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병호 ⓒ곽혜미 기자
▲ 박병호 ⓒ곽혜미 기자

▲ 이강철 감독 ⓒ곽혜미 기자
▲ 이강철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그 선수들까지 해주면 너무 빨리 끝날 것 같으니까….”

부진에 빠진 중심타선을 향한 kt 이강철 감독의 자신감과 믿음을 이 한 마디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kt 위즈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3-2 재역전승을 거뒀다. 1회초 선취점 뒤 1회말 곧바로 역전당했지만 고영표(6이닝 2실점 1자책점)와 손동현(2이닝) 박영현(1이닝)이 추가 실점 없이 LG 타선을 제압했다.

공격에서는 주루사가 3개나 나오고, 한국시리즈 역대 2호 삼중살을 당하는 등 뜻대로 풀리지 않은 경기였다. 그러나 2-2로 맞선 9회초 터진 문상철의 결승 적시 2루타가 승리로 이어졌다. 문상철은 2회 삼중살로 이어지는 번트 병살타를 기록했는데, 끝까지 교체되지 않고 뛰다가 9회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1차전이 무승부로 끝난 1982년을 제외하고, 역대 39차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최종 우승한 사례는 무려 29번으로 74.4%나 된다. kt는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를 5경기나 치르며 올라왔지만 1위 LG를 상대로 기선제압에 성공하며 창단 후 두 번째 우승을 향해 첫 발을 내디뎠다. 

▲ 오스틴 알포드 ⓒ곽혜미 기자
▲ 오스틴 알포드 ⓒ곽혜미 기자

1차전을 잡았지만 중심 타순에 배치된 앤서니 알포드와 박병호의 활약은 아쉬웠다. 알포드는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는데 출루 후 홈에서 주루사로 잡혔다. 박병호는 4타수 무안타에 삼진만 두 번 당했다. 

이강철 감독은 8일 2차전을 앞두고 “잘할 거다”라며 “그 선수들까지 해주면 너무 빨리 끝날 것 같으니까 서서히 한 명씩 올라오면 더 좋지 않을까”라고 농담을 했다. 그러면서 “중요할 때 분명 해줄 거로 생각하고 있다. 대체할 선수도 없다”고 다시 한 번 알포드와 박병호에게 믿음을 보였다. 

▲ 이강철 감독 염경엽 감독 ⓒ곽혜미 기
▲ 이강철 감독 염경엽 감독 ⓒ곽혜미 기

#kt 한국시리즈 2차전 선발 라인업

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앤서니 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배정대(중견수)-문상철(지명타자)-신본기(2루수)-조용호(우익수),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

– 신본기가 2루수로 선발 출전한다. 이유가 있나.

“원래 2루수는 로테이션을 돌렸다. 박경수가 계속 보고 있었는데 신본기도 좋은 경험이 있다. 감도 나쁘지 않고 수비가 좋다. 그동안 김상수 뒤에 유격수를 볼 선수가 없어서 신본기는 선발로 잘 안 내보냈다. 그런데 김상수 컨디션이 나쁘지 않고, 최악의 경우에는 재균이가 유격수 가면 된다고 생각해서 신본기를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 김상수가 1회 출루하고 바로 도루를 시도해서 성공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같은 장면이 있었는데.

“한국시리즈 1차전인데 초구에 견제하지 않을 것 같아서 틈새를 노렸다. 플레이오프 때는 그 선수(송명기)가 폼이 큰 편이라 시도를 했다.”

▲ 김민혁 ⓒ곽혜미 기자
▲ 김민혁 ⓒ곽혜미 기자

– 대타가 쉽지 않은 일인데 김민혁은 나올 때마다 해낸다.

“한 번 빼고 다 치고 볼넷도 나가고 있다. 선발로 나갈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 1회 히트앤드런이 나왔는데.

“다 끝나면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켈리를 또 만날 수도 있지 않나. 우리에게는 아주 중요한 상황이었다. 핵심적인 작전이다.”

– 박영현은 타구에 맞았는데 상태가 어떤가.

“멍이 많이 들었다. 저녁에 보니 멍이 시퍼렇게 들었는데 던질 수 있다고 한다. 캐치볼 했는데 던질 수 있다고 해서 준비할 것 같다. (손동현까지) 걔들은 던지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더라. 안 피곤하고 재미있다고 그러더라. 지금  그럴 때다. 잘 되고 있으니까. 얘기해보니 안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또 한 명이 제대로 성장하고 있구나 했다.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공에 멘탈까지 장착이 됐다. 올해 피로도가 영향이 있을지 모르지만 앞으로 좋은 선수가 될 것 같다. 정규시즌에는 어이없는 공들이 나왔는데 지금은 불필요한 공이 전혀 없다. 그래서 투구 수도 적다. 계속 2이닝 던지는데 20개 안팎으로 끝난다.”

“박영현은 말할 것도 없고 이상동도 안 나왔지만 좋은 공을 던지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 더 좋다. 이번 한국시리즈도 중요하지만 멀리 봐서 20대 젊은 선수들이 10년 이상 해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손동현 ⓒ곽혜미 기자
▲ 손동현 ⓒ곽혜미 기자

– 견제 타이밍이 달라서 LG가 애를 먹었다고 하는데.

“그것도 경기가 다 끝나면 말씀드리겠다. 우리 전략 가운데 하나다. 선수들이 잘 준비했다. LG에 너무 많이 져서 코치들이 잘 파악했다.”

– 쿠에바스도 달라진 점이 있나.

“쿠에바스는 손목 높이가 중요하다. 손목이 조금 떨어지면 커터도 옆으로 돌고 체인지업도 옆으로 가서 커트가 많다.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손목을 조금 세웠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동안 손아섭에게 맞은 이유가 체인지업이 밀려 들어와서 그렇다. 오늘은 얘기 안 하고 어제 했다. 당일은 웬만하면 안 건드리는 게 좋으니까. 하다가 안 되면 또 올라간다.”

– 1회 직접 마운드에 올라갔는데.

“실책이 나오고 해서 아깝다고 했다. 최소 실점으로 넘어가자고, 한 타이밍 끊어줬다. 그런 타이밍은 경험에서 나오는 것 같다. 투수코치 때 1회에 나갈까 하다가 안 나갔는데 5실점한 경우가 있다. 윤석민이 그랬다. 나갈까 말까 했는데 그 이닝에 5점을 줘버렸다. 그래서 무조건 빨리 나가야겠구나 생각했다. 아무리 영표라도 한 번은 끊어주는 게 나을 것 같았다.”

▲ 쿠에바스 ⓒ곽혜미 기자
▲ 쿠에바스 ⓒ곽혜미 기자

– 쿠에바스는 사흘 쉬고 던지고 다시 나흘만 쉬고 나온다.

“그동안 20일 넘게 쉬었다. 로테이션을 짤 때도 어제(1차전)에 한 명을 넣으면 다 5일 휴식을 할 수 있지만 벤자민을 한 번만 쓰기는 아까워서 세 명(쿠에바스 벤자민 고영표)을 불러서 얘기했다. 다 괜찮다고 했고, 그렇게 생각하고 몸을 만들었다고 한다. 쿠에바스 벤자민 두 선수 참 성실하다. 고맙다. 헌신 아닌가. 우리가 잘 뽑은 것 같다. 미안하고 고맙다.”

– 포스트시즌에서 선발투수의 투구 수는 조절하고 있는데.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것보다, 스스로 힘들다고 하기 전까지는 가려고 한다. 고영표도 5회 끝나고 힘들면 바꿔주려고 했는데 한 타자씩 보면서 준비해달라고 하더라. 2사 후에는 그래도 하나 막으면 퀄리티스타트니까 끝까지 막아주는 게 좋다고 봤다. 선수들이 열심히 해주니 나도 배려해야 한다. 승패도 중요하지만 그런 점들도 생각하고 있는데, 그게 잘 맞아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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