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유한양행 등 공매도 잔고 상위50 속해

IB업계 “모멘텀 있는 기업 수혜 분명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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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내내 찬바람이 쌩쌩 불던 제약바이오 주식장에 때아닌 ‘훈풍’이 찾아왔다. 금융당국이 ‘공매도 전면 금지’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공매도로 속앓이를 하던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KRX)가 운영하는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국내 코스피 상장사 공매도 잔고 상위 50종목 중 제약바이오 기업은 5곳이다. 바이오텍이 많이 포진한 코스닥에서는 50곳 중 12곳이 제약바이오 기업이었다.

공매도는 주식이나 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투자 전략 중 하나다.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매도 한 뒤 실제로 주가가 하락하면 싼 값에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음으로써 차익을 얻는 기법이다.

제약바이오주는 다른 산업주와 달리 기술의 잠재력과 미래 가치에 따라 기업가치가 결정되기 때문에 조그마한 변수에도 쉽게 흔들린다는 특성이 있다. 이에 공매도 세력이 루머를 생성해 하락장이 만들어지면 공매도 세력이 숏커버링을 통해 이익을 챙기는 것이다. 특히 바이오텍의 경우 이러한 시세를 감지할 수 없는 인력 등이 부족하기 때문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제약바이오 업계는 실제로 좋은 성과를 내더라도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도 종종 나타났다. 일례로 최근 유한양행은 J&J와 진행한 비소세포폐암 신약 병용 임상 결과가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다소 못 미친다는 이유로 17%대 주가 급락을 맛봐야 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기대감이 일부 소멸한 것은 맞지만 향후 상업화 가능성에 비춰볼 때 이러한 낙폭은 과도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셀트리온 역시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짐펜트라(램시마SC 미국명)에 대한 신약 허가를 받았지만 전일 대비 1.13% 하락한 14만600원으로 주식장을 마감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금지 조치가 제약바이오 업종에 호재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증권보고서를 통해 “현재 코스피 200, 코스닥 150 지수 내 업종별 지수들 중 공매도 비중이 공통적으로 가장 높은 업종은 산업재”라며 “산업재 업종 다음으로 공매도 비중이 가장 높은 업종이 제약바이오 업종”이라고 말했다.

이어 “펀더멘탈 훼손 이슈가 아닌 단순 수급 이슈로도 공매도가 크게 증가해 주가가 유의미하게 하락 또는 지지부진했던 기업들의 주가 관점에서는 분명 긍정적일 것”이라며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 유의미한 모멘텀을 보유한 기업들의 주가 반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제약바이오 업계도 이번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반기는 분위기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확산 직후 급격한 주가 하락으로 1년간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시행했을 때도 대다수의 제약바이오주가 수혜를 봤었다. 업계는 이번 조치 역시 현장이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공매도 금지 이후에도 대차잔고 해결 등 남아있는 숙제가 있겠지만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호재들과 맞물려 이전보다 나은 주가 흐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조치로)기업과 주주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주식 시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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