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키움과의 경기. 키움 이정후가 8회말 대타로 등장한 뒤 경기 종료 후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마이데일리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김하성의 성공이 마음의 평화를 줄 것”

미국 ‘CBS 스포츠’는 5일(한국시각) 2023-2024년 FA(자유계약선수) 랭킹 50위를 발표, 곧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을 이정후를 15위로 선정했다.

이정후는 지난 2017년 넥센(現 키움) 히어로즈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 데뷔 첫해 144경기에 출전해 179안타 타율 0.324 OPS 0.812로 활약하며 생애 단 한 번 밖에 품지 못하는 ‘신인왕’ 타이틀을 손에 넣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리고 올해까지 7시즌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는 등 KBO리그 최고의 타자로 거듭났다.

압권의 시즌은 지난해였다. 이정후는 142경기에 출전해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85득점 타율 0.349 OPS 0.996로 불방망이를 휘둘렀고, 데뷔 첫 정규시즌 MVP 타이틀과 함께 타율, 최다안타, 타점, 출루율, 장타율까지 타격 5개 부문에서 최정상에 올랐다. 이정후는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뒤 구단과 상의를 통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까지 선언했다.

일단 이정후는 빠르게 빅리그에 도전할 준비를 마쳤다. 구단의 허락을 받은 것은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도 수차례 역사에 남을 만한 ‘잭팟’ 계약을 이끌어낸 ‘악마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손을 잡았다.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도전 소식은 ‘MLB.com’을 비롯한 미국 현지 복수 언론에서도 조명을 할 만큼 많은 관심을 받았다.

2023년 10월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키움과의 경기. 키움 이정후가 8회말 대타로 등장한 뒤 경기 종료 후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마이데일리2023년 10월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키움과의 경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피트 푸틸라 단장./마이데일리

하지만 올 시즌 활약은 조금 아쉬웠다. 이정후는 시즌 초반 타격폼에 변화를 준 탓에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이정후는 다시 기존의 폼으로 돌아간 뒤 예전의 감을 되찾았으나,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왼쪽 발목 신전지대가 손상되는 부상을 당하면서 수술대에 올랐다. 그래도 이정후는 86경기에 출전해 105안타 6홈런 타율 0.318로 시즌을 마쳤다.

이정후가 부상으로 시즌을 온전히 치르지 못했지만, 그를 향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은 분명 뜨거웠다. 미국 현지 복수 언론을 통해 뉴욕 양키스가 이정후에게 관심이 있다는 소식이 쏟아졌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피트 푸틸라 단장은 이정후가 부상으로 경기에 나오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척스카이돔을 방문해 이정후가 연습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정후에게 관심이 있는 구단으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빠지지 않았다. 이유는 ‘어썸킴’ 김하성이 보여준 활약 덕분. 김하성은 데뷔 첫해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적응에 애를 먹으며 타율 0.202로 부진했다. 하지만 지난해 주전 자리를 꿰차며 11홈런 12도루 타율 0.251 OPS 0.708을 마크,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2023년 10월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키움과의 경기. 키움 이정후가 8회말 1사 대타로 등장해 파울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마이데일리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게티이미지코리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게티이미지코리아

특히 김하성은 올해 152경기에서 140안타 17홈런 38도루 타율 0.260 OPS 0.749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는데, 그동안 KBO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던 야수들이 모두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여오던 중 김하성의 성공은 샌디에이고가 이정후를 바라보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CBS 스포츠’도 이 점을 주목했다.

‘CBS 스포츠’는 이정후를 FA 랭킹 15위로 선정하며 “공을 방망이에 맞추는 이정후의 기술은 이미 메이저리그에 적합하다”며 “이정후는 지난 7월 발목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하면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에게 오디션을 더 보지 못하게 됐다. 하지만 이정후는 플러스급 주자이자 수비수다. 그리고 공을 맞추는 상당한 능력을 보여줬다. CBS 스포츠가 입수한 데이터에 따르면 이정후의 올 시즌 직구 컨택율 97%를 포함한 전체 컨택율은 91%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김하성과 같이 언제든 담장 밖으로 타구를 보낼 수 있는 ‘한 방’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기에 우려는 있지만, 김하성의 최근 활약이 이를 지워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CBS 스포츠’는 “이정후는 강타자는 아니기 때문에 필드와 주로에서 기여할 수 있도록 완전한 회복을 해야 한다. 팀들은 항상 KBO 출신 타자들이 메이저리그 투수들에게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걱정을 한다”면서도 “이정후의 전 동료인 김하성의 최근 성공은 팀들에게 어느 정도 마음의 평화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디 애슬레틱’ 잭 브리튼은 최근 이정후가 4년 5600만 달러(약 734억원) 계약을 맺을 것이라 전망했는데, 김하성의 성공 사례를 본다면 몸값은 더 치솟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 이정후가 과연 얼마나 큰 규모의 계약을 품게 될까. 현재 양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가 이정후에게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CBS 스포츠’는 LA 에인절스를 추가시켰다. 스토브리그가 점점 뜨겁게 달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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