하고자 한다.

조 대표가 말한 과거란 1987년 6월 민주항쟁을 통해 출현한 ’87체제’를 일컫는다. 21대 국회에서 조 대표는 왕왕 언성을 높였는데, 주로 87체제의 주역이었던 ‘운동권’ 출신 민주당 의원들을 상대했다. 조 대표는 과거에 묶여있기엔 대한민국이 재도약과 쇠퇴의 기로에 서 있다고 본다.

스스로 세운 시대전환과 국민의힘의 합당을 추진한 것도 이 때문이다. 양당 정치의 단점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내년 총선에서 제3당의 공간은 없다고 봤다. 제3당에 공간을 내어줄 정도로 대한민국이 여유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시대전환은 오는 7일 전국대표당원회의를, 국민의힘은 오는 9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시대전환과 흡수합당 결의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지난 9월21일 합당을 발표한지 두 달가량 걸렸다. 완전한 흡수합당은 이달 말 마무리될 예정이다.

조 대표가 합류할 국민의힘은 최근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메스’에 대대적인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친윤그룹, 중진, 지도부의 불출마 선언이나 수도권 험지 도전이란 ‘핵폭탄’도 던져졌다. 조 대표는 인 위원장과 통화에서 “혁신위는 기초적인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요즘 혁신위의 행보는 조금은 부담스럽고, 앞서 가는 것 같아 걱정도 된다고 했다.

다음은 조 대표와 일문일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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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훈 시대전환 대표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아시아투데이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이병화 기자

-이제 지역 활동을 시작했는데, 마포 분들을 만나보니 어떠한가?
“굉장히 반갑게 맞아주신다. 오늘 오전에도 용광동이라는 주민 잔치를 하고왔는데 마포에 잘 왔다고 하시고 사람도 소개시켜주시고 그런다. 특히 젊은 분들이 TV에서 봤다며 ‘아빠가 제일 좋아하는 정치인이야’라고 말씀하셨다. 참 감사하다.”

-내년 총선을 보수층에서는 대한민국 명운이 달린 승부라고 한다. 내년 총선을 무엇과 무엇의 대결로 보는가?
“내년 선거는 미래와 과거의 대결이다. 아직도 우리 대한민국이 과거에 묶여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더 얘기하면 1987년에 묶여 있어야 하는지가 걸렸다. 이제는 2030년, 2040년, 2050년을 준비하는 정치를 시작해야 한다.”

-운동권 선배들의 정계은퇴를 여러 번 언급했는데 결국 지역구는 마포갑을 선택했다. 운동권 최고의 스타 출신인 윤건영 의원이나 이인영 의원 지역구에 도전해보려는 고민은 하지 않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시대전환으로 홀로 출마했다면 좋은 제안이었을 것이다. 국민의힘과 선거를 치르기로 하면서 현역 의원과 지역 당협위원장이 없는 곳을 찾았다. 마포갑은 노웅래 의원과 그 아버지인 노신환 전 의원이 구청장까지 40년을 맡았던 곳이다. 고인물은 썪는다. 아버지와 아들이 도합 10선을 하는 게 맞는가, 새로운 인물들이 도전하는게 맞는가. 당연히 후자가 맞다고 본다.”

-정치의 세습에 대해서 굉장히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엄청나게 부정적으로 본다.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근 국회에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찾아왔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윤 대통령의 악수를 거절하거나 ‘그만두시라’고 말하는 일도 벌어졌다.
“국회는 국회의원 300명이 모여있는 곳인데 그 순간만큼은 ‘대통령의 시간’으로 만들어버렸더라.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격을 모독했다. 세계은행에 있으며 꽤 많은 나라의 정부와 일했다. 누구를 만나든 최고의 예의를 갖췄다. 그 나라를 존중하는 마음에서다. 대통령은 좋건 싫건 우리나라를 이끄는 사람이다. 그에게 무례하게 행동하는 건 윤석열 개인이 아니라 국격을 떨어뜨리는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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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훈 시대전환 대표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아시아투데이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이병화 기자

-시대전환과 합당을 앞둔 국민의힘은 요즘 혁신위원회가 이슈를 주도하고 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최근 나눈 이야기가 혁신위 활동으로 현실화 된 것이 있나?
“인요한 위원장에게 ‘혁신위는 개혁을 위한 기초 과정을 놓은 역할’이라고 말씀드렸다. 앞으로 합당할 구성원 입장에서 보면, 지금 국민의힘은 개혁적 혁신안을 받아들이기에 체력이 약하다. 꽤 큰 암 수술, 절단 수술을 받을 땐 전날 입원해서 온갖 검사를 하지 않느냐. 인 위원장님이 처음 제안하신 건 통합이었고, 첫째날과 둘째날에 ‘기초를 놓는 역할’이라고 말씀하셨다. 내가 드린 제안이다. 하지만 지금은 살짝 구체적인 혁신안들이 나온 게 아닌가, 좀 빠른 듯한 부담감이 있다. 구체적인 혁신안보단 보수정당이 갖고 있는 올드한 프레임, 2030세대가 달아난 이유 등을 고민하고 다음 총선을 준비해야 한다. 혁신위는 공천관리위원회나 비상대책위원회가 아니다. 이 둘 중 하나의 역할로 생각하면 큰일난다.”

-인요한 위원장이 ‘윤핵관의 서울 출마는 어떠한가’라는 화두를 던졌는데.
“국민들에게 혁신은 새로움을 더하기 전 구태를 비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찌보면 혁신의 시작 단계에 당연한 과정이다. 다만 그게 윤핵관인지, 수도권인지, 3선인지까지는 얘기하지 않아도 된다고 본다”

-국민의힘이 최근 수도권을 겨냥한 ‘메가서울’ 이슈를 주도하고 있다. 김포-서울 편입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무조건 해야 한다고 본다. 서울의 확장이 아니라 행정권과 생활권의 일치다. 모든 대도시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일각에서 수도권 팽창이라고 하는데, 수도권은 그대로 있는거다. 민주당이 던진 경기북부 제안보다 훨씬 국민들 살갛에 닿는 얘기를 했다고 본다. 고양시 분들이 ‘경기북도 고양시보다 서울특별시 고양이 훨씬 낫다’고 한다. 그걸 누가 반대할 수 있겠는가.”

-국민 살갛에 와닿는 정책으로는 조 대표가 꾸준히 주장한 ‘외국인 가사도우미’도 있다. 지금 서울시에서 시범 사업 중인데 어떤 면을 더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최저임금이다. 외국인 가사도우미 정책은 최저임금 적용 대상이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해외에선 가사도우미 국제시장 가격이 60만~100만원선에 형성돼있다. 우리가 일부러 2~3배를 더 줄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러면 해외 시장도 망가진다. 우리나라에서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230만원을 준다고 한다. 30대 여성의 평균 소득이 270만원이다. 한 달 벌어 다 갖다 바쳐야 한다.”

-외국인 가사도우미 정책의 아이디어는 경험에서 비롯된 것일까?
“완전한 ‘확신범’이다. 내 두 딸이 그렇게 컸다. 부작용이 하나도 없었다고 할 순 없지만, 그 시간으로 다시 돌아가도 생각할 것도 없이 다시 선택할 것이다. 외국인 가사도우미 시장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열리면, 넉넉한 분들은 지금처럼 한국 분 쓸 것이다. 하지만 젊은 워킹맘들은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쓸 수 있다. 비행기에 비즈니스 클래스와 이코노미 클래스가 같이 있듯 둘 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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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훈 시대전환 대표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아시아투데이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이병화 기자

-대학에서 경제를 공부했고 국제기구인 세계은행에서 일하다 한국 정치에 뛰어들었다. 우리 정치가 기업으로부터 배울 것이 있다면?
“글로벌 스탠다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빨리 국제화, 세계화 된 부분이 기업이다. IMF 이후 바로 세계화됐다. 대학도 많이 따라왔다. 하지만 이 정치는 그야말로 로컬, 아직 세계화도 모르는 상태인 것 같다. 선진국의 정치는 무엇인지 경험해 알고, 그걸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세대가 앞으로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 기업을 보면서도 느낀다.”

-혹시 장관 제안 받는다면 가고 싶은 부처가 있나.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획재정부 아니면 외교부에서 일하고 싶다. 노동개혁도 하고싶다. 하고 싶은게 아주 많다.”

-이제 12월이 되면 ‘김건희 특검’이 시작된다. 지난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김건희 특검을 왜 반대했고, 지금도 같은 생각인가?
“그때 김건희 특검이 시작됐으면 대한민국 정치는 전쟁판이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수사를 몇 년이나 했지만 결론내지 못했던 것 아닌가. 정권 첫 해에 대통령의 부인 특검을 시작하면, 이 정부는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끝날거라고 생각했다. 대통령을 실패시키기 위한 전략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반대했다. ‘실패한 대통령의 대가’는 온 국민이 함께 치르기 때문이다. 진영을 떠나 대통령이 성공하길 바라고 대안을 제시하며 집권 기회를 바라는 것이 맞다. ‘저걸 무너뜨려야지 내가 산다’ 이런 생각은…. 그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계속 얘기했다. 이 정권이 끝나고 검찰이 그때까지도 국민 보시기에 편파적 결론을 낸다면 재수사 하자는거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임기 중이 아니라 끝나고 처벌받지 않으셨나. 국가를 위해 일할 기회를 국민이 주셨다. 우리는 존중해야 한다.”

-정치 15년 만한댔는데 이제 12년 반 정도 남았더라.
“끝이 좋은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신앙인으로서 하나님 앞에서, 그리고 국민들 앞에서 ‘저 정도면 잘 했다’, ‘세비 받을 만 한 정치인이었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싶다.”

-이준석 전 대표와 토론이 무산된 점이 아쉽다.
“저는 충분히 이 전 대표에 대해 애정이 많다. 지금은 합당 과정을 진행 중이라 시간을 낼 수가 없다. 이 전 대표도 국민의힘에 남을지, 신당 창당을 할 지 입장이 정리되면 만나 토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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