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머티리얼즈 본사 외부 전경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본사 전경. /에코프로

고평가 논란에 발목 잡혔던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결국 공모가 최하단을 확정하면서 기관 수요예측에서 참패했다. 미래 성장성이 높은 전구체 산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임에도, 시장 불황이라는 벽은 넘진 못한 것이다.

그러다 공매도 금지 첫날 이차전지주들이 일제히 급등하자, 일부 투자자들은 일반청약에서 흥행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다만 둘째 날 부터는 또다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이차전지주들의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일반청약에서도 흥행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이날부터 9일까지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청약을 실시한다. 앞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달 30일부터 5일간 진행됐던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했다. 수요예측 결과, 당초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제시했던 희망 공모가 범위에서 최하단인 3만6200원으로 최종 공모가가 확정된 것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공모가 최하단 성적표를 받게 된 것은 고평가 논란 때문이다. 최근 이차전지 관련주들은 긴축 장기화와 전기차 시장 침체로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지난 10월 한 달 동안 에코프로그룹주(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는 물론이고 피어그룹(비교기업)들의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포스코퓨처엠은 34.2% 급락해 피어그룹들 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다음으로 엘앤에프(-24.8%), 코스모신소재(-6.7%)가 뒤를 이었다.

고평가 논란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자, 일각에선 수요예측 기간 동안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분위기가 싸늘했다는 말도 떠돌았다. 실제 수요예측 후 공개된 공모가 신청 분포를 살펴보면, 고평가 논란이 기관투자자들의 투심에도 상당히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은 공모가 희망 밴드 하단 미만에만 871건 신청했다. 이는 전체 신청 건수(1141건)의 76.3% 수준이다. 밴드 하단 미만에 신청한 주식 수량은 전체(1억925만8000주)의 19.8%를 차지하는 2167만8000주였다. 또한 기관투자자들은 밴드 하위 75% 미만에서 100% 이상에도 밴드 하단 미만과 비슷한 수준인 2015만8000주를 신청했다. 신청 건수는 138건이었다.

공모가가 밴드 최하단으로 확정되면서,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공모 물량은 처음 계획했던 것보다 20% 감소(1447만6000주→1158만800주)하게 됐다. 수요예측에서 밴드 하단 미만 가격을 신청한 기관투자자들의 경우, 물량을 배정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매도 금지로 최근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급격하게 반등하는 양상을 보이자, 투자자들이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 거는 기대도 다시 커졌다. 내림세를 꾸준히 보였던 피어그룹들의 주가도 공매도 금지 시행 첫날 크게 치솟았다. 포스코퓨처엠은 상한가를 기록했고, 엘앤에프도 전 거래일 대비 25.30% 뛰었다.

이후 조정 장세에 들어서면서 다소 내림세를 보이고 있지만, 업계에선 당분간은 이차전지주에 대한 수급효과가 나타나면서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기업금융(IB)업계에서도 상황이 반전되면서 일반청약에서는 흥행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틀 연속 하락세가 지속된 것을 고려했을 때 공매도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평가다.

허준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일까지 증시 상황을 봐야겠지만, 공매도 금지 이후 이틀 째 에코프로그룹주·포스코퓨처엠 등의 주가가 하락세인 것은 결국 이차전지 투심이 반영된 결과”라며 “향후에도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일반청약에서도 흥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라고 판단했다.

또한 허 연구원은 “흔히 개인투자자들은 공모주 청약을 할 때, 기관 수요예측 결과를 고려해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는 측면에서 상황이 좋다고 볼 순 없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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