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초 서울 시내 한 주유소의 모습.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국내 휘발유 가격은 한때 리터당 1800원 이상까지 오르기도 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국제유가가 급격한 상승 구간을 지나 다소 진정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앞으로 상승 요인이 만만치 않은 만큼 국내 에너지 공기업이 긴장의 끈을 늦추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5일 국제유가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기준으로 배럴당 80달러 안팎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국제유가는 올해 3분기 들어 급상승한 뒤 하락하는 등 변동성 높은 모습을 보였다. 7월 초 배럴당 70달러 안팎이던 국제유가는 9월 말에는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10월 들어서는 하락 흐름을 이어가 직전거래일인 3일(현지시각)에는 배럴당 80.5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국제유가의 진정세는 길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제유가 수준을 전반적으로 높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여전히 지속 중인 가운데 10월에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발발했다. 세계은행(WB)은 10월30일 내놓은 ‘원자재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전개 양상에 따라 국제유가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존 추세대로 원자재 가격이 움직였다면 국제유가는 내년에 배럴당 81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의 영향에 따른 중동 지역의 긴장 격화와 원유 감산의 정도를 고려 국제유가의 흐름은 배럴당 93~102달러, 109~121달러, 140~157달러 등 세 가지 시나리오로 제시됐다. 인더밋 길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동의 최근 분쟁은 1970년대 이후 원자재 시장에 가장 큰 충격을 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바로 이어진 것”이라며 “중동 분쟁이 확산되면 세계 경제는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이중의 에너지 충격(dual energy shock)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라아비아와 러시아가 실제로 감산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국제유가 상승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싣는 요인이다. 5일 로이터통신,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올해 연말까지 원유 감산 및 공급 감축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러시아는 전쟁 비용 마련, 사우디아라비아는 올해 경제 부진 대응 및 네옴시티와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원유 판매 등을 통한 자금 확보가 급한 상황이다. 랠프 위거트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 중동 및 북아프리카 경제분석 책임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감산은 2025년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10월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90달러 이상 수준으로 올라가면 국내 에너지 공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공사는 국제유가가 올해 2분기 중에 배럴당 70달러 대까지 떨어진 데 따라 올해 3분기에 2년여 만에 분기 영업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는 시차를 두고 가스 가격 등 에너지 원가에 영향을 주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전기요금은 13.2% 증가한 반면 한전의 전력구입 비용은 31.9% 가량 줄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유가의 높은 변동성과 상승 압박 요인들을 고려해 보면 한전은 전기요금 인상 없이는 다시 영업이익 적자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 한국가스공사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가스공사는 회계처리에서 가스 구매 비용에 가스요금이 미치지 못하는 만큼을 미수금으로 잡는데 미수금 규모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은 10월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가스공사 국정감사에서 “현재 가스의 원가 보상률이 78% 수준”이라며 “가스요금 인상을 놓고 정부와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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