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대구캠퍼스 본관 앞 잔디밭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 / 뉴스1

“더워서 한숨도 못 잤다”, “이게 무슨 고문인지”

전국적인 가을 늦더위가 기승을 부린 상황에서 국내 한 대학교 기숙사가 온종일 난방을 틀어대는 통에 학생들이 쪄 죽겠다며 아우성이다. 학교 측은 겨울로 접어드는 11월 타임 스케쥴 상 어쩔 수 없다며 뒷짐 지고 있다. 학생들은 융통성 없는 학교 측의 갑질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5일 온라인 커뮤니티 개드립에 ‘실시간 고통 받는 경북대 기숙사생들’이라는 제보 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에는 경북대 대구 캠퍼스 기숙사생 A씨와 조교(또는 기숙사 동장)로 보이는 B씨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캡처한 사진이 담겼다.

경북대 대구캠퍼스 기숙사생이 조교(또는 기숙사 동장)와 나눈 카톡 내용. / 개드립

이에 따르면 A씨가 “보일러 좀 꺼 달라. 더워 죽을 것 같다”고 사정하자, B씨는 “중앙통제식이라 곤란하다”며 “(보일러를) 줄이면 다음 주에 비 오고 나서 기온 떨어지면 얼어 죽는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 학교 기숙사는 지난주 초부터 보일러를 가동하고 있다.

A씨가 “다음 주에 보일러 틀면 되지 않냐. 아니면 에어컨이라도 좀 틀게 해 달라”고 부탁했는데도 B씨는 “중앙통제식이라 유동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때에 맞지 않는 고온 현상에 힘드신 점 통감하고 있다”며 “조금만 참아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협조를 당부했다.

이에 A씨가 “화요일(7일)부터 기온이 떨어지는데 전날부터 보일러를 작동시키면 안 되느냐”고 볼멘소리를 냈다.

그러자 B씨는 “거대한 난방설비를 돌리는 기숙사는 가정용 난방설비와 달리 유동적으로 가동하기 어렵다”며 “계절에 맞춰 미리 난방 계획을 수립해 그에 맞게 운영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온라인에서는 기숙사생들의 집단 성토가 터져 나왔다. ‘벌레 없이 찜통에서 자기’ vs ‘쾌적한 온도에서 벌레랑 동침하기’를 두고 단체로 현실 밸런스게임(A 아니면 B 중 택일)을 하고 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기숙사 난방 좀 꺼줘’ / 에브리타임
에브리타임

대학생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경북대 게시판에 한 기숙사생은 “벌레가 많이 들어와서 창문을 안 열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이 열었다”며 “벌레는 최대한 막고 싶어서 이렇게 했다”며 인증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창과 방충망 사이의 여러 틈이 화장지로 메워져 있는 모습으로, 벌레와의 전쟁을 위해 악전고투 중인 학생의 고충이 짐작된다.

다른 기숙사생은 “창문 열면 모기랑 깔따구 들어오고 닫으면 쪄 죽고 이게 무슨 고문인가”라며 “무엇을 위한 난방인지 모르겠다. 이 정도면 자원 낭비 아니냐”고 핏대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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