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인.
▲ 이강인.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확실한 주전으로 발돋움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변수는 남아 있다.

PSG(파리생제르맹)는 8일 새벽 5시(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AC 밀란과 격돌한다.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4차전이다.

이강인에게 관심이 쏠린다. 지난 AC 밀란과 1차전에서 이강인은 챔피언스리그 데뷔골을 터트렸다. 이후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기세를 탔다.

그러나 AC 밀란과 2차전을 앞두고 진행한 팀 훈련에 참여하지 않았다. 프랑스 매체 ‘르퀴프’는 7일 “이강인이 PSG 훈련을 하지 않았다. 뛰지 않은 채 먼 거리에서 훈련하는 모습을 바라만 봤다. AC 밀란전에선 벤치에서 나올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레퀴프 외에도 여러 프랑스 매체들이 이강인의 몸 상태에 의문을 달았다. 벤치 출전을 높게 예상하는 이유다.

훈련 불참의 정확한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몸 상태에 이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이강인은 올 시즌 초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장기간 한국 대표팀에 차출되기도 했다.

특별한 부상이 아니더라도 몸 관리 차원에서 이강인의 출전 시간을 조절해 줄 수도 있다. 이강인은 프랑스 리그앙 경기에선 출전한 5경기 모두 선발로 나섰다. 반면 챔피언스리그에선 모두 교체 출전했다. 불과 3일 전 몽펠리에와 경기서 선발로 뛰었다. 4일 만에 치르는 AC 밀란전은 이강인에게 과부하가 올 수 있다.

▲ 이강인의 최근 활약상은 뜨거웠다.
▲ 이강인의 최근 활약상은 뜨거웠다.

몽펠리에와 경기에서도 60분을 갓 넘게 뛴 후 교체됐다. 골을 넣었고, 1-0으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교체였다. 그만큼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세심하게 이강인의 출전 시간을 조절해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강인이 선발로 나오지 못한다면 비티냐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비티냐는 이강인과 주전 경쟁을 펼치고 있는 미드필더. 지난 몽펠리에와 경기에서 이강인 교체 선수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후 득점까지 터트리며 엔리케 PSG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프랑스 매체들은 이강인의 벤치행을 유력하게 본다. 다만 다른 유럽 매체들은 이강인의 선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고 있다. 그만큼 최근 이강인의 경기력이 너무 좋았다.

비티냐에겐 기회다. 최근 이강인의 활약이 워낙 뛰어나 주전 경쟁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였다.

이강인은 PSG의 새로운 해결사였다. 지난 여름 PSG 합류 후 빠르게 실력 발휘를 했다. 중원에서 실수를 보이지 않았다. 완벽한 패스와 경기 조율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여기에 득점, 도움까지 올리며 킬리안 음바페 이상 가는 존재감을 보였다.

최근 3경기에서 2골 1도움으로 펄펄 날았다. 모두 공격 포인트를 챙기며 PSG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다.

이 기간 PSG는 9득점 2실점으로 공수에서 상대를 찍어 눌렀다. 이강인의 공이 적지 않다. PSG는 이강인이 이번 시즌 출전한 경기에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이강인의 그라운드 내 존재감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가장 최근 열린 4일 새벽 5시 프랑스 파리 파르그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랑스 리그앙 11라운드 홈경기에선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보였다. 이강인은 47번 패스해 모두 성공했다. 단 하나의 실수도 없었다. 패스 성공률이 무려 100%였다.

▲ PSG에 완벽히 녹아들었다.
▲ PSG에 완벽히 녹아들었다.

PSG 이적 후 처음으로 프랑스 리그앙에서 골까지 터트렸다. 이강인은 이날 PSG의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포지션 경쟁자인 우스만 뎀벨레와 함께 나섰다. 킬리안 은바페, 랑달 콜로 무아니와 함께 팀 공격에 포진됐다.

전반 10분. 이강인의 왼발이 번뜩였다. 왼쪽 측면에서 아치라프 하키미가 낮은 크로스를 올렸다.

공은 킬리안 음바페를 향했다. 음바페는 공을 재치 있게 그냥 흘려 보냈다. 뒤쪽에 있던 이강인을 정확히 본 것이다. 이강인은 공을 왼발로 한 번 터치했다. 이후 침착하게 왼발 강슛을 때렸다. 공은 왼쪽 골문 상단 구석에 정확히 꽂혔다. 몽펠리에 골키퍼가 반응했지만 슛이 워낙 강하고 정확했다.

PSG가 1-0으로 리드를 잡는 순간이었다. 이전까지 PSG는 몽펠리에에게 고전했다. 객관적인 전력이 약한 몽펠리에에게 혼쭐이 났다. 몽펠리에는 PSG와 정면 승부를 피했다. 롱패스를 통해 PSG 수비를 흔들었는데 이게 먹혀들었다.

자칫 어렵게 흘러갈 뻔한 경기가 이강인의 선제골로 쉽게 풀렸다. 이후 PSG가 분위기를 압도했다. 뒤지고 있는 몽펠리에는 이전처럼 극단적인 축구를 할 수 없었다.

PSG는 전반까지 몽펠리에보다 두 배 많은 패스를 했다. 볼 점유율은 70%나 됐다. 후반엔 워렌 자이르 에머리, 비타냐가 추가 골을 연달아 넣었다. PSG의 3-0 완승.

▲ 중원에서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됐다.
▲ 중원에서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됐다.

승점 24점이 된 PSG는 리그 1위로 올라섰다. 1경기 덜 치른 OGC 니스(승점 22점)를 제쳤다.

이강인은 후반 15분 교체됐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이강인의 체력을 안배했다. 4일 후 있을 AC 밀란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도 이강인을 쓰기 위해서다.

이날 이강인은 60분 조금 넘게 뛰었지만 임펙트는 엄청났다. 프랑스 매체들은 하나 같이 호평하고 나섰다.

프랑스 매체 ‘르 파리지앵’은 “이강인의 골 덕분에 PSG가 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시즌 초반 부진을 씻고 깜짝 활약을 펼쳤다”며 “이강인은 PSG 중원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엄청난 에너지로 팀 공격을 이끈다. 특히 지난 세 경기에서 모두 결정적인 활약으로 팀 승리를 책임졌다. 몽펠리에와 경기에선 100% 패스 성공률을 보였다. 한 번의 패스 실수도 없었다. 필드 위에서 유일한 패스 마스터였다”고 밝혔다.

평점은 7.5점을 줬다. 양 팀 선수 중 가장 높은 점수였다. 킬리안 음바페(5점)보다도 많았다. ‘르 파리지앵’은 “이강인이 축구하는 걸 보면 너무 쉽게 느껴진다. 이강인이 선발로 나선 경기에서 PSG는 계속해서 승점을 따고 있다. 왼발로 만든 그의 리그앙 데뷔 골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대단히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중원과 측면을 오가며 정확한 패스를 뿌렸다. 약점이 없다. 모든 플레이가 훌륭했다”고 극찬했다.

또 다른 프랑스 매체 ‘풋 메르카토’는 이날 경기의 MOM(맨 오브 더 매치)로 이강인을 꼽았다. 평점은 8점을 줬다. “또 다시 PSG를 놀라게 했다. 경기 내내 그라운드를 지배했다. 100%의 패스 성공률이 이강인의 활약상을 잘 보여준다. 볼 배급을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고르게 뿌렸다”고 평가했다.

한편 AC 밀란은 이강인에게 좋은 기억이 있는 팀이다.

이강인은 AC밀란전에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교체 출전했다. 엔리케 감독은 뎀벨레를 불러들이고 그 자리에 이강인을 투입했다.

뎀벨레가 폭발력 있는 스피드를 바탕으로 하는 직선적인 윙어라면 이강인은 볼을 다루는 기술이 뛰어나고 시야가 넓어 동료들과 연계 플레이를 즐긴다.

AC밀란과 경기에선 두 선수가 갖고 있는 다른 플레이스타일이 확연히 드러났다. 이강인은 들어가자마자 중원에서 오른쪽을 맡고 있는 자이레 에메리, 그리고 오른쪽 풀백 하키미와 연계 플레이로 기회를 만들었다. 이강인이 공을 잡고 AC밀란 왼쪽 수비수 테오 에르난데스를 끌어내는 사이 하키미와 자이레 에메리가 공간을 침투해 기회를 만드는 장면이 여러 차례 만들어졌다.

▲ 이강인은 성장을 거듭했다.
▲ 이강인은 성장을 거듭했다.

득점 장면엔 이강인의 장점이 고스란히 담겼다. 중원에서 공을 잡은 이강인은 측면으로 뛰어들어가는 에메리에게 공을 건넨 뒤 중앙으로 침투했다. 에메리가 빠른 스피드로 오른쪽 측면을 허문 뒤 페널티박스 안으로 공을 투입했다. 곤칼로 하무스가 흘린 공을 잡은 이강인은 상대 수비수 테오 에르난데스가 자리잡기 전에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이강인의 왼발을 떠난 공은 골대 반대편 구석에 꽂혔다.

경기가 끝나고 PSG 팬들의 이강인의 이날 활약을 조명했다. “뎀벨레보다 이강인이 낫다”고 입을 모았다. 영국 스포츠키다가 이와 같은 여론을 보도했을 정도.

프랑스 매체 ‘RMC 스포츠’는 “이강인은 AC밀란전에서 팀 세 번째 골이자 자신의 PSG 데뷔골을 넣으며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며 “이강인은 대담했고 역동적이었다. 뎀벨레 대신 들어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드리블은 정확했고 위협적이었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스트라스부르와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했을 때도 흥미로운 모습을 보였던 이강인은 뎀벨레와 치열하게 (주전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고 알렸다.

이강인은 직전 10라운드 브레스트전에선 리그앙 데뷔 첫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전반 28분 후방에서 공을 잡고 역습을 전개한 이강인은 한 박자 빠른 왼발 아웃프런트 킥으로 전방으로 뛰는 음바페에게 정확한 침투 패스를 전달했다. 이를 음바페가 마무리하며 2-0을 만들었다.

후반 29분 비티냐와 교체될 때까지 이강인은 74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슈팅 2개, 유효 슈팅 2개, 드리블 성공 2회, 패스 성공률 93%, 키 패스 1회를 기록했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7.63의 준수한 평점을 줬다.

그 이전인 지난달 26일 AC 밀란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선 PSG 데뷔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당시 3-0을 만드는 날카로운 슈팅을 선보였다.

정규 시간 종료 1분 전, 데뷔골이 나왔다. PSG 홈 팬들은 이강인을 격하게 응원했다. 이강인은 PSG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개인기로 AC 밀란 수비를 벗겨냈고 재빠르게 연계 플레이로 이어갔다. 허리에서 지원을 나온 선수들과 패스를 주고 받으며 본인의 장점을 여과 없이 발휘했다.

이강인의 이날 득점은 PSG 유니폼을 입은 이후 5경기 만에 골이었다. 프리시즌 햄스트링 부상과 시즌 초반 또 부상이 재발해 힘겨운 시간이 있었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 득점은 이강인의 몸 상태가 완벽에 가깝게 올라온 걸 증명한 장면이었다.

경기가 끝난 후 이강인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마법 같은 파리의 밤이었다. 더 많은 것을 이루기 위해 함께 가겠다. 파리 파이팅”이라며 기뻐했다. 여기에 몽펠리에전 득점까지. 최근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다.

리그앙 사무국은 지난 3일 이강인을 2023-24시즌 리그1 10라운드 베스트 11에 포함했다. 이강인의 실력을 인정한 것이다. 리그앙 사무국은 4-3-3 포메이션에 이강인과 함께 테지 사바니에(몽펠리에), 워렌 자이르에메리(PSG)를 미드필더 명단에 올렸다. 음바페도 왼쪽 측면 공격수로 함께 선정됐다. 이강인이 올 시즌 정규리그 라운드 베스트 11에 뽑힌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프랑스 매체 ‘풋메르카토’는 “이강인이 뎀벨레를 위협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이강인에게 19분이면 충분했다. 뎀벨레보다 훨씬 깨끗하고 결단력 있는 공격을 보였다. 이강인은 효율적으로 파리 생제르맹 공격을 이끌었다. 설령 엔리케 감독이 뎀벨레를 신뢰하더라도 이강인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활용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강인이 챔피언스리그에서 득점포를 터트리면서 박지성, 손흥민, 황희찬에 이어 한국인 챔피언스리그 무대 4번째 득점자에 이름 올렸다. 유럽축구통계업체 ‘옵타’도 해당 기록을 조명해 눈길을 끌었다. 박지성은 2005년 AC밀란전에서 PSV 아인트호번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 첫 골을, 손흥민은 2014년 레버쿠젠에서 벤피카를 상대로 첫 번째 골망을 흔들었다. 황희찬은 2019년 잘츠부르크 시절 헹크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해 각각 챔피언스리그 1호골을 신고했다.

▲ 대표팀을 오가는 만만치 않은 일정을 소화했다.
▲ 대표팀을 오가는 만만치 않은 일정을 소화했다.

엔리케 감독도 거들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강인은 작지만 어디서든 뛸 수 있는 선수다. 기량과 성격, 신체능력 모두 완벽에 가깝다. PSG는 지난 여름 아주 훌륭한 선수를 영입했다”고 치켜세웠다.

시즌 초반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주전 경쟁에 빨간불이 켜졌던 이강인이었다. 프랑스 현지 매체들도 이강인의 기량에 의문점을 달았다. 하지만 이제는 확고한 주전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엔리케 감독이 이강인을 좋아한다. 엔리케 감독은 스페인 출신이다. 스페인어에 능통하고, 라리가에서 오랜 시간 뛰며 스페인 축구를 잘 아는 이강인과 합이 잘 맞는다. 최근 이강인의 활약까지 더해지며 선발 필승 카드로 기회를 주고 있다.

이강인이 본격적으로 활약을 시작한 건 10월 29일 브레스투아전부터다. 이날 경기서 이강인은 74분 뛰었다. 브레스투아를 상대하면서 슈팅 2개, 유효 슈팅 2개, 드리블 성공 2회, 패스 성공률 93%, 키 패스 1회를 기록했다. 평점도 7점대로 준수한 평점을 받았다.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교체로도 도드라졌던 경기력을 이날에도 보였던 셈이다. 이강인은 AC 밀란전에서 단 19분을 뛰며 볼터치 21회, 패스 성공률 93%(15회 중 14회 성공), 롱 패스 성공, 태클 성공, 볼 경합 성공 3회를 기록했다. 당시 프랑스 매체 ‘풋메르카토’는 “이강인이 뎀벨레를 위협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이강인에게 19분이면 충분했다. 뎀벨레보다 훨씬 깨끗하고 결단력 있는 공격을 보였다. 이강인은 효율적으로 파리 생제르맹 공격을 이끌었다. 설령 엔리케 감독이 뎀벨레를 신뢰하더라도 이강인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활용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고 칭찬했다.

엔리케 감독의 이강인 신뢰는 흔들리지 않았다. AC 밀란과 챔피언스리그 2차전에서 선발로 나오지 못하더라도 대세엔 지장이 없다. 부상 변수만 아니라면 향후 PSG의 주축으로 활약할 날이 많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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