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눈을 의심케 하는 광경이 포착됐다.

천연기념물인 수달이 도심 하천에 서식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경기 시흥시 생태 하천인 장현천에서 발견된 천연기념물 수달 / 연합뉴스-시흥시 제공

경기 시흥시 도심을 가로지르는 생태 하천 장현천(長峴川)에 수달 세 마리가 살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8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앞서 지난 9월 중순쯤 시흥시는 특별한 제보를 받았다. 시민 여럿이 “장현천 일대에서 산책하다 수달 세 마리가 함께 있는 것을 봤다”고 알린 것이다.

한 시민은 한밤중 하천 상류 지역에 나타난 수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고, 이 영상을 시청 등에 보냈다.

지난 9월 중순 시흥 장현천에서 포착된 수달. 시민이 직접 촬영해 제보한 영상 / 유튜브 ‘시흥타임즈 TV’

유튜브 채널 ‘시흥타임즈 TV’에 올라온 당시 영상을 보면 수달은 물속에서 수영을 즐기는 듯 요리조리 움직이고 있다. 얼핏 물고기를 잡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야행성인 수달은 대개 낮에는 물에서 나오지 않다가 밤에 밖으로 나오곤 하지만, 위협을 감지하면 물속에 숨는 습성을 지녔다. 사람 왕래가 잦은 산책로 주변임에도 수달이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는 건 그만큼 환경에 잘 적응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천연기념물 제330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된 수달 / Delpixel-Shutterstock.com

수달 서식이 확인되자, 시흥시는 반가움을 표했다.

수달은 천연기념물 제330호이자 환경부가 지정한 1급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국제 환경 단체인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위기에 놓인 동·식물 목록인 적색목록에 ‘준위협종(NT)’으로 분류할 만큼 세계적으로 귀하게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물에서 먹이를 얻는 수달은 수질 등 환경이 좋은 곳에서만 서식하는 까닭에 수달이 여기에 터를 잡았다는 건 그만큼 하천을 깨끗하게 관리했다는 인정을 받은(?) 셈이기도 하다.

주로 수질이 좋은 물에 서식하는 수달 / Laura Hedien-Shutterstock.com

시흥시는 장현천에서 처음 수달이 목격된 만큼, 앞으로 수달 서식지 보호 활동에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이들을 지킬 계획이다.

지난 7일에는 명예환경감시원 50여 명과 함께 장현천 일부 구간(1.4㎞)을 따라 이동하면서 환경 정화 활동도 했다.

시흥시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장현천의 수질이 개선되고 도심 속 자연생태가 살아나면서 수달이 출현한 것으로 보인다”며 뜻깊은 소감을 밝혔다.

이어 “산책 중에 수달을 발견하면 접근이나 접촉을 자제해 달라”며 “혹시 다친 수달을 발견하면 문화재청이나 시흥시로 신고해달라”라고 당부했다.

한편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야생생물법)에 따르면 수달 등 1급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포획하거나 죽이는 등 훼손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만일 상습적으로 이런 행동을 일삼으면 최대 징역 7년 형을 받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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