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투런 홈런을 치고나서) 너무 짜릿했다. 우리는 2만여 팬과 힘을 모아 싸우고 있다.”

극적인 역전 투런포로 LG 트윈스의 올해 한국시리즈 첫 승을 이끈 박동원이 소감을 전했다.

박동원은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위즈와의 2023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2차전에 7번타자 겸 포수로 선발출전했다.

 LG 박동원이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잠실 서울)=천정환 기자
LG 박동원이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잠실 서울)=천정환 기자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역전 투런포를 쏘아올린 LG 박동원. 사진(잠실 서울)=천정환 기자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역전 투런포를 쏘아올린 LG 박동원. 사진(잠실 서울)=천정환 기자

초반은 좋지 못했다. 2회말 유격수 병살타로 돌아선 박동원은 4회말에도 좌익수 파울 플라이로 돌아섰다. 그나마 6회말 좌전 안타를 치며 타격감을 조율한 점이 위안거리였다.

그러나 박동원은 가장 중요한 순간 환하게 빛났다. LG가 3-4로 뒤진 8회말 1사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그는 상대 우완 불펜투수 박영현의 초구 123km 체인지업을 공략해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역전 투런 아치를 그렸다.

최종성적은 4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박동원의 이 같은 활약을 앞세운 LG는 KT에 5-4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정규리그에서 86승 2무 56패를 기록, 1위에 오르며 한국시리즈에 직행했지만, 7일 진행된 1차전에서 2-3으로 패했던 LG는 이로써 1승 1패로 시리즈 균형을 맞추게 됐다.

이러한 공을 인정 받아 데일리 MVP의 영예를 누린 박동원은 경기 후 ”솔직히 (8회말) 들어가면서 3루수를 쳐다봤다. 어떻게든 살아나가 팀에 도움이 되고 싶어서 기습 번트를 대볼까 했는데 치길 잘했던 것 같다“며 ”(박영현의) 구위가 워낙 좋아서 볼에 늦지만 말자고 했는데 스윙이 잘 나왔던 것 같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박동원의 홈런이 나온 순간 잠잠하던 잠실야구장은 순식간에 시끄러워졌다. 기쁨을 표한 것은 비단 팬들 뿐만이 아니었다. 염경엽 LG 감독을 비롯한 LG 선수단 역시 격하게 박동원을 환영했다.

그는 ”너무 짜릿했다. 선수들에게 많이 맞기도 했다.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며 ”너무 많이 맞아서 눈물이 살짝 고인 것 같기도 하다“고 그 순간을 돌아봤다.

 LG 박동원이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홈런을 친 뒤 염경엽 감독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잠실 서울)=김재현 기자
LG 박동원이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홈런을 친 뒤 염경엽 감독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잠실 서울)=김재현 기자

이날 LG 승리의 또 다른 공신은 불펜진이었다. 선발투수 최원태(0.1이닝 4실점)가 조기 강판됐지만, 이정용(1.2이닝 무실점)-정우영(1.1이닝 무실점)-김진성(0.2이닝 무실점)-백승현(0.2이닝 무실점)-유영찬(2.1이닝 무실점)-함덕주(1이닝 무실점)-고우석(1이닝 무실점) 등이 KT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안정적인 투수 리드 및 볼배합으로 이들을 이끈 박동원은 ”우리 투수들이 정규시즌이랑 다르게 너무 잘 던졌다(웃음). (안 좋을 때는) 반대 투구도 오고 낮게 던지라고 하면 높게 왔는데 너무 잘했다. 투수들이 준비를 너무 잘했고 집중력이 좋아서 1회 이후 실점을 안 했던 것 같다“고 공을 투수들에게 돌렸다.

계속해서 박동원은 ”상대는 계속 새로운 투수를 만나니까 쉽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 투수들이 가진 구종이 달라서, 편하게 볼배합을 했다“고 설명했다.

1차전 매진을 달성한 야구 팬들은 이날도 역시 잠실야구장을 가득 메웠다. 지난 1994년 이후 29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1990, 1994) 통합우승을 노리는 LG를 응원하기 위해서다.

박동원은 ”수비를 나가다 관중석을 보면 (LG의 상징인) 유광잠바를 입고 오신 분들이 많았다 노란 수건도 많이 보였다“며 ”우리는 2만여 팬들과 힘을 모아 싸우고 있다고 생각한다. KT 팬분들도 많이 오셨지만 LG 팬분들이 티켓팅을 잘해주신 것 같다. 너무 큰 힘이 되는 것 같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한편 1차전에서 문상철에게 결승타를 맞으며 패전투수가 됐지만, 이날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LG 승리에 힘을 보탠 마무리 투수 고우석은 ”어제 경기는 어제 경기였을 뿐이다. 오늘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똑같이 준비했다. 달라진 게 있다면 힘을 빼고 (박)동원이 형의 미트를 보고 던지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기장에 다시 나왔을 때 (오)지환이 형, (박)해민이 형, (박)동원이 형도 안 아픈지만 물어보더라. (임)찬규 형도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올 시즌 뿐 아니라 저희가 2019년부터 가을야구에 진출하면서 계속 실패했다. 한국시리즈라 다른 무게감이긴 했지만, 실패했던 경험이 있어서 다음날 회복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고우석은 ”어제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제 이름을 연호해 주시더라. 이 팀에 속해있다는 기쁨을 느꼈다. 그래서 더 힘이 되는 것 같다“고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LG 고우석과 박동원이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잠실 서울)=김영구 기자
LG 고우석과 박동원이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잠실 서울)=김영구 기자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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