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호 그래픽 K푸드 수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물가도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기업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식품업계는 ‘해외 수출’에서 답을 찾았다.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고 해외로 영역을 확장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원자재·물가 ‘도미노 인상’…소비심리 3개월 연속 ‘하락’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5일 기준 국제 원당(原糖) 가격은 파운드당 27.09 센트로 연초 대비 37.81%나 올랐다.

흰우유 등 음용유용 원유의 기본 가격도 지난달부터 8.8%(88원)오른 1084원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 2013년 106원 오른 뒤 최대 인상폭이다. 최근 이상기온의 영향으로 과일, 채소 가격 역시 오르는 모양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달 사과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최대 94% 넘게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연이은 식품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식품업계는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원유가격 상승으로 서울우유협동조합은 흰우유 1L 출고가를 3% 인상했다. 매일유업, 남양유업 역시 4% 가량 가격을 올렸다. 롯데웰푸드도 지난달부터 아이스크림 가격을 최대 25% 올렸고, 빙그레 역시 ‘메로나’도 제품 가격을 17.2% 인상했다.

주류 업계도 가격 인상이 이어졌다. 하이트진로는 9일부터 참이슬 등 소주 제품 출고가를 6.95% 올렸으며, 오비맥주 역시 카스 등 주요 제품 공장 출고가를 평균 6.9%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들 업체 모두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 등에 따른 불가피한 가격 조정”이란 입장이다.

이에 물가 지수도 날뛰고 있다. 통계청 자료상 올 1~10월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5.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과 2022년 각각 5.9% 오른 것에 이어 3년 연속 5%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3년 연속 5%를 넘은 건 2009~2011년 이후 처음이다.

끝없는 고물가에 국내 시장의 소비 심리도 위축된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98.1로, 지난 7월 103.2를 기록한 이후 3개월 연속 떨어졌다. 통상 소비자심리지수가 100 밑으로 내려가면 소비자들이 경제를 좋지 않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K-푸드’의 저력…’해외 진출’로 극복

식품업계는 국내시장에 다가온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진출·공략하고 있다. 최근 한류의 열풍으로 K-푸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만큼 지금이 적기라는 판단 아래, 활동 무대를 국내로 한정하지 않고 세계로 뻗어나가겠다는 것이다. 이에 많은 식품기업들이 자신의 영역에서 ‘K’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라면의 경우 올 3분기(7~9월) 누적 수출액이 2억5118만 달러로 전년 동기(1억8485만 달러) 대비 35.8% 증가했을 만큼 ‘K-푸드’의 대표주자다. 이 중 농심과 삼양식품의 활약이 돋보인다. 농심의 경우 지난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해외시장에서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은 현재 미국, 일본, 호주 등 100여개국에 신라면을 수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국 유통채널을 확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을 필두로 수출에 힘쓰고 있다. 삼양식품의 올해 상반기 기준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늘어난 347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매출(5309억원) 중 66%에 달할 정도다. 현재 삼양은 해외 매출 중 비중이 85%에 달하는 ‘불닭’ 브랜드에서 벗어난 새로운 브랜드를 모색하고 있다.

‘K-베이커리’는 SPC의 파리바게뜨와 CJ푸드빌의 뚜레쥬르가 해외 최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국에선 익숙한 ‘카페형 프리미엄 베이커리’가 해외에선 신선하게 다가온다는 점을 공략해 적극적으로 매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미국과 중국, 싱가포르, 베트남 등 10개국에 진출해, 500개 글로벌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만 27개 주에 150여개 매장이 있다. 파리바게뜨는 2030년까지 북미지역 매장 1000개, 글로벌 매장 2만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파리바게뜨는 말레이시아, 프랑스 등에 제빵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뚜레쥬르는 북미 지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몽골 등 7개 지역에 출점했다. 뚜레쥬르 역시 2030년까지 북미 지역에 1000개 매장을 달성하기로 했다. 이에 미국 조지아주에 첫 번째 글로벌 제빵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2025년 완공 예정이며, 공장을 중심으로 북미 지역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제과 사업은 롯데웰푸드와 오리온이 해외서 ‘현지 국민간식’ 급으로 활동 중이다. 롯데웰푸드는 인도 초코파이 시장과, 카자흐스탄 초콜릿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롯데웰푸드는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약 300억원을 투자해 인도 첸나이에 생산 라인을 증설하기도 했다.

오리온은 회사의 ‘초코파이’가 베트남 파이 시장에서 점유율 70%를 차지할 만큼 베트남에서 강력한 입지를 갖고 있다. 오리온은 베트남, 중국, 인도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 중이다. 지난해 중국 법인 매출은 1조2749억원으로, 한국 법인 매출액 9391억원을 웃돌기도 했다.

‘토종 버거’의 해외 접수…K-술 ‘세계화’도 진행 중

토종 ‘K-버거’ 브랜드인 롯데리아와 맘스터치도 해외 시장을 접수하기 위해 떠났다. 롯데리아는 베트남, 미얀마, 몽골 등 동남아를 중심으로 사업 진출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1998년 첫 진출한 베트남에서 현지 1위 패스트푸드 업체로 자리 잡았다. 베트남 진출 초기부터 현지 입맛에 맞춘 ‘치킨버거’에 집중하고, 베트남 식문화를 반영해 라이스 메뉴, 베트남식 수프 메뉴 등을 출시한 것이 주효했다.

맘스터치는 지난해 4월부터 태국과 몽골 현지 기업과 마스터프랜차이즈(MF) 계약을 맺어 매장을 확대하는 등 등 비교적 최근에 해외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일본 도쿄 시부야에 첫 팝업스토어를 열었는데, 사흘간 약 2500명이 다녀간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소주·맥주 대표 주자인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도 ‘K-술’의 세계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현재 참이슬을 해외 80여개국에 수출 중이며, 복숭아에이슬, 자두에이슬, 딸기에이슬 등 해외 특화 상품을 팔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내년 창립 100주년을 맞아 ‘소주의 세계화’를 목표로 최근 싱가포르 법인을 세우고, 베트남에 약 104억원을 투자해 현지 공장 건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오비맥주는 한국 맥주 수출의 약 70% 수준인 세계 20개국에 맥주 25종을 수출하고 있다. 몽골 현지에 맞춰 도수를 6.9도로 높인 ‘카스 레드’와 홍콩인의 입맛에 맞춘 ‘블루걸’이 이름을 알리고 있다. 특히 블루걸은 2007년부터 홍콩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역으로 한국에 상륙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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