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업 때문에 아버지 연주회 불참을 통보한 남성이 도가 넘은 가족들 비난에 충격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남성 (참고 사진) / aomas-shutterstock.com

누리꾼 A씨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제가 그렇게 잘못한 건가요? 아내 아이디 빌려 글 씁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여기엔 아버지 연주회 불참을 통보한 A씨에게 가족들이 보인 도를 넘은 반응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며칠을 곱씹어 보다 제가 정말 나쁜 자식인가 싶어서 정말 모든 게 제 잘못이라면 반성할 마음으로 써봅니다.

저희 아버지는 은퇴 후 취미로 클래식 악기를 배우십니다. 배우신 지 꽤 되셔서 작년부터는 아마추어 공연도 하세요. 그래서 작년에는 온 가족이 모두 공연을 봤었습니다. 올해도 공연을 하신다는 걸 공연 2주 전쯤 알게 됐어요.

그런데 제가 예약제로 운영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특성상 주말 예약은 1~2개월 전부터 꽉 차기 때문에 이미 예약이 잡혀있는 상태였고 하필 공연도 주말이더라고요. 시간이 맞으면 당연히 갔겠지만, 마지막 예약이 끝나고 출발하면 이미 공연이 끝나있을 시간이라 이번 공연은 못 갈 것 같다고 말씀을 드렸어요.

물론 아버지 입장에서는 서운하셨을 수 있습니다. 마음이 쓰여 공연 전날 전화를 드렸습니다. 대화 형식으로 적어볼게요.

저 : 공연 잘하고 오세요~

부 : 진짜 안 오니?

저 : 예약이 있어서 못 간다니까요…

부 : 그까짓 돈 좀 못 벌면 어떻다고. 그래 됐다!

이렇게 찝찝한 짧은 통화가 끝났고 마음이 불편했어요. 그리곤 아버지께 문자가 한 통 왔습니다. ‘자식도 아니다’ ‘사람 XX도 아니다’ 등 온갖 기분 나쁜 감정을 쏟아낸 내용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이런 비슷한 상황으로 트라우마가 쌓였었습니다. 순간 심장이 벌렁거리고 과도한 스트레스가 몰려왔습니다. 40살을 바라보는 나이에 제가 이런 말을 들을 정도로 잘못을 했나 싶더라고요.

저도 화가 나 아버지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버지께 ‘대체 왜 이런 말들을 하시냐. 제가 일부러 안 가는 게 아니지 않냐’고 하니 그때부터는 주체가 안 되는지 입에 담지 못할 욕설들과 함께 소리를 지르시네요.

그렇게 상처만 남은 통화가 끝났고 다른 가족들 반응도 자식의 도리인데 그것 좀 못 오냐며 나무랍니다. 너무 힘들고 속상합니다. 정말 제가 이번 일로 자식의 도리를 못 한 건가요?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버지 본인은 취미지만 글쓴이는 생계가 달린 건데 너무 하시네요” “저도 클래식을 취미로 하는 사람입니다. 자존심도 금방 상하시고 사회적 체면을 중시하시는 어르신들이 많더라고요. 간식 사서 연습 때 한 번 찾아가 단원들에게 돌리시는 건 어떨까요?”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이 나이가 든다고 사리와 상식에 밝아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흐려지는 경우도 많다. 아무리 역지사지를 얘기해도 안 바뀔 사람은 도무지 바뀌지 않는다. 부디 타산지석으로 삼고 그 굴레에서 벗어나길 기원해 본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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