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오지환. ⓒ 뉴시스 LG 오지환. ⓒ 뉴시스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꿈꾸는 ‘캡틴’ 오지환(33·LG 트윈스)의 의욕은 불타오른다.

오지환은 6일 잠실야구장에서 개최된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 염경엽 감독, 투수 임찬규와 나란히 참석했다.

“(정규리그 우승 후)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말한 오지환은 “정말 철저하게 한국시리즈를 대비했다. 나를 비롯해 모든 선수들이 자신감 넘친다. 팬들이 원하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꼭 이루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LG는 1990·1994년 통합우승을 달성한 뒤 한 번도 정상에 등극하지 못했다. 2002년 이후로는 한국시리즈 무대에도 오르지 못해 많은 팬들로 하여금 가슴을 치게 했다. ‘서울 라이벌’ 두산 베어스가 한국시리즈 ‘단골팀’이 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속은 더 쓰라렸다.

모든 아쉬움을 털어낼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LG는 올 시즌 절정의 투타 조화 속에 6월말 단독 1위로 올라선 뒤 한 번도 밑으로 내려오지 않고, 정규리그 우승(86승2무56패)을 차지했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LG의 올 시즌 전력과 분위기라면 한국시리즈 우승은 아주 가깝게 다가와 있다.

통계가 보여주는 확률도 LG를 설레게 한다.

KBO리그가 단일리그로 진행된 1989년 이후 정규리그 1위팀(양대 리그로 열린 1999~2000년 제외)이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것은 32번 중 27번으로 우승 확률이 85%에 가깝다. 2010년 이후에는 2015년(두산 베어스), 2018년(SK 와이번스)에만 두 차례 업셋 우승이 있었다. 그만큼 1위팀의 한국시리즈 우승 가능성은 매우 높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의욕이 정말 불타오른다. 염경엽 감독은 6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한국시리즈 준비 과정에서 선수들이 얼마나 우승을 원하고 있는지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캡틴 오지환은 “선수들 모두 ‘자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시즌 시작할 때부터 그런 마음이었는데 지금은 더 뜨겁다”며 LG의 분위기를 전했다.

LG 오지환. ⓒ 뉴시스 LG 오지환. ⓒ 뉴시스

오지환은 우승과 함께 한국시리즈 고가(당시 가격 약 8000만원)의 시계가 걸려있는 최우수선수(MVP) 수상 욕심도 드러냈다. 고(故)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은 생전에 “한국시리즈 MVP에게 롤렉스 시계를 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LG는 1994년 이후 단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고, 시계는 26년째 LG 야구단 금고에 보관돼 있다.

오지환은 “모두가 MVP를 받고 싶어 한다. 나도 내가 (잘해서)받았으면 좋겠다”며 “내 권한으로 누군가에게 줄 수 있다면 (그래도)나에게 주고 싶다”며 웃었다. 임찬규는 “나도 시계를 갖고 싶지만 (오)지환이 형이 갖고 싶다고 하니 내가 받으면 지환이 형에게 주겠다”고 했다. 이를 들은 오지환은 “우승하면 내가 임찬규에게 시계를 사주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고, 본인도 맹활약을 펼치며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는 솔직한 욕심이다.

경기고 졸업 후 2009년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한 오지환도 어느덧 프로 15년차다. 데뷔 초기 다듬어지지 않았던 자신을 믿고 키워준 LG는 야구인생을 넘어 생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팀이다. 지난해 호타준족의 상징인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오지환은 LG 구단 최초의 다년계약 주인공으로 네 번째 영구결번(김용수-이병규-박용택)도 꿈꾼다. 긴 세월 팀을 한 번도 바꾸지 않은 ‘원클럽맨’으로 현역 중 소속팀 LG의 한을 가장 잘 느끼고 있는 선수다.

불타오르는 오지환이 ‘유광 점퍼’를 입은 홈팬들 앞에서 LG를 우승으로 이끄는 주인공이 돼 롤렉스 시계의 주인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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