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재가 13경기 연속 풀타임으로 혹사를 당하고 있다
▲ 김민재가 13경기 연속 풀타임으로 혹사를 당하고 있다

▲ 김민재가 13경기 연속 풀타임으로 혹사를 당하고 있다
▲ 김민재가 13경기 연속 풀타임으로 혹사를 당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지치지 않으면 말이 안 된다. ‘괴물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혹사가 한계점까지 치닫고 있다. 체력 안배는 커녕 13경기 연속 풀타임을 돌리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독일)은 9일(한국시간) 홈구장인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4차전에서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를 2-1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조별리그 4연승을 내달린 바이에른 뮌헨은 조 1위를 굳건히 지키면서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이번 대회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라이프치히(독일)에 이어 세 번째 조기 통과 팀이 됐다. 

김민재는 어김없이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센터백 파트너인 다요 우파메카노와 마티아스 더 리흐트가 돌아가면서 부상을 당해 김민재를 중심 축으로 두고 시즌을 운용하고 있다. 이번에는 우파메카노가 김민재와 함께 최후방을 책임졌다. 

바이에른 뮌헨은 다른 포지션에도 주전 자원을 돌렸다. 해리 케인을 필두로 킹슬리 코망, 자말 무시알라, 르로이 사네가 공격을 이끌었다. 중원은 레온 고레츠카와 요슈아 키미히가 맡았다. 지난 주말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라이벌전을 치른 스타팅 멤버에서 고작 두 자리 바뀔 만큼 토마스 투헬 감독은 상당한 주전 의존도를 보여줬다. 

전반적으로 체력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실제 킥오프 이후에도 갈라타사라이의 반격에 바이에른 뮌헨이 꽤나 고생하는 모습이었다. 전반 중반에 변수까지 겹쳤다. 바이에른 뮌헨의 신형 엔진으로 에이스 면모를 보여주던 무시알라가 주저앉았다. 스스로 교체 신호를 보낼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아 토마스 뮐러가 급히 그라운드를 밟았다. 

어수선한 가운데 바이에른 뮌헨이 전반이 끝나기 전 실점 상황을 맞았다. 하킴 지예흐가 김민재가 버틴 바이에른 뮌헨 뒷공간을 파고들었고 문전으로 빠르게 패스했다. 이를 마우로 이카르디가 유효 슈팅으로 연결했는데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균형이 깨지지 않은 채 후반이 시작했고 바이에른 뮌헨이 점차 흐름을 잡아나갔다. 후반 7분에는 사네가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케인이 슈팅한 게 골대를 때렸다. 바이에른 뮌헨이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공방전 양상으로 흘렀다. 갈라타사라이도 후반 16분 이카르디가 떨궈준 볼을 루카스 토레이라가 발을 갖다대 골망을 흔들기도 했다. 

바이에른 뮌헨 입장에서는 가슴이 철렁하는 순간이었으나 비디오 판독(VAR) 끝에 토레이라가 김민재보다 더 앞서 있던 장면이 확인돼 득점이 취소됐다. 위기를 넘긴 바이에른 뮌헨은 득점을 위해 수비 라인을 더 올렸고 갈수록 김민재 혼자 최후방에 두는 원백 축구를 진행했다. 

답답하게 흘러가던 후반 35분 바이에른 뮌헨이 결국 골을 넣었다. 프리킥 상황에서 케인이 헤더골을 넣어 앞서 나갔다. 부심은 깃발을 들긴 했지만 VAR로 살펴보니 오심이었다. 케인의 골이 인정된 바이에른 뮌헨은 신을 냈고 머지않아 케인이 멀티골을 넣어 2-0으로 벌렸다. 

무실점 승리를 기대했던 바이에른 뮌헨이지만 후반 추가시간 세드릭 바캄부에게 실점했다. 바캄부의 침투를 김민재가 따라붙었으나 좁히지 못했다. 스피드가 장점인 김민재가 지친 기색이 역력했던 장면이었다. 

김민재는 이날도 풀타임이었다. 투헬 감독은 후반 27분 김민재를 쉬게 해줄 만도 한데 우파메카노를 불러들이고 콘라트 라이머를 투입했다. 수비수를 빼고 미드필더를 넣었으니 중앙서 뛰던 고레츠카가 센터백으로 내려와야만 했다. 전문 수비수가 아닌 파트너를 뒀으니 김민재가 신경쓸 게 많았다. 

이런 와중에 체력도 말을 듣지 않았다. 김민재는 지난 주말 도르트문트전에서도 경기 도중 종아리를 스트레칭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도 허벅지를 매만지면서 13경기 연속 풀타임의 피로도가 쌓여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김민재는 올 시즌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해 벌써 1,363분을 뛰고 있다. 쉬지 않으면 언제든 퍼질 수 있는 상황이다. 

김민재가 쉬려면 우파메카노와 더 리흐트의 내구도가 상승해야 한다. 겨울 이적 시장에서 센터백을 영입하더라도 남은 시간이 아직 멀다. 또한 현실적으로 봤을 때 바이에른 뮌헨이 수비수를 영입한다면 김민재가 아시안컵을 다녀와 어느정도 휴식기까지 공백을 메워줄 즉시 전력감이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김민재는 쉴 틈 없이 또 분데스리가를 누벼야 한다. 후보로 거론되는 에릭 다이어(토트넘 홋스퍼) 등 후보들의 현 기량은 김민재의 혹사를 막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를 계속 신뢰할 수밖에 없다. 지금도 대체 불가 자원인데 발롱도르를 통해 현 시점 최고 수비수에 등극했기에 의존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그런데 평점은 이런 부분을 신경쓰지 않는다. 독일 ‘아벤트 자이퉁’은 “김민재는 실점 장면에서 너무 느렸다”며 4점을 줬다. ‘RAN’도 “김민재는 전반 막바지 커버가 늦었던 장면이 있었다. 실점 상황에서도 반응하지 못했다”고 똑같은 4점을 줬다. ‘빌트’ 역시 김민재에게 4점으로 동일했다. 독일 평점은 1~5점으로 부여하며 숫자가 낮을 수록 호평이다. 

김민재가 점차 혹사 반응을 보여주면서 평가가 인색하게 변하고 있다. 급기야 바이에른 뮌헨의 레전드이자 1990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서독 우승을 이끌었던 로타어 마테우스가 김민재를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마테우스는 “우리가 기대한 기량이 아니다. 바이에른 뮌헨의 불안 요소”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기존 평가와 달라져 눈길을 끌었다. 지난 여름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를 영입하려고 할 때만 해도 마테우스는 “정말 좋은 이적이 될 것이다. 나폴리에서 환상적인 시즌을 보냈다는 것만으로도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적절한 활약을 펼칠 것”이라고 기대했었다. 

물론 김민재는 실력으로 평가를 뒤집고 있다. 투헬 감독도 김민재를 도저히 빼지 못할 정도로 실제 비중은 상당하다. 그만큼 김민재의 기량을 높이 평가한다. 

물론 독일 매체와 달리 준수하게 평가하는 곳도 있다. 김민재는 갈라타사라이를 상대로 공중볼 경합에서 3차례 승리했고, 태클 1회, 걷어내기 4회, 가로채기 1회 등 나쁘지 않은 기록을 남겼다. 빌드업의 핵심답게 패스 성공률도 94%에 달했다. 

이를 측정한 축구통계사이트 ‘풋몹’은 김민재에게 좋은 평점 7.0을 부여했다. 또 다른 통계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평점 6.7을 매겼다.

김민재는 동료들에게도 큰 신뢰를 받고 있다. 김민재가 도르트문트전을 이기고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승, 그리고 무실점”이라고 게시하자 고레츠카는 “Maschine”이라는 댓글을 작성했다. 

독일어로 ‘기계’라는 뜻이다. 최근 김민재의 활약을 고려했을 때, 너무나 잘 어울리는 별명이다. 체력 문제에도 불구하고 마치 기계 같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노이어도 댓글을 달았다. 악수를 하는 이모티콘인데, ‘김민재와 좋은 호흡을 맞추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노이어는 부동의 뮌헨 주전 골키퍼지만, 최근에서야 장기 부상을 털고 복귀했다. 그리고 이제 고작 김민재와 3경기를 함께했는데, 벌써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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