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청조씨의 사기 공범 혐의를 받는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 씨가 8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송파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전청조(27) 씨의 사기 공범 혐의로 입건된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 씨가 조사를 받기 위해 8일 경찰에 다시 출석했다.

남씨는 이날 오전 9시50분께 서울 송파경찰서에 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남씨가 지난 6일 경찰에 출석해 10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지 이틀 만이다.

남씨는 이날 송파서로 들어서면서 “하고 싶은 말 없느냐”, “전씨와 대질하면 어떤 얘기 할 것이냐” 등 취재진들의 질문엔 묵묵부답이었다. 이날 경찰 조사에서는 남씨와 전씨의 대질 신문이 진행될 수도 있다.

남씨는 경찰 조사를 앞두고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장문의 글을 올려 억울함을 주장했다. ‘전청조의 거짓말’로 남씨는 ‘전청조의 거짓말’이라는 제목으로 9개의 글을 연이어 올렸고 전씨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신저 대화 내용 등을 공개했다.

남씨는 “전청조를 컨설팅, 정보기술(IT), 강연, 독서 모임으로 돈을 버는 사람으로 알고 지냈다”며 “(전씨가) 기업 컨설팅을 한다고 했고 최근에 ‘배달의민족’ 대표에게 5000만원을 받고 1시간 컨설팅을 해줬다(고 했다)”고 말했다.

남씨는 이어 “본인의 강연 비용이 1인 3000만원이라기에 이해가 안 됐다. 그런데 전청조에게 장문의 문자 메시지가 쇄도했고, 한 번만 만나주기를 부탁하는 내용이었다”며 “전청조는 ‘내가 이 정도다. 이렇게 메시지 보내온 많은 사람 중 내가 일일이 문구를 읽어보고 선택해서 컨설팅해 줄 거야’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남씨는 전씨의 사기 행각과 무관하다며 공범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전씨는 강연 등을 하면서 알게 된 이들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건네받아 가로채거나 이를 위해 대출을 받도록 유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남씨 자신은 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남씨는 또 “전씨가 렌터카 회사를 운영한다고 했다”며 “몇몇 사람에게 차를 사준다고 하고 렌트 방식으로 유인해 주민등록증을 받고 그 사람의 대출금이 얼마만큼 나오는지 확인해 투자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사기 친 부분을 직접 듣고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씨는 전씨의 성별과 파라다이스 호텔 혼외자 사칭 등 다른 논란에 대해서도 전씨가 보여준 주민등록증 사진, 전씨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전청조가 끝까지 거짓말했다. 이름 빼고 모든 게 거짓이었던 전청조에게 속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남씨는 “운동만 26년, 선수촌에서 20년간 국가대표로 새벽부터 밤까지 운동만 했다”며 “40살이 넘었는데 이걸 모를 수 없다고 (말하지만) 정말 몰랐다. 답답해 미칠 것 같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남씨는 “전청조를 만나면 왜 나한테 나타나 사람 인생을 뒤흔들어 놓았는지 (따지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남씨는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있었던 일을 생각나는 대로 적은 것이다. 26년 동안 가슴에 태극마크 달고 국위선양을 위해 인생을 바쳤다. 사기꾼보다 못한 취급을 받으니 더 이상 살아갈 이유가 없다”며 “앞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제가 죽어야 이 사건이 끝나는 것이냐. 제가 죽을까요?”라고 했다.

앞서 남씨는 경찰에 접수된 전씨 관련 사건 총 12건(고소·고발 11건, 진정 1건) 가운데 1건에서 전씨의 공범으로 함께 고소당했다. 고소인은 남씨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의 펜싱 학원 수강생 학부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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