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쓰러졌다가 출입국관리소 직원의 심폐소생술로 목숨을 구한 70대 일본인 남성이 일본 홋카이도 도마코마이시의 이와쿠라 히로후미(73) 시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8일 경향신문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25분께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심사장에서 70대 일본인 남성 한 명이 대기 도중 갑자기 쓰러졌다.

입국장이 소란스러워지자, 당시 현장에서 근무하던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 정종섭 팀장(53)은 응급 상황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그는 곧바로 뛰어가면서 직원들에게 119에 신고해달라고 하는 한편, 근처에 있는 제세동기를 가져오라고 외쳤다.

정 팀장은 출입국관리소 직원 2명에게 쓰러진 남성의 팔다리를 주무르게 하고, 자신은 심폐소생술을 했다. 그는 당초 제세동기를 사용하려고 했으나, 남성의 가슴에 시술한 후에 부착하는 패드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제세동기 사용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 맨손으로 10여분 동안 심장 압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19구급대원이 도착해 쓰러진 일본인을 공항응급센터로 이송했다. 일본인은 병원으로 이송된 뒤 의식과 호흡을 되찾았다.

추후 이 일본인 남성이 일본 홋카이도의 도마코마이시 시장 이와쿠라 히로후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일본 자유민주당 출신의 정치인으로, 2006년 홋카이도 도마코마이 시장으로 당선된 뒤 현재 5번째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날 도마코마이 항구 홍보를 위한 출장으로 한국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출입국 직원들은 당시 그가 정치인 줄은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 팀장은 인터뷰에서 “평소에 제세동기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었고, 법무부 직무교육에서도 심폐소생술을 배웠다”며 “실제 근무 현장에서 사용할 줄은 몰랐는데, 아까운 목숨을 구해 정말 다행”이라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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