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빅테크 주가가 암울한 4분기 실적 전망으로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경기 둔화 조짐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무력 분쟁 등 지정학적 불안감이 4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로 인해 투심이 위축되면서 주가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 월가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단기에 해소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매그니피센트 7’으로 불리는 엔비디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아마존, 알파벳(구글), 테슬라 등 미 빅테크 기업 7개사의 주가가 최근 1년 새 고점 대비 평균 9% 급락했다.

이 중 높은 주가 상승세를 기록했던 테슬라의 경우 25% 급락하며 낙폭이 가장 컸다. 빅테크 대장주인 애플은 이 기간 9.7% 정도 주가가 빠지면서 시가총액도 3000억달러(약 394조원) 이상 증발했다.

빅테크의 주가 약세는 올해 4분기 불안한 실적 전망에 투심이 흔들린 영향이 컸다. 테슬라의 경우 고금리와 고물가 압력으로 수요 둔화가 짙어지면서 전기차 사업 부진이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글은 핵심 사업인 클라우드 부문 성장성에 대해 우려했고, 메타는 올해 4분기 광고 수요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메타는 이·팔 무력 분쟁 여파로 광고 수요가 타격을 받았다며 이로 인해 내년도 사업 예측이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나스닥 100 지수가 지난주 6.5% 상승하며 1년 만에 최고치 기록을 다시 쓰는 랠리를 펼쳤지만, 대형 7개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빅테크 주가는 미국 국채금리 급등 압박과 전쟁 등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도 비교적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견조한 실적이 뒷받침한 결과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매그니피센트 7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50%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36%)를 웃도는 견조한 실적을 올렸다. 7개 가운데 테슬라만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44% 급감했다. 현재 엔비디아를 제외한 6개사는 3분기 실적 발표를 모두 마친 상태다. 엔비디아는 오는 21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 빅테크 몸값에 대한 적정성 논란이 일면서 월가에서는 추가 하락을 점치고 있다. 인공지능(AI) 등 단기 모멘텀에 따라 움직여온 이들 몸값은 S&P 500 지수 평균 대비 상대적으로 고평가돼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이들 7개 주가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평균 31배에 달한다. 이는 이들 7개사를 제외한 S&P 500 지수 내 493개 종목의 PER보다 2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미라마 캐피털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맥스 바서만은 “국제 정세 격변 등 지정학적 변수가 발생하거나 금리 등 경제 상황이 바뀐다면 이들 7개 기업에 집중된 미 증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