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發 메가 이슈에 존재감 하락…당내 우려 제기

민감한 ‘반려동물’ 문제 꺼내 주목도 높이기 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개식용 종식법(개고기 금지법)’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본격 추진키로 했다. ‘메가 서울’ ‘공매도 금지’ 등 여권발(發) 이슈가 정국을 흔들면서 주도권을 빼앗기자, 반격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8일 국회에서 진행한 의원총회에서 개식용 종식 특별법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이재명 대표는 의총 모두발언에서 “많은 분이 반려동물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계시고, 국민 사이에서도 이론들이 많이 있긴 하지만 이제는 국제사회의 요구나 우리의 생활문화 수준 등에 비추어서 반려동물에 대한 생각을 많이 바꾸고 제도화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금 반려동물 중에 대표적인 동물이 개인데, 개라고 부르면 좀 미안할 정도로 ‘반려견’ ‘멍뭉이’ ‘댕댕이’ 등의 다양한 이름이 있다. 개라고 부르는 것이 어색해서 그런 것 같다”며 “이것도 어쩌면 우리의 문화 의식 수준을 반영하는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반려동물 중 개에 대한 인식들이 정말 많이 바뀌고 있는 것을 징표하기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관련 종사자들의 생계 문제 등도 많이 논란이 된다”라면서 “이것을 억압적인 방식으로 즉시 종식시키는 건 쉽지 않을 것이고, 필요한 대안들을 만들고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과정을 통해서 국민적 합의가 대체적으로 이루어지고,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바와 무려 545만 마리의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국민 여러분의 의사도 많이 반영해서 합리적인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날 동물권단체들을 만나 개식용 종식 특별법 당론 채택 등 입법활동에 대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많은 논란이 있었고 사회적 공감대가 있었는데 실행되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 실행해야 한다”며 “법적으로 개식용 종식을 매듭지을 여건이 됐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국민의 절대다수가 찬성하고 있고 과거와 달리 국민의힘에서도 전향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한정애 의원이 대표발의한 특별법이 대표적인데, 단순히 동물보호법에 식용금지를 넣는 정도가 아니라 개식용공장주 폐업전업지원을 포함한 전반적인 필요 내용을 다 포괄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한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동물권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고민정 의원도 “민주당이 동물복지가 아니라 동물권이라고 줄곧 얘기한 이유는 동물을 사람처럼 생명체로 다가가야 한다, 그들 생명도 존중받을 권리있다는 차원”이라며 “그 가운데 개식용 종식은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중요도가 높았다”고 했다.

개식용 종식 특별법을 발의한 한정애 의원은 “2020년 12월 30일에 동물보호법 개정안으로 개식용 금지를 담은 법안을 냈고, 올해 6월에 특별법을 만들었다. 이 법안을 낼 때 사실 공동발의 의원 11명을 채우기 쉽지 않았다”며 “계속 5부 능선, 6부 능선 넘어오고 있다. 이걸 넘는다고 해서 완벽하게 동물권이 완전히 새로운 세상으로 가진 않는다고 본다. 이런 걸음이 더 크게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민주당이 개식용 종식 특별법을 당론으로 채택하면서 이슈화에 나선 건, 여권발 이슈가 정국을 흔들면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압승에 취해 주도권을 잃었다는 당내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 성장률 3% 달성을 위한 민생·경제 정책과 인적 쇄신·혁신을 강조하고 있지만, 여론의 관심은 김포 서울 편입, 공매도 금지 등 여권발 이슈에 쏠리고 있는 실정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여권발 이슈에 끌려다니고 있는 듯한 느낌”이라며 “우리 당이 뭘 하려고 해도 국민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존재감이 약해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리얼미터가 지난 6일 발표한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민주당의 지지율은 직전 조사 48.0%에서 한 주만에 3.2%p 내린 44.8%로 나타났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1.9%p 오른 37.7%,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도도 최근 2주연속 상승세(32.5%→35.7%→36.8%)를 기록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당 지도부는 여권이 주도하는 정책을 애써 평가절하하는 모습이다. 홍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의 ‘메가 서울’을 겨냥해 “포퓰리즘이나 ‘아니면 말고’식 정치 행태를 따라 할 필요는 없다”며 “12월 예산안을 잘 처리하고 관련 입법과 민생 입법을 잘 처리하는 게 우리에게 주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일부 보도를 보면 우리 자세에 대해 많은 지적이 있기 때문에, 좀 더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민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책임 있는 정당이 민주당이라는 소명 의식과 책임 의식을 가지고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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