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노조가 이틀간 경고파업을 예고한 9일 오전 1호선 서울역에 파업으로 인한 운행조정 안내문이 붙어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민주노총 소속 노동조합이 9일부터 이틀간 경고파업에 돌입했다.

9일 출근길은 정상 운행이 이뤄졌으나 일부 노선에서 열차 고장으로 운행 지연이 발생하는 등 사태가 장기화되면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전날 임금·단체협약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이날 주간근무(오전 9시)부터 10일 야간근무(오후 6시) 전까지 파업에 들어간다.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1∼8호선과 9호선 2·3단계 구간(신논현∼중앙보훈병원역) 운영을 맡고 있다.

민주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노조와 한국노총 소속 통합노조로 구성된 서울교통공사 양대 노조 연합교섭단은 사측이 제시한 인력 감축, 안전 업무 외주화 철회 등을 요구하며 전날 오후 3시 성동구 본사에서 최종 본교섭을 열었다.

하지만, 시작 2분여만에 사측 요구로 양측 합의 하에 정회한 뒤 오후 9시13분께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서울교통공사 양대 노조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파업에 돌입하게 됐다. 다만 전면파업에 들어갔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경고 차원의 이틀짜리 한시적 부분파업을 먼저 시행한다.

또 이날 한국노총 통합노조가 경고 파업 직전에 불참을 선언하면서 파업 참여 규모는 지난해보다 줄었다. 양대 노조 조합원 수는 서울교통공사노조가 1만1000여명, 통합노조가 2000여명이다. 제3노조인 이른바 MZ 세대 중심의 올바른노조는 애초 파업에 불참했다.

출근 시간대(오전 7∼9시)는 협정에 따라 100% 운행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오전 9시께부터 파업이 시작된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9시 이후부터 배차시간이 길어지면서 운행이 평소보다 지연된다.

전날 서울시와 공사는 파업으로 인해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하기로 했다.

시는 서소문청사에 비상수송대책본부를 구성하고 파업 종료까지 서울교통공사, 코레일, 버스업계, 자치구, 경찰 등 관련 기관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한다. 또한 파업 상황별 비상수송대책을 수행한다.

우선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더라도 시민이 안심하고 출퇴근할 수 있도록 출근 시간대는 열차를 100% 운영하고 퇴근 시간대는 평상시 대비 87% 수준으로 운행한다. 전체 지하철 운행은 평시 대비 82% 수준을 유지한다.

파업 시작 전인 이날 오전 지하철은 정상 운행했으나 일부 노선에서 열차 고장 등이 발생해 시민이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전 6시45분께 4호선 미아역에서 코레일이 운행하는 열차 고장으로 승객이 전원 하차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열차는 약 15분 정도 지연됐다.

지하철 8호선 역시 오전 7시50분께 열차 고장으로 복정역에서 출입문이 닫히지 않아 열차가 수 분간 정차했다.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총파업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연다. 같은 시각 성동구 신답별관에서 예정됐던 파업 출정식은 통합노조의 불참 선언으로 취소됐다.

공사는 전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노조의 파업으로 출근 시간을 제외하고 1∼8호선 열차 운행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노조와의 대화를 통해 지하철 운행이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공사는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파업 미참여자·협력업체 직원 등 총 1만3500명의 인력을 확보하고 시 직원 125명(하루 기준)을 역사 근무 지원요원으로 배치해 혼잡도와 안전관리를 돕는다.

또 대체 수단으로 버스 집중배차시간(오전 7∼9시, 오후 6∼8시)을 1시간씩 연장하고 예비버스 등 566대를 추가 투입해 1393회 증회 운영한다.

이용인원이 많은 2, 3, 5호선은 비상대기열차 총 5대를 추가 투입해 퇴근 시간대 혼잡도를 최소화할 예정이다.

마을버스 250개 노선은 출퇴근 시간대 집중배차 시간을 1시간 연장하고 출근 시간대 혼잡구간을 반복 운행하는 다람쥐버스 11개 노선도 1시간 연장 운행한다.

지하철 파업 시 대중교통 실시간 교통정보는 120다산콜센터와 서울시 교통정보센터 토피스(TOPIS)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파업이 시작되더라도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수송대책 추진 등 시민 이동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노사는 한발씩 양보해 조속한 합의점을 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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