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정부가 지난달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추가 발행한 채권을 미국에서 모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지방정부는 물론 월가의 금융회사들이 중점적으로 매입하면서 이례적으로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채권이 한달 만에 모두 팔린 것이다.

내년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 내 유대인 단체들의 표심을 의식해 미 정계가 적극적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금융지원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서 대규모 금융 지원이 시작되면서 교전 이후 흔들렸던 이스라엘 경제도 빠르게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지난달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 이후 이스라엘 재무부가 추가 발행한 10억달러 규모 이스라엘 국채가 불과 한달 만에 모두 팔렸다. 채권 판매를 주관한 이스라엘개발공사(DCI)는 채권 매입자 대부분이 미국 지방정부와 미국 금융사들이었다고 밝혔다.

DCI에 따르면 10억달러 이상 규모의 이스라엘 채권이 불과 4주만에 매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DCI가 밝힌 채권 주요 매입자는 플로리다, 뉴욕, 앨라배마, 애리조나, 오하이오 등 15개 이상 미국의 주 정부와 지방정부들이었다. 기존 이스라엘 채권의 주 고객은 미국 내 유대계 금융인들과 유대인 단체들이었지만, 미국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유대인 표심을 의식해 주정부들이 앞다퉈 매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니 나베 DCI 대표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지방정부와 주정부, 크고 작은 투자자들이 이스라엘 지지를 분명히 표현한 것”이라며 “이는 또한 강력하고 안정적인 이스라엘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하마스와 교전 시작 이후 흔들리던 이스라엘 경제도 안정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전쟁이 확전되지 않고 하마스와의 제한적인 교전만 이어진다면 경제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텔아비브 증권거래소의 트레이딩 책임자인 야니브 파고트는 주요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까지 전투는 가자지구에서만 일어나고 있고 북쪽(레바논)에서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며 “이러한 사실은 현지 투자자들이 펀더멘털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