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주./마이데일리나승엽./마이데일리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 노시환과 문현빈./KBO

[마이데일리 = 대구 박승환 기자]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서 대표팀에서 ‘에이스’ 역할을 맡았던 문동주가 오랜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투구를 뽐냈다. 게다가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대표팀 훈련에 합류해 있는 나승엽과 문현빈이 ‘무력시위’를 펼쳤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은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상무 피닉스와 평가전에서 10-3으로 승리했다.

이번 APBC 대표팀은 지난 6일 라이온즈파크에 모여 대회를 앞두고 훈련 및 평가전 일정을 소화 중이다. 대표팀은 8일과 11일 두 차례 평가전을 진행한 뒤 14일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 도쿄로 출국해 본격 대회 일정을 소화한다. 아직 대표팀 엔트리는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다. 현재 한국시리즈(KS)에 진출한 LG 트윈스와 KT 위즈 선수들의 합류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 이에 KBO는 예비 명단에 포함된 선수 7명까지 불러 대회를 준비, 오는 14일 엔트리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AG)을 준비했던 과정과 마찬가지로 류중일 감독은 박치왕 상무 감독에게 양해를 구한 뒤 선발 투수로 곽빈, 불펜 투수로는 오원석과 김태경, 최준용, 야수 쪽에서는 나승엽과 박승규, 한태양, 김동헌을 상무 쪽에서 출전시켜 평가전을 진행했다. 이날 대표팀은 ‘경기 감각’에 초점을 맞추고 첫 평가전을 시작했다.

▲ 선발 라인업

APBC 대표팀 : 김혜성(2루수)-최지훈(중견수)-김도영(3루수)-노시환(1루수)-윤동희(우익수)-문현빈(3루수)-김휘집(유격수)-손성빈(포수)-김성윤(좌익수), 선발 투수 문동주.

상무 피닉스 – 나승엽(1루수)-박승규(좌익수)-한태양(유격수)-조세진(중견수)-정민규(지명타자)-권동진(3루수)-이주형(우익수)-이해승(2루수)-김동헌(포수), 선발 투수 곽빈.

2023년 9월 2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과 상무의 연습 경기가 열렸다. 대표팀 문동주가 3이닝 무실점 투구를 하고 있다./문동주2023년 9월 2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과 상무의 연습 경기가 열렸다. 대표팀 곽빈이 역투하고 있다./곽빈

# 韓 대표팀 원·투 펀치의 첫 등판

이날 대표팀 쪽에서는 문동주, 상무 쪽에서는 곽빈이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들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상무와 평가전에서 나란히 선발 등판했던 투수들. 당시에는 고척스카이돔에서 경기가 진행됐고, 한창 시즌을 치러왔던 과정이었던 만큼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볼을 뿌리며 탄탄한 투구를 뽐냈다. 그러나 이날은 날씨가 쌀쌀했던 탓에 150km 이상의 강속구를 보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오랜만의 등판에서 감각을 조율했다.

먼저 등판에 나선 것은 문동주. 지난 10월 7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 대만과 경기 이후 무려 한 달 만의 등판. 시작부터 일격을 당했다. 문동주는 1회 선두타자 나승엽을 상대로 이날 가장 빠른 150km의 빠른 볼을 뿌렸는데, 이 공에 나승엽이 방망이를 힘차게 내밀었고,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하지만 문동주는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문동주는 무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승규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생산, 후속타자 한태양과 조세진에게 각각 139km-140km 변화구를 던져 연속 삼진을 솎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2회는 깔끔했다. 문동주는 정민규를 상대로 119km 커브로 삼진을 뽑아내더니 후속타자 권동진까지 삼진 처리하며 네 타자 연속 삼진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어나오는 이주형까지 1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삼자범퇴를 마크했다.

3회 투수도 군더더기가 없었다. 문동주는 선두타자 이해승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스타트, 김동헌과 나승엽으로 이어지는 대표팀 선수들 모두 좌익수 뜬공으로 묶어내며 3이닝 동안 1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4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이날 투구를 마쳤다. 최고 구속은 150km.

상무 쪽에서 선발로 나선 곽빈도 문동주와 시작은 비슷했다. 곽빈은 선두타자 김혜성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경기를 출발한 뒤 후속타자 최지훈에게 147km 직구를 공략당해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맞으며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김도영과 맞대결에서 146km 직구로 첫 삼진을 뽑아내더니, 노시환을 중견수 뜬공으로 묶어내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2회 투구는 아슬아슬했다. 곽빈은 갑작스럽게 제구에 난조를 겪떠니 윤동희와 김휘집, 김성윤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문현빈을 145km 직구 삼진, 손성빈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만루에서는 김혜성을 1루수 땅볼로 묶어내 이닝을 마쳤다.

추가 실점은 3회에 발생했다. 곽빈은 첫 타석에서 홈런을 허용한 최지훈에게 안타를 맞으면서 이닌을 시작했다. 이후 김도영을 2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내 한숨을 돌리는 듯했으나, 노시환에게 우중간 방면에 1타점 2루타를 내주면서 2실점째를 기록했다. 그래도 곽빈은 윤동희를 포수 파울플라이, 문현빈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이날 임무를 마쳤다. 이날 곽빈은 3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3볼넷 2탈삼진 2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예비멤버 나승엽./KBO2023년 9월 2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과 상무의 연습 경기가 열렸다. 상무 나승엽이 타격하고 있다./마이데일리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예비멤버 문현빈./KBO

# 윤동희와 같은 시나리오 탄생? 예비 멤버들의 뜨거운 타격감

지난 10월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늦게 엔트리에 합류한 선수는 윤동희였다. 류중일 감독은 상무와 평가전을 치를 때 대표팀은 베스트 라인업으로 구성, 상무 쪽에는 백업 멤버에 가까운 선수들을 배치했다. 그런데 당시 경기에서 윤동희가 뜨거운 타격감을 선보였고, 류중일 감독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B조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윤동희를 선발로 내세웠다. 그 결과 윤동희는 대회 내내 좋은 타격을 선보이며 대표팀의 금메달 수확에 큰 힘을 보탰다.

이번 평가전도 마찬가지. 류중일 감독은 대표팀에는 주전에 가까운 선수들로 구성, 상무 쪽에는 한국시리즈 일정으로 인해 LG와 KT에서 선수들이 합류하지 못할 것을 대비해 예비 엔트리에 포함돼 있던 선수와 백업으로 예상되는 선수들을 배치했는데, 이들 중 최근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돌아온 나승엽이 뜨거운 타격감을 뽐냈다. 많은 안타를 생산한 것은 아니지만, 눈도장을 찍을 만한 활약을 펼친 것은 분명했다.

나승엽은 1회 첫 번째 타석에서 대표팀 ‘에이스’ 문동주와 맞대결을 가졌는데, 침착하게 승부를 펼쳐나간 끝에 150km 직구에 힘차게 방망이를 내밀어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이날 첫 번째 타점과 득점을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문동주를 상대로 가장 강력한 주무기인 직구를 힘으로 이겨냈다는 점이 의미가 있었다.

현재 류중일 감독은 3번 타자와 지명타자, 1루수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타격감을 뽐냈던 강백호가 부상으로 이탈한 영향이 컸다. 한국시리즈 일정이 빨리 종료된 후 문보경이 대표팀에 승선하는 것이 베스트 시나리오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골머리를 앓을 상황. 류중일 감독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김도영을 3루수, 노시환을 1루수로 기용할 뜻을 전했지만,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린 나승엽의 이름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날 나승엽은 홈런을 포함해 3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 1볼넷으로 ‘멀티출루’ 경기를 펼치며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문현빈도 분명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지명타자의 고민 속에 첫 평가전에서 지명, 6번의 역할을 부여받았다. 문현빈은 첫 번째 타석에서 곽빈에게 삼진, 두 번째 타석에서는 중견수 뜬공, 세 번째 타석에서는 최준용을 상대로 중견수 뜬공으로 묶이며 허덕였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 한 방을 터뜨리면서 대표팀 승리의 선봉장에 섰다.

문현빈은 대표팀이 4-3으로 역전에 성공한 7회말 무사 1, 2루에서 상무의 바뀐 투수 박주성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3점포를 쏘아올리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 김혜성./KBO2023년 9월 2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과 상무의 연습 경기가 열렸다. 대표팀 최지훈이 타격하고 있다./마이데일리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 노시환./KBO

# 몸 풀린 대표팀 방망이는 뜨거웠다! 상무 마운드 대폭격

경기 초반 다소 팽팽하게 진행됐던 평가전은 중반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일단 상무가 경기의 흐름을 뒤집어놨다. 그 중심에는 대표팀 선수들이 있었다. 상무는 6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승엽이 바뀐 투수 김태경을 상대로 볼넷으로 출루하며 물꼬를 틀더니, 후속타자 박승규가 안타를 쳐 1, 2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지난 2022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롯데의 선택을 받은 ‘특급유망주’ 조세진이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쳐 역전에 성공했다.

이에 대표팀도 곧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대표팀은 6회말 바뀐 투수 최준용을 상대로 김휘집이 볼넷으로 출루, 김성윤이 안타를 쳐내며 2사 1, 3루 찬스를 손에 넣었다. 여기서 이날 무안타로 침묵하던 김혜성이 동점 적시타를 뽑아내면서 양 팀은 3-3으로 다시 맞서기 시작했다. 기세를 탄 대표팀의 득점 행진은 이어졌다.

대표팀은 7회 상무의 바뀐 투수 박주성을 제대로 공략했다. 대표팀은 선두타자 김도영의 볼넷, 노시환의 안타로 만들어진 무사 1, 3루 찬스에서 윤동희가 다시 리드를 되찾는 1타점 적시타를 쳐 4-3으로 앞서 나갔다. 그리고 경기 내내 고전하던 문현빈이 우월 스리런포를 작렬시켜 7-3까지 간격을 벌렸다. 그리고도 김혜성과 최지훈, 노시환이 타점을 쌓으며 10-3까지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대표팀은 8회 최지훈이 등판해 실점 없이 상무 타선을 묶어낸데 이어 9회에는 정해영이 마운드에 올라 뒷문을 걸어잠그면서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 대표팀 성적 (예비명단 선수 포함)

투수

문동주 – 3이닝 1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4탈삼진 1실점(1자책)

곽빈 – 3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3볼넷 2탈삼진 2실점(2자책)

최승용 – 2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오원석 – 2이닝 3볼넷 1탈삼진 무실점

김태경 – 1이닝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2실점(2자책)

최준용 – 1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1자책)

최지민 - 1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정해영 -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타자

김혜성 –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1볼넷

최지훈 – 5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2득점

김도영 – 3타수 무안타 2볼넷 1득점

노시환 –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 1볼넷

윤동희 –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

문현빈 – 5타수 1안타(1홈런) 3타점 1득점

김휘집 – 2타수 무안타 2득점 3볼넷

손성빈 – 5타수 무안타

김성윤 – 1타수 1안타 1득점 4볼넷

나승엽 – 3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

박승규 – 3타수 2안타 1득점 1볼넷

한태양 – 3타수 무안타 1볼넷

김동헌 – 2타수 무안타

허인서 - 1타수 무안타

많이 본 뉴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