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동현-박영현-김재윤 필승조, PO에서만큼은 어느 필승조도 부럽지 않았다. KT 팬들의 자랑이었다.

이강철 감독이 지휘하는 KT 위즈는 지난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3-2 승리를 챙기며 2021년 이후 2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데 성공했다.

1, 2차전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던 KT는 3, 4, 5차전을 내리 가져오는 리버스 스윕 시리즈를 만들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참고로 역대 5전 3선승제 기준, 플레이오프에서 1, 2차전을 내주고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온 사례는 이번이 세 번째다. 1996년 현대 유니콘스가 쌍방울 레이더스, 2009년 SK 와이번스가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1, 2차전을 내준 후 3, 4, 5차전을 연이어 가져오며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바 있다.

 KT 손동현.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KT 손동현.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KT 박영현.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KT 박영현.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KT 김재윤.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KT 김재윤.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KT가 자랑하는 선발이 3, 4, 5차전 힘을 냈다. 3차전 선발 고영표는 6이닝 3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4차전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는 사흘 쉬고 나와 6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 압도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두 선수는 각 경기 데일리 MVP도 가져왔다.

5차전 선발 웨스 벤자민은 5이닝 5피안타 5탈삼진 2실점(1실점)으로 버텼다. 1차전서도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3실점으로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그렇지만 KT가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 데 있어 이 선수들의 역할을 절대 빼놓을 수 없다. KT가 자랑하는 필승조 손동현-박영현-김재윤이다. 세 선수는 1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먼저 손동현을 보자. 손동현은 이번 플레이오프 다섯 경기에 모두 나왔다. 1, 2차전서는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고 3, 4, 5차전서는 팀이 앞서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백미는 5차전. 6회 선발 벤자민이 선두타자 박건우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권희동에게 초구 볼을 던지자 KT 벤치는 곧바로 손동현 카드를 꺼냈다. 이강철 KT 감독은 “정규리그 막판 박영현의 빈자리를 채웠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첫날 경기를 보면서 제일 눈에 들어오더라. 그래서 활용했는데, 고맙게 잘해준 것 같다”라고 말했다.

 KT 손동현.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KT 손동현.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손동현은 이에 대한 믿음에 보답하듯이 권희동은 물론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플레이오프 5경기서 7이닝 무실점 1승 1홀드 호투를 펼친 손동현은 플레이오프 MVP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다녀온 이후 컨디션 난조를 보였던 박영현이지만, 경기에서는 힘 있는 투구로 팀에 힘이 됐다. 4경기 5이닝 무실점 2홀드를 기록했다.

 KT 박영현.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KT 박영현.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경험이 풍부한 김재윤도 3차전과 5차전에 나서 각 1이닝을 가볍게 막으며 2세이브를 챙겼다. 안정감 있는 활약을 보여준 세 선수를 보며 KT 팬들은 어느 팀도 부러워할 필요가 없었다. 리그 불펜 평균자책 1위에 김진성, 함덕주, 유영찬, 백승현, 정우영, 고우석 등 리그 최강 불펜을 자랑하는 한국시리즈 상대 LG를 보면서 늘 부러움을 가질 수 있었지만,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만큼은 이들이 부럽지 않았을 것이다.

최하위서 2위, 플레이오프에서도 ‘패패승승승’. 리버스 스윕 시리즈를 만들며 마법 같은 항해를 이어가고 있는 KT. 체력적으로는 LG에 열세일 수 있지만, 기세를 타고 한국시리즈 무대에 나선다. 오는 7일 오후 6시 30분 잠실구장에서 한국시리즈 1차전을 가진다.

 KT 김재윤.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KT 김재윤.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손동현은 “플레이오프에서 이겼다는 것 자체가 너무 꿈만 같다. 한국시리즈는 들어가봐야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은데 기대된다. LG와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세 필승조는 한국시리즈에서도 빛날 수 있을까.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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