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트넘이 여러 악재 속에 첼시에 발목 잡히며 시즌 첫 패배를 기록했다
▲ 토트넘이 여러 악재 속에 첼시에 발목 잡히며 시즌 첫 패배를 기록했다

▲ 토트넘이 여러 악재 속에 첼시에 발목 잡히며 시즌 첫 패배를 기록했다
▲ 토트넘이 여러 악재 속에 첼시에 발목 잡히며 시즌 첫 패배를 기록했다

▲ 토트넘이 여러 악재 속에 첼시에 발목 잡히며 시즌 첫 패배를 기록했다
▲ 토트넘이 여러 악재 속에 첼시에 발목 잡히며 시즌 첫 패배를 기록했다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토트넘 홋스퍼에 마가 낀 경기였다. 악재가 반복된 끝에 첼시 상대로 무패 행진을 마감했다.

토트넘은 7일(한국시간)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 첼시와 홈경기에서 데얀 쿨루셉스키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수적 열세 속에 1-4로 패했다. 

이날 결과에 따라 토트넘은 개막 후 10경기 연속 이어오던 무패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8승 2무 1패(승점 26)를 기록한 토트넘은 선두 자리를 맨체스터 시티(승점 27)에 내주면서 2위로 내려왔다. 

반대로 적지에서 귀중한 승리를 챙긴 첼시는 4승 3무 4패(승점 15)를 기록해 13위에서 10위로 순위를 가파르게 끌어올렸다. 

손흥민이 다시 한번 토트넘의 최전방을 책임졌다. 9월부터 토트넘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보직을 변경해 뛰고 있는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8골로 득점왕 경쟁에 뛰어들었다. 앙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기세를 계속 살리기 위해 손흥민을 원톱으로 꾸준히 기용하고 있다. 

이날도 손흥민을 최전방에 두고 브레넌 존슨, 제임스 매디슨, 쿨루셉스키를 2선에 배치했다. 3선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이브 비수마와 파페 사르를 뒀고, 포백에는 데스티니 우도기,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판 더 펜, 페드로 포로를 내세웠다. 골문은 굴리엘모 비카리오의 몫이었다. 

원정팀 첼시는 4-2-3-1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니콜라 잭슨, 라힘 스털링, 코너 갤러거, 콜 팔머, 엔소 페르난데스, 모이세스 카이세도, 레비 콜윌, 티아고 실바, 악셀 디사시, 리스 제임스, 로베르트 산체스로 스타팅 라인업을 구성했다. 

분위기는 상당히 달랐다. 토트넘이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어 현재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 8승 2무를 거두며 선두에 올라 있다. 반대로 첼시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을 새롭게 선임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포체티노 감독은 첼시의 라이벌인 토트넘을 프리미어리그 빅6 반열에 올려놓은 인물이다. 2014년 토트넘에 부임하고 젊은 선수들을 적극 기용하면서 성적과 수입에 있어 빅클럽으로 도약을 이끌었다. 토트넘에서 보낸 5년의 시간 동안 우승컵은 들지 못했지만 2014-15시즌 리그컵,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으로 좋은 성과를 냈다. 

이제는 첼시에서 같은 성과를 재현하길 원한다. 포체티노 감독은 같은 연고지 라이벌인 토트넘 출신을 의식하지 않고 “지난 10년, 12년, 15년을 돌아보면 잉글랜드 최고의 팀은 첼시였다”며 지휘봉을 잡은 데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런데 뚜껑을 연 결과 상당히 부진하다. 포체티노 감독은 선수들의 기존 포지션과 조금은 다른 접근을 시도하면서 초반에 애를 먹었다. 그나마 9월 말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과 컵대회를 시작으로 풀럼, 번리를 연달아 잡으며 반등했다. 아스날과 라이벌전도 비기면서 한동안 무패를 달렸다. 

토트넘 원정을 앞두고는 다시 주춤하고 있다. 직전 10라운드에서 브렌트포드에 0-2로 패했다. 그나마 컵대회에서 하부리그의 블랙번 로버스를 잡고 분위기 쇄신에 성공했지만 무패를 달리는 토트넘을 상대로 원정에서 승점을 획득하기에는 열세라는 평가다. 

손흥민은 첼시가 반드시 막아야 할 대상이다. 포체티노 감독도 경기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 모두 손흥민이 어떤 선수인지 잘 알고 있다. 환상적인 선수고 프리미어리그 최고 중 한 명”이라고 제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손흥민을 막는 건 내가 아니다. 우리 센터백이 막아야 한다”라고 웃으며 “우리 상대로는 훌륭한 밤을 보내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포체티노 감독의 발언을 두고 첼시 팬들이 다소 마음이 상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미래에 토트넘 감독을 다시 맡을 의향이 있는지’ 묻는 말에 “안 될 이유 있나”라고 답했다. 그는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과 같다”며 “우리는 오늘을 즐겨야 하고 미래를 너무 생각해선 안 된다. 언젠가 토트넘이 나를 원하면 안 될 이유가 과연 있을까”라고 했다. 

여전히 토트넘을 그리워하는 포체티노 감독의 발언으로 두 팀의 대결이 더욱 큰 관심을 받았다. 이와 함께 손흥민과 포체티노 감독의 대결로 좁혀진 가운데 포문을 연 것도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킥오프 휘슬이 울림과 동시에 첼시 진영으로 침투했고, 사르의 패스를 받아 첫 슈팅을 시도했다.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긴 했지만 손흥민의 위협성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손흥민이 분위기를 주도했지만 첫 골의 주인공은 쿨루셉스키였다. 전반 6분 하프라인 왼쪽에 있던 매디슨이 반대편으로 크게 전환하는 패스로 공격을 시도했다. 이를 받은 쿨루셉스키가 문전까지 침투한 뒤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이 볼이 첼시 수비수 디사시 몸 맞고 굴절되면서 토트넘이 행운의 선제골을 뽑아냈다. 

토트넘이 기세를 이어나갔다. 첼시가 후방에서 패스 미스를 한 걸 틈타 포로가 직접 슈팅으로 골문을 노리기도 했다. 산체스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긴 했지만 토트넘의 공격에 힘이 붙은 초반이었다. 

아찔한 상황도 겪었다. 전반 11분 수비 진영에서 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첼시에 역습을 허용했다. 잭슨이 빠르게 파고들어 문전에서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했고, 비카리오 골키퍼가 긴 팔을 뻗어 차단하는데 성공했다.

안도한 토트넘은 손흥민이 9호골을 터뜨리는 듯 싶었다. 전반 13분 왼쪽에 있던 존슨을 통해 공격을 시도한 토트넘은 문전으로 낮고 빠른 크로스를 연결했다. 손흥민이 첼시 뒷공간을 파고들었고 감각적으로 크로스에 발을 갖다댔다. 첼시 골망을 열면서 손흥민의 3경기 연속골 행진이 이어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부심이 깃발을 올렸다. 오프사이드라는 판정이었다. 비디오 판독(VAR)이 이어졌고 손흥민은 깻잎 한 장 차이로 오프사이드였다. 손흥민은 허탈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토트넘은 달아나지 못하면서 첼시 반격에 애를 먹었다. 첼시는 스피드와 기술이 좋은 스털링을 중심으로 공격했다. 전반 21분 스털링이 토트넘 골망을 흔들었지만 슈팅 직전 팔에 맞은 게 확인됐다. 그래도 스털링의 공세로 흐름이 첼시로 넘어갔다. 

전반 28분 첼시가 또 골을 기대했다. 카이세도가 문전 혼전 상황에서 뒤로 흐른 볼을 잡아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만들었다. 카이세도의 첼시 데뷔골이 터지는 순간이었지만 부심의 깃발이 올라갔다. VAR 결과 카이세도가 슈팅하는 순간 잭슨의 위치가 문제였다. 더구나 카이세도의 슈팅 궤적에 잭슨이 서 있었고, 관여했다는 판단에 득점이 취소됐다. 

그런데 변수는 로메로의 파울이었다. 혼전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로메로가 엔소 페르난데스의 발을 걷어찬 장면이 문제였다.

잭슨의 오프사이드를 확인한 뒤 바로 로메로의 파울에 따른 페널티킥 여부를 따지기 시작했다. 고심하던 VAR 심판진은 주심에게 직접 확인할 것을 요청했다. 곧장 온 필드 리뷰가 진행됐고 화면을 확인한 주심은 로메로에게 다이렉트 퇴장을 선언했다. 토트넘의 주장인 손흥민을 불러 페널티킥의 배경을 설명했다.

토트넘은 좌절했고, 존슨을 빼고 에릭 다이어를 급히 투입했다. 첼시는 콜 팔머가 볼을 들고 페널티킥을 기다렸다. 키커로 나선 팔머는 차분하게 슈팅했다. 토트넘의 비카리오 골키퍼가 방향을 읽고 손을 갖대대긴 했으나 동점골로 이어졌다. 기세가 산 첼시는 전반 36분 잭슨이 스털링의 크로스를 골로 연결해 앞서나가는 듯했으나 또 다시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왔다.

토트넘은 동점골을 내준 것보다 더 큰 악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전반 40분경 매디슨이 상대 진영에서 공격을 시도하다가 발목을 접질렸다. 그라운드에 나뒹굴었던 매디슨은 계속 뛰겠다는 의사를 보였지만 몸상태가 완벽해 보이지 않았다. 

일단 경기가 재개됐고 매디슨보다 판 더 펜이 먼저 허벅지 뒤를 붙잡고 쓰러졌다. 잭슨과 속도 싸움을 하던 가운데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토트넘은 판 더 펜 대신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를 투입했다. 선발로 내세웠던 센터백 조합이 모두 그라운드를 빠져나간 순간이었다. 

여기에 매디슨마저 더는 뛸 수 없었다. 부상 악화를 우려해 에메르송 로얄이 대신 뛰게 됐다. 토트넘은 전반을 1-1로 마치긴 했으나 수적 열세와 함께 판 더 펜과 매디슨의 부재까지 상당히 힘든 후반을 예고했다. 첼시는 전반이 끝나기 전 리스 제임스가 볼 경합 과정에서 팔꿈치를 사용한 것이 적발되기도 했으나 문제 없이 넘어가 나름 안도했다.

하프타임에 바꿀 게 많았다. 특히 정신이 하나도 없을 전반을 보낸 토트넘이 안정감을 찾을 필요가 있었다. 이를 두고 영국 언론 ‘BBC’는 “토트넘은 진정해야 한다. 라커룸에 지금이라도 캐모마일 차를 가져다두고 안정을 찾아야 한다. 그만큼 본 적 없는 전반이었다”고 평했다.

토트넘은 10명이 뛰다보니 포메이션에 변화를 줬다. 첼시는 수적 우세를 가져가기 위해 콜윌 대신 마르크 쿠쿠렐라를 투입하는 교체 카드를 활용했다. 토트넘은 안정감을 되찾지 못했다. 후반에도 첼시 공격을 막는 데 애를 먹다보니 퇴장자가 또 나왔다. 

후반 9분 우도기의 태클이 문제였다. 첼시에 역습을 허용한 상황에서 한 차례 패스를 잘 끊어낸 우도기였지만 스털링과 볼 경합 도중 시도한 태클이 파울로 연결됐다. 전반에 카드 하나가 있었던 우도기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9대11의 상황. 토트넘은 해결책을 찾으려 모색했다. 후반 16분 쿨루셉스키와 사르를 불러들이고 올리버 스킵, 로드리고 벤탄쿠르를 넣으면서 밸런스 구축에 신경썼다. 토트넘은 4-3-1의 극단적인 전술을 시도했다. 그럼에도 뒤로 물러서지 않고 수비 라인을 중앙선까지 올렸다. 볼을 가로채면 한 번의 패스로 손흥민을 활용하겠다는 의도였다. 

이를 아는 첼시는 스피드가 좋은 미하일로 무드리크를 투입해 더욱 공격에 힘을 줬다. 첼시가 달아날 상황이 많았다. 후반에 상당한 기회가 있었지만 토트넘의 비카리오 골키퍼를 넘지 못했다. 비카리오 골키퍼는 눈부신 판단력과 선방으로 라인을 올린 토트넘을 구해냈다. 후반 23분 쿠쿠렐라의 슈팅을 안면으로 막기까지 했다. 

비카리오 덕분에 잘 버티던 토트넘이었지만 결국에는 뚫렸다. 후반 29분 또 다시 뒷공간을 활용한 첼시는 스털링이 오프사이드 트랩을 돌파했고 옆에서 쇄도하던 잭슨에게 정확하게 패스했다. 잭슨은 가볍게 발만 갖다대 역전골을 뽑아냈다. 스털링의 위치를 두고 VAR이 진행됐으나 이번에는 온사이드였다. 

토트넘은 후반 34분 다이어가 영웅이 될 수도 있었다. 프리킥 상황에서 벤탄쿠르 머리 맞고 뒤로 흐른 볼을 다이어가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동점골을 기대케 했다. 하지만 다이어의 위치가 또 다시 오프사이드로 확인되면서 1-2 스코어가 그대로 유지됐다.

전반부터 워낙 많은 상황이 있었던 터라 토트넘은 교체 카드를 모두 소진했다. 뒤집힌 스코어 상황에서도 반전을 도모할 카드가 없었다. 앞서나가기 시작한 첼시는 말로 구스토, 레슬리 무고추쿠 등을 추가하며 변화를 줬다. 토트넘은 결국 만회골을 위해 라인을 계속 올렸고, 비카리오 골키퍼에게 후방을 맡기는 도박을 줬다. 

이 과정에서 비카리오 골키퍼가 후반 추가시간 충격을 받아 한동안 그라운드에 누워있어 걱정을 안기기도 했다. 다행히 비카리오 골키퍼가 일어났고 남은 시간 9분의 추가시간이 주어졌다. 토트넘은 맹공을 펼쳤다.

손흥민이 마지막 힘을 짜냈다. 추가 시간 직접 볼을 몰고 첼시 수비틈을 홀로 파고들었던 손흥민은 회심의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슈팅에 힘이 실리고 코스가 좋았지만 골키퍼 선방에 가로막혔다. 손흥민이 기회를 놓친 가운데 첼시가 곧장 역습에 나섰고 잭슨이 올라온 토트넘 수비 뒷공간을 계속 허물면서 팀의 3, 4번째 골을 넣었다.

잭슨의 해트트릭을 통해 점수차를 크게 벌린 첼시는 지키는데 무게를 뒀고 결국 4-1 스코어로 양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토트넘은 시즌 첫 패배의 아쉬움을 삼켰고, 첼시는 적지에서 런던 라이벌을 잡아내며 10위로 순위를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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