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이강철 감독./잠실=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KT 위즈 문상철./잠실=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잠실 김건호 기자] ”문상철(KT 위즈)의 장타가 나와서 이길 수 있었다.”

KT 위즈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 팀은 지금까지 총 39회 중 29회 우승을 차지했다. KT가 74.4%의 확률을 가져갔다.

KT는 정규 시즌부터 마법 같은 한 시즌을 보냈다.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인한 전력 약화로 6월 초 최하위까지 추락했지만, 회복 후 돌아오며 다시 정상 궤도에 올랐다. 결국 후반기 탄력을 받으며 2위로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따냈다.

플레이오프 시작은 좋지 않았다. 홈에서 열린 1, 2차전에 윌리엄 쿠에바스와 웨스 벤자민 카드를 꺼냈지만, 모두 패배했다.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창원행 버스에 탔다. 하지만 창원에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3차전과 4차전에서 점점 타격감이 살아났다. 시리즈 전적 2승 2패로 맞춘 뒤 수원으로 돌아왔다. 5일 열린 5차전에서 NC에 2점을 먼저 내줬지만, 역전에 성공하며 리버스 스윕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KT 위즈 김상수./잠실=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날 경기 KT는 1회초 선취점을 뽑았다. 선두타자 김상수가 안타를 치고 나갔다. 이어 도루를 시도했고 포수 박동원의 송구 실책까지 겹치며 3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황재균의 유격수 땅볼로 점수를 뽑으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1회말 1사 1, 3루 위기에서 오스틴 딘의 땅볼 타구를 2루수 박경수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송구 실책까지 나오며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오지환의 안타와 문보경의 희생플라이로 LG에 리드를 내줬다.

이후 KT는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2회초 무사 1, 2루 상황에서 문상철이 번트를 시도했다. 하지만 타구가 포수 바로 앞에 떨어졌다. 박동원이 3루에 송구해 장성우를 잡았다. 오지환은 곧바로 1루에 던져 더블플레이를 완성했다. 그사이 2루 베이스를 밟은 배정대가 무리하게 3루 진루를 시도했다. 당황하지 않은 신민재는 3루수 문보경에게 공을 던졌다. 문보경이 배정대를 태그해 삼중살을 완성했다.

이번 삼중살을 제외하고 한국시리즈에서 삼중살이 나온 경우는 단 한 번뿐이다. 2004시즌 한국시리즈 현대 유니콘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맞대결에서 1회초 양준혁의 타석에서 나왔다. 이후 19년 만에 역대 두 번째 삼중살이 나왔다.

삼중살이 나오자 LG 오지환이 기뻐하고 있다./잠실=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KT는 4회초 동점을 만들었다. 황재균과 앤서니 알포드가 볼넷으로 출루했다. 박병호가 삼진으로 물러난 뒤 장성우가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황재균이 홈으로 들어왔다. 알포드는 3루까지 이동했다. 그 상황에서 LG의 수비가 흔들렸다. 오지환의 홈 송구가 옆으로 벗어났고 그 공을 잡은 켈리도 홈에 정확하게 송구하지 못했다. 알포드가 그 틈에 홈으로 질주했지만, 무리였다. 박동원이 옆으로 빠진 공을 잡아 홈으로 커버들어온 오스틴에게 송구해 태그 아웃으로 잡았다.

7회초 또다시 주루사가 나왔다. 1사 후 장성우가 안타를 때렸다. 배정대는 바뀐 투수 이정용을 상대로 볼넷으로 출루했다. 1, 2루 상황에서 문상철은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어 박경수의 타석에 대타 김민혁이 나왔다. 김민혁은 우전 안타를 터뜨렸다. 2루 주자 장성우는 3루를 돌아 홈까지 질주했다. 하지만 홍창기가 홈보살에 성공했다.

홈에서 아웃당하는 KT 알포드./잠실=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LG 박동원이 KT 장성우를 태그하고 있다./잠실=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두 차례 주루사로 역전 기회를 놓친 KT는 마지막에 웃었다. 9회초 2사 후 배정대가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 이어 문상철이 타석에 나왔다. 문상철은 고우석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때려 좌측 담장을 맞히는 타구를 날렸다. 배정대는 전력 질주해 득점했다. 경기를 뒤집은 KT는 9회말 마운드에 박영현을 올렸고 삼자범퇴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오늘 경기는 초반에 승기를 가져와서 여유 있는 경기 될 수 있었는데 1~2개 미스플레이 나왔다. 고영표가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주며 너무 좋은 투구를 해줬다. 손동현 2이닝을 잘 막아줘 마지막까지 할 수 있는 시간 줬다”며 “4회 2아웃에 볼카운트 3-2에서 영리한 볼 배합으로 위기를 넘기면서 끝까지 갈 수 있었다. 문상철의 장타가 나와서 이길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KT 위즈 문상철./잠실=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문상철의 역전 적시 2루타에 기뻐하는 KT 선수단./잠실=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강철 감독은 대타 김민혁 카드를 ’삼중살’을 기록한 문상철이 아닌 박경수 타석에서 사용했다. 이강철 감독은 ”(김)민혁이를 먼저 쓰려고 했는데 뒤 타선이 안 좋아서 (문)상철이를 쓰고 민혁이를 쓰려고 했다. 상철이를 남겨 놓은 것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문상철의 번트는 벤치의 지시가 아닌 본인 판단이었다. 삼중살로 분위기가 완전히 LG 쪽으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 다행히 고영표의 호투가 이어지며 버틸 수 있었다.

이강철 감독은 “누가 번트 사인을 내겠나. 본인이 역으로 번트하려고 한 듯하다. 고영표가 잘 던져서 LG에 승기를 안 넘겨줬다”며 ”1점 차 승부가 아니라서 치게 했다. (문)상철이한테도 공격적으로 치라고 주문했는데 의외로 본인이 번트를 스스로 했다. 이겨서 충격 안 받을 것 같다. 번트 대서 당황했다. 정말 영표가 잘해준 것 같다. 삼중살이 나왔기 때문에 컸는데 정말 잘 막아줬다”고 말했다.

번트를 시도하는 문상철./잠실=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KT는 7회부터 불펜진을 가동했다. 플레이오프부터 좋은 활약을 보여준 손동현이 가장 먼저 올라와 2이닝을 책임졌다. 그리고 9회에는 3년 연속 30세이브를 달성한 김재윤이 아닌 ‘홀드왕’ 박영현이 등판했다.

이강철 감독은 “처음부터 구상했다. 타순에 맞게 쓰려고 했다. ‘누가 마무리다’라는 것 없이 가려고 했다”며 “투수들에게도 이야기했다. 연장까지 생각 안 할 수 없었다. (김)재윤이를 뒤에 남겨 놨다”고 전했다.

KT 위즈 박영현./잠실=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9회 2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는 문상철이 나왔다. 문상철은 첫 타석에서 삼중살을 기록한 뒤 두 타석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다. 대타 카드가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은 고우석에게 강한 문상철을 믿었고 그 믿음이 통했다.

이강철 감독은 ”(문)상철이가 고우석 상대로 3타수 3안타다. (배)정대만 나가면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볼카운트 2B2S에서 좋은 타격했다”고 했다.

이로써 KT는 플레이오프 3차전부터 한국시리즈 1차전까지 4연승을 질주하게 됐다. 2차전 선발은 ’승률왕’ 쿠에바스가 나선다. 이강철 감독은 ”쿠에바스는 좋을 것이다. 고영표는 초반 위기 잘 극복했다”며 “쿠에바스도 여러 가지 이야기해 왔으니 잘할 것이다. 기대가 된다”고 했다.

이어 포수 장성우의 활약에 대해 ”포수는 장성우만 쓰고 있지 않나. 뺄 수가 없다. 공격은 공격 수비는 수비, 볼 배합도 정말 잘해주고 있다. 정말 그 선수에게는 할 말이 없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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