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태를 (일찌감치) 키포인트로 잡았다. 1경기 했으니 (타자들도) 긴장감이 좀 풀렸을 것이다.”
전날(7일) 패배를 설욕하고자 하는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선발투수로 출격하는 최원태에게 힘을 실어줬다.
염 감독이 이끄는 LG는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KT위즈와 2023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2차전을 치른다.
정규리그에서 86승 2무 56패를 기록, 지난 1994년 이후 29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LG는 전날(7일)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1차전에서 2위 KT위즈(79승 3무 62패)에 무릎을 꿇었다.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6.1이닝 4피안타 2사사구 6탈삼진 2실점 1자책점)가 역투했고, 신민재(4타수 2안타)가 멀티히트를 작성했지만,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에서 4위 NC 다이노스(75승 2무 67패)에 리버스 스윕(스윕 위기에서 전승으로 다음 시리즈에 진출하는 것)을 달성하고 올라온 KT의 기세를 막지 못했다.
지난 1994년 이후 29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1990, 1994) 통합우승을 겨냥하고 있는 LG는 이번 경기를 통해 시리즈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그리고 사령탑이 꼽은 키플레이어는 선발투수로 출격하는 우완 최원태였다.
2015년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히어로즈의 선택을 받은 최원태는 지난해까지 167경기에서 60승 44패 평균자책점 4.39를 올린 우완투수다.
LG는 올 시즌 중반 선발진 보강을 위해 유틸리티 자원 이주형, 우완투수 김동규, 2024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키움에 내주고 그를 품었다. 다만 이적 후 성적은 좋지 않았다. 올해 최종성적은 26경기(146.2이닝) 출전에 9승 7패 평균자책점 4.30. 이후 최원태는 정규리그 막판 퓨처스(2군)리그로 내려가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고 이날 선발 출격을 앞두고 있다.
경기 전 만난 염경엽 감독은 “최원태를 (일찌감치) 키포인트로 잡았다. 퀄리티스타트(선발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해주면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결국에 페넌트레이스에서도 우리가 3점 이내로 막고 5점 정도를 뽑아야 항상 이기는 경기를 했다. 포스트시즌도 똑같다고 생각을 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염 감독은 “(1차전이 끝나고) 투수들이 잘 방어했다고 이야기 한 것은 3점 이내로 막았기 때문이다. 우리 타선이 찬스를 만들어 놓고 결과를 못내면서 힘든 시합을 했다”며 “매 경기 잘할 수는 없다. 터질 때도 있고 안 터질 때도 있다. 한 경기 했으니 긴장감도 좀 풀렸을 것이다. 어제는 팬들이 많이 오면서 선수들이 느끼는 긴장감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긴장감 때문에 조금은 빠른 공격이 이어졌다. 그런 긴장감들은 사람 근육을 굳게 만든다. 두 번째 게임이니 선수들이 조금 더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타자들의 분발을 바랐다.
1차전에서 양 팀이 2-2로 팽팽히 맞선 9회초 마운드에 오른 LG 마무리 고우석은 문상철에게 결승타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염경엽 감독은 “(고)우석이도 결국은 실투 하나였다. 그 실투 하나를 상대가 잘 친 것이다. 그 변화구도 몸쪽으로 온 것이라 치기 쉬운 볼은 아니었는데 피하면서 잘 쳤다. 그게 그날의 승운”이라며 “어제 실점하기 전까지 사실 수비에서 우리에 운이 더 많이 따른다고 생각했다. 수비도 네 번 정도 잘했고 결정적인 실수를 했음에도 상대가 죽어줬다(2회초 문상철 삼중살 등).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상황들에서 운 좋게 실수들이 커버되면서 넘어가길래 운이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부분들이 있음에도 졌다는 것이 좀 아쉽다”고 한숨을 쉬었다.
특히 1번타자로 출격해 5타수 무안타에 그친 홍창기의 부진은 LG 입장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다. 홍창기는 1회말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투수 고영표의 초구 134km 패스트볼을 받아 쳐 좋은 타구를 생산했지만, 아쉽게 중견수 플라이에 그친 뒤 나머지 타석에서도 안타를 치지 못했다.
그럼에도 염경엽 감독은 홍창기에게 ‘하던 대로 할 것’을 강조했다. 염 감독은 “(홍)창기에게 한 마디만 했다. ‘하던 대로 하라’고 했다”며 “오늘 또 다른 야구를 하면은 그러다가 시리즈 끝난다. 처음 했던 야구를 계속해야 결국 답을 찾을 수 있다. (계속 다른 길을 찾다보면) 야구는 꼬인다”고 말했다.
소득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올 시즌 다소 부침을 겪던 ‘잠실 예수’ 케이시 켈리가 선발등판해 6.1이닝을 4피안타 2사사구 6탈삼진 2실점 1자책점으로 잘 막았다.
켈리의 이 같은 선전에는 새 구종인 포크볼이 있었다. 켈리는 정규리그 종료 후 포크를 장착했고, 이로 인해 KT에게 많은 탈삼진을 뽑아낼 수 있었다.
염 감독은 “시즌 때도 포크에 대해 이야기를 했었는데 본인이 부담스러워했다”며 “투수코치랑 포스트시즌 준비하면서 (포크를 연습했는데), 나한테 이야기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깜짝카드라고 했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계속해서 염경엽 감독은 “연습경기 때 던졌는데 삼진이 훨씬 많으니 본인도 자신감을 얻었다. 그래서 어제 결정구로 포크를 많이 활용했다. 포크가 들어가면서 켈리의 삼진 비율이 많이 높아졌다. 다음 경기 때도 기대가 되고 내년에도 더 기대가 된다”고 흡족해 했다.
한편 LG는 이날 투수 최원태와 더불어 홍창기(우익수)-박해민(중견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신민재(2루수)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