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째 경기 만에 당한 첫 패배, 그런데 1패 이상의 손해다.

토트넘 홋스퍼는 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의 2023-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런던 더비’ 홈 경기에서 1-4 역전 패배했다.

토트넘은 정상 전력으로 붙었던 전반 중반까지 첼시를 압도했다. 클루세프스키의 선제골 이후 손흥민의 추가골이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취소됐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

 토트넘은 로메로의 퇴장 이후 잇따른 대형 악재에 휘청거렸다. 사진(런던 영국)=AFPBBNews=News1
토트넘은 로메로의 퇴장 이후 잇따른 대형 악재에 휘청거렸다. 사진(런던 영국)=AFPBBNews=News1

더불어 경기 내내 강력한 압박, 중원 장악, 그리고 원활한 공격 전개 등 세 박자가 맞는 모습을 보였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큰 문제 없이 11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갈 듯했다.

그러나 전반 33분을 기준으로 흐름이 달라졌다. 카이세도의 중거리 슈팅 이전 상황에서 로메로가 엔조에게 거친 파울을 저질렀다. 카이세도의 골은 오프사이드로 취소됐으나 로메로의 파울은 VAR 끝에 퇴장으로 결정됐고 페널티킥까지 내주고 말았다.

파머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1-1 동점이 된 상황. 토트넘 벤치는 급히 존슨을 불러들이고 다이어를 투입, 수비 구멍을 채웠다. 대신 이전에 보여줬던 압박과 빌드업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로메로의 퇴장 후 토트넘에 악재가 이어졌다. 전반 44분 반더벤이 오른쪽 햄스트링에 통증을 느껴 쓰러졌다. 여기에 매디슨마저 발목 부상으로 이탈했다.

공수 핵심 전력이 모두 그라운드에서 이탈한 토트넘이었다. 전반 중반 이후 쏟아진 악재는 결국 대역전패의 시작을 알렸다.

토트넘은 다이어와 함께 에메르송, 호이비에르를 투입하며 급히 수비를 강화했다. 그러나 후반 55분 우도기마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더 이상 보완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토트넘 에이스 손흥민의 어깨가 너무도 무거워졌다. 사진(런던 영국)=AFPBBNews=News1
토트넘 에이스 손흥민의 어깨가 너무도 무거워졌다. 사진(런던 영국)=AFPBBNews=News1

그럼에도 수비 라인을 끌어올린 토트넘이다. 오프사이드 트랩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고 마치 노이어에 빙의한 듯 뒷공간을 든든히 막아준 비카리오가 있었기에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체력 문제가 발생한 경기 후반부에는 첼시의 의도적인 뒷공간 침투에 수비진이 무너졌다. 이로 인해 토트넘은 대량 실점할 수밖에 없었다.

토트넘은 10경기 무패 행진이 11번째 경기에서 마감됐다. 시즌 첫 패배, 그러나 잃은 게 너무도 많다. 일단 다음 울버햄튼전에선 로메로와 우도기가 출전할 수 없다.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한 반더벤마저 위태로운 상황. 매디슨의 컨디션 체크도 중요하다.

지금껏 언급한 4명의 선수는 모두 공격과 수비의 핵심 전력이다. 토트넘이 올 시즌 ‘엔제볼’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었던 핵심 요소이기도 하다. 그들이 없다면 최고의 득점 감각을 뽐내고 있는 손흥민 역시 힘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앙 수비 라인의 붕괴는 대단히 큰 문제다. 다이어가 첼시전에서 고군분투했으나 여전히 느린 발로 인해 뒷공간을 수차례 허용한 것도 사실이다. 황희찬을 필두로 한 울버햄튼의 공세를 제대로 막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토트넘의 올 시즌은 환상적이지만 그만큼 로스터가 다른 팀에 비해 층 자체가 얇다는 약점도 있었다. 어쩌면 시한폭탄처럼 여겨진 이 문제가 단 1경기 만에 터져 버린 상황이다. 앞으로의 대처가 토트넘의 미래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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