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 아부 마르주크 하마스 부대표

BBC
무사 아부 마르주크 부대표는 하마스 내 무장 조직은 “정치 지도부와 상의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마스의 고위급 인사가 하마스는 이스라엘에서 민간인을 살해한 적 없다면서, 징집병만 목표로 삼았다고 지난 4일(현지시간) 주장했다.

무사 아부 마르주크 하마스 부대표는 이날 BBC와의 인터뷰에서 하마스는 “여성, 어린이, 민간인은 공격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주장했다.

하마스 대원들이 비무장 상태의 성인 및 아동에 총격을 가한 장면을 담은 여러 영상 증거와 극명히 대조되는 주장이다.

이스라엘 측은 지난달 7일 발생한 하마스의 공격으로 1400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대부분이 민간인이었다고 밝혔다.

영국에선 대테러 규제법에 따라 자산 동결 대상 명단에 이름을 올린 마르주크 부대표는 BBC 아랍어 뉴스의 인터뷰에 응했는데, 지난 7일 벌어진 공격 이후 BBC와 대화한 하마스의 가장 최고위급 인사다.

BBC는 가자 지구에서의 전쟁, 구체적으론 그곳에 억류된 인질 수십 명에 대해 물으며 마르주크 부대표를 압박했다.

이에 마르주크 부대표는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를 폭격하는 이상 이들을 풀어줄 수 없다고 답했다. “인질들을 풀어줄 것”이지만 “그러나 이 싸움을 멈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마스가 장악한 가자 지구의 보건부는 지난달 이스라엘이 공습을 시작한 이후 1만여 명이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마스는 영국,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테러 조직으로 지정된 상태다.

한편 최근 마르주크 부대표는 7일 공격 당시 납치된 러시아-이스라엘 이중국적자 8명에 대해 논의하고자 러시아를 방문했다.

마르주크 부대표는 가자 지구 내 하마스 대원들이 “러시아 출신 여성 인질 2명을 찾았으나”, 현재 분쟁 상황으로 인해 이들을 풀어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싸움을 멈춰 우리가 이들을 적십자사에 넘겨줄 수 있는” 현실적인 상황이 돼야만 인질들을 풀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BBC는 지난 7일 공격과 관련해 계속 질문을 이어 나갔다. 마르주크 부대표는 하마스의 군사 조직인 ‘알카삼 여단’의 모하메드 엘-데이프 사령관이 당시 부하들에게 민간인은 죽이지 말라고 명령했다고 주장했다.

“엘-데이프 사령관이 대원들에게 ‘여성은 죽이지 말라, 아이, 노인 또한 죽이지 말라’고 분명히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겨냥한 대상”은 예비군이었으며, “징집병 … 혹은 군인들”만 살해됐다고 주장했다. 여성, 어린이, 민간인은 “예외”였다는 설명이다.

이에 BBC는 하마스 대원들의 헬멧에 부착됐던 카메라에 녹화됐던, 비무장 상태의 민간인들이 차 혹은 집에서 사살되는 영상을 보여주며 반박했다.

인터뷰 내내 다듬어지고 절제된 태도로 약간 짜증 내는 듯했던 마르주크 부대표는 해당 질문엔 직접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한편 하마스 정치 지도층 또한 이러한 공격 계획에 대해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는 하마스의 무장 세력이 “정치 지도부와 상의할 필요는 없다. 그럴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현재 카타르에 거주하는 하마스 지도층은 종종 가자 지구에서 활동하는 무장 조직과 자신들 간 거리를 두는 뉘앙스를 풍기곤 한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하마스의 정치 지도층과 군사 조직을 분리할 필요가 없다고 보는 입장이다. 영국은 지난 2021년 “하마스를 여러 부분으로 분리하는 건 억지이다. 하마스는 복잡하지만 단일한 테러 조직”이라면서 하마스 정치 지도부를 테러 조직으로 규정했다.

아울러 마르주크 부대표는 미국 재무부가 특별히 지정한 글로벌 테러리스트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하마스의 여러 활동을 조정하고 자금을 조달한 혐의로 여러 차례 기소된 바 있다.

인질극

한편 이번 인터뷰 하루 전인 지난 3일,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납치한 인질 240명 중 일부를 구출하고, 구호물자를 들여보내고자 가자 지구에서 “인도주의적 일시 정지”를 요청한 미 정부의 요청을 거절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모든 인질을 석방한 후에야 일시적 휴전에 합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인질극과 관련해 마르주크 부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다른 파벌”이 억류하고 있기에 이러한 “손님들”이 대부분 어디 있는지도 모르며, 그 명단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가자 지구에는 하마스와 긴밀히 협력하면서도 겉으로는 독립적인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PIJ)’ 등 여러 단체가 존재한다.

한편 마르주크 부대표는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휴전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며, 가자 지구가 폭격받는 동안 다른 우선순위가 있다고 언급했다.

마르주크 부대표는 이스라엘과의 이번 갈등 전개 상황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여겨지는 인물로, 인질 협상에서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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