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고우석이 공을 뿌리고 있다./잠실=송일섭 기자andlyu@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29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LG 트윈스의 중요했던 첫 판에서 마무리 투수 고우석(25)이 무너져 충격을 안았다.

LG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KT 위즈와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1차전에서 2-3으로 패했다.

이로써 LG는 우승 확률 74.4%(39회 중 29회, 1982시즌 무승부 제외)를 잃었다.

1회 양 팀이 모두 수비 집중력이 떨어지며 점수를 주고 받았다. LG는 1회초 1실점 후 1회말 1사 1, 3루 기회를 잡았고, 박경수의 실책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문보경의 희생플라이 타점으로 경기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2회초엔 역대 포스트시즌 두 번째 ‘삼중살’을 유도해내며 기세를 올렸다. 4회초 장성우에게 적시타를 맞아 동점을 허용했지만 역전까지 내주지는 못했다.

2-2로 팽팽하게 흘러가던 승부는 불펜 싸움에서 졌다. 무엇보다 LG 최고 마무리 고우석이 무너진 것이 너무나 뼈아팠다.

9회초 마운드에 오른 고우석은 첫 타자 박병호를 유격수 땅볼, 장성우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빠르게 2아웃을 잡았다.

그런데 배정대의 타석에서 9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볼넷을 내주면서 위기감이 감지됐다.

이어진 문상철의 타석에서 2스트라이크를 먼저 잡으며 우위에 섰다. 그러나 이후 2구 연속 볼을 던졌다. 5구째 직구는 파울. 6구 승부까지 갔다. 여기서 던진 133km 커브볼이 가운데로 몰리면서 펜스를 직격하는 2루타를 허용했다. 1루주자 배정대가 홈으로 들어오는데는 문제가 없었다.

LG 트윈스 고우석이 9회초 문상철에게 적시타를 허용한 뒤 아쉬워 하고 있다./잠실=송일섭 기자andlyu@mydaily.co.kr

고우석은 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다. 하지만 올 시즌은 부진했다. 지난 3일 열린 WBC에 출전했을 당시 담 증세와 어깨부상으로 정규시즌을 늦게 출발했다. 이로 인해 시즌 초반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뜨거운 눈물을 쏟고 돌아왔다. 이제는 한결 나아진 모습을 보이나 했는데 또 다시 담 증세가 왔다. 결국 시즌 막판에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그대로 시즌을 마감했다.

고우석의 올 시즌 최종 성적은 44경기 3승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이다. 팀에서 가장 많은 패배인 8패에 블론세이브는 2차례가 있다. 정규리그 1위 팀의 마무리투수로서는 아쉬운 성적표일 수 밖에 없다.

LG는 한국시리즈가 열리기 전까지 합숙 훈련 및 휴식을 취했다. 자체 청백전 및 연습경기도 총 6차례 있었다.

고우석은 지난 1일 상무와 연습경기 9회에 등판했는데 마무리짓지 못하고 투구를 중단했다. 허리 통증을 느꼈다.

염경엽 감독을 비롯해 선수단, 코칭스태프, LG 팬들의 가슴이 철렁했을 순간이다.

무리하지 않은 채 마운드에서 내려온 고우석은 이튿날 병원 검진을 받았다. MRI 검사 결과 허리 단순 근육통이었다. 큰 부상이 아니라 천만 다행이었다.

한국시리즈 출장도 문제가 없었다. 염경엽 감독은 6일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전날(5일) 불펜 피칭을 16구 정도 했다. 피칭 후 몸 상태에 관해 트레이닝 파트 및 투수 코치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모두 문제가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 정상적으로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마무리 투수로 나가는 데 있어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다행히 부상을 털고 오른 한국시리즈 첫 판이었는데, 고우석은 아쉽게 무너지고 말았다. 초겨울 쌀쌀한 날씨 속에서 발판 차림의 열정을 보여줬지만 문상철의 한 방에 고개를 숙였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고우석에 대해 “몸 상태는 좋은데 문상철이 실투를 잘 쳤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직구 구위가 나쁘지 않은데 변화구를 던져 실투가 나온 건 아쉽다”고 덧붙였다.

시즌 중반 고우석과 염경엽 감독이 의견 충돌이 있었던 바 있다. 염경엽 감독은 고우석이 승부해야 할 때 변화구 비율을 줄이고 자신의 주무기인 강속구를 더 활용하길 바랐다. 하지만 고우석은 직구를 던지다가도 승부를 걸어야 할 시점에 변화구를 던지다 난타를 당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도 이때가 떠오른 순간이었다.

그래도 염경엽 감독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염 감독은 “괜찮을 것 같다. 부상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클로저로서 다음 경기 잘 해줄것이라 믿는다”고 여전한 신뢰를 보냈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잠실=송일섭 기자andlyu@mydaily.co.krLG 트윈스 선수들이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패한 뒤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잠실=송일섭 기자andlyu@mydaily.co.kr

많이 본 뉴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