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7시30분께 서울 지하철 1호선 신도림역 지하철 탑승구에서 시민들이 열차에 오르고 있다. 김영철 기자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서울교통공사노조가 파업 전날까지 사측과 인력감축 계획에 대한 협상을 시도했지만 끝내 결렬되면서 파업이 9일부터 본격 시작됐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파업이다. 필수 인력을 제외한 비필수 인력이 파업에 동참하면서 시민들의 출근길이 분주해졌다. 지하철 운행률이 평소보다 떨어져 일부 시민들은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전 7시30분께 서울 지하철 1호선 신도림역에는 평소 시간보다 일찍 열차에 오른 시민들이 여럿 보였다. 이날 서울시와 공사는 조합원이 아닌 인력을 집중 투입,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열차 운행률을 평소와 동일하게 유지하기로 했다. 이 같은 방침으로 종각역 방향으로 향하는 열차는 2~3분 간격으로 신도림역에 도착해 있었다.

이날 파업으로 출근 시간대 열차 운행률은 평소와 차이가 나타나진 않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평소보다 일찍 지하철역을 도착한 시민들도 있었다.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직장을 다니는 이모(33) 씨는 “오늘(9일) 출근길엔 별다른 지장이 없을 거라고 접해서 안도했다”면서도 “(다만) 혹여나 열차가 지연될 수도 있지 않을까 걱정에 평소보다 20분 정도 일찍 집을 나섰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재학생 박지훈(20) 씨 역시 “평소 오전 9시 수업을 들으러 가면 8시께 집에서 나왔다”면서도 “오늘은 등굣길에 변수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평소보다 10분 빠른 7시50분께 집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9일 오전 8시10분께 서울 지하철 신도림역 인근 버스 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 김영철 기자

파업으로 인해 지하철 열차 대신 버스를 택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종각역 일대의 직장에서 근무하는 한모(30) 씨는 “평소 지하철 열차를 타고 출근하는 편이었는데, 오늘은 버스를 타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전날 임금·단체협약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이날 주간근무부터 오는 10일 야간근무 전까지 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파업은 전면파업에 들어갔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경고 차원으로 이틀간 진행된다.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1∼8호선과 9호선 2·3단계 구간(신논현∼중앙보훈병원역)을 운영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인력 감축, 안전 업무 외주화 철회 등을 요구하며 전날 오후 3시 성동구 본사에서 최종 본교섭을 열었지만, 시작 2분 만에 사측의 요구로 양측 합의 하에 정회했다. 이후 같은날 오후 9시13분께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9일 오전 7시45분께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에서 승객들이 분주히 열차에 탑승하고 있다. 김영철 기자

이날 오전 9시를 기점으로 지하철역 내에선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일부 열차의 운행이 중단되거나 지연될 수 있습니다. 가능한 다른 교통편을 이용해주시길 바랍니다’는 안내 방송이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9시부터 전체 지하철 운행률은 평상시 대비 82%, 퇴근 시간대에는 87%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하철을 평소보다 더 오래 기다렸다는 시민들도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날 기자가 오전 9시부터 지하철 1호선 신도림역에서 종각역 방향으로 향하는 열차를 30분간 본 결과, 열차는 4~5분 간격으로 신도림역에 도착했다.

이날 오전 9시께 지하철 1호선 역곡역에서 열차를 탄 대학생 A씨는 “평소보다 열차가 오는 시간이 달라진 편”이라며 “오전 9시2분께 역곡역에 도착했는데, 10분 정도 지나서 신도림행 열차가 도착했다”고 말했다.

열차 내부가 만석인 나머지 제때 열차를 타지 못하는 승객도 있었다. 직장인 A씨는 “9시 이후면 출근 시간도 지났는데 사람들이 넘쳐나서 놀랐다”며 “당장 도착지에 늦을 일은 없겠지만, 오후부터 힘든 퇴근길이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번 파업에서 한국노총은 불참하기로 했다. 이에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지하철 파업에는 민주노총만 참여하게 됐다. 통합노조는 이날 조합원을 대상으로 낸 공지에서 “전 조합원은 정상 업무에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며 “9일 총파업 출정식은 취소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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