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한국시리즈 데뷔전이었다. 그의 호투 덕분에 LG 트윈스도 무려 7670일 만에 한국시리즈서 웃을 수 있었다. LG 우완 투수 유영찬이 LG 팬들에게 또 한 번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제대로 알렸다.

염경엽 감독이 지휘하는 LG 트윈스는 지난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KT 위즈와 2차전에서 5-4 승리를 가져왔다.

1차전 2-3으로 아쉽게 패했던 LG는 2차전을 역전승으로 장식하며 시리즈 전적 1승 1패를 안고 수원 원정을 떠나게 됐다.

 LG 유영찬.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LG 유영찬.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LG 유영찬. 사진(서울 잠실)=김영구 기자
LG 유영찬. 사진(서울 잠실)=김영구 기자

LG가 한국시리즈에서 승리를 거둔 건 무려 7670일 만이다. 정규 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진행한 LG는 21년 만에 한국시리즈를 치르고 있다. 마지막 한국시리즈 승리는 2002년 11월 8일 5차전 삼성 라이온즈전 8-7 승리였다.

사실 이날 경기는 LG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선발로 나선 최원태가 일찌감치 무너졌기 때문이다. 최원태는 0.1이닝 2피안타 2사사구 4실점을 기록한 후 내려갔다. 1회도 버티지 못했다.

결국 염경엽 감독은 어쩔 수 없이 불펜진을 끌어다 쓸 수밖에 없었다. 이정용(1.2이닝)을 시작으로 정우영(1.1이닝), 김진성(0.2이닝), 백승현(0.2이닝)이 경기 중반까지 버텼다. 타선도 야금야금 추격을 했다.

위기의 순간 유영찬이 팀을 구했다. 김진성 대신 올라온 백승현이 앤서니 알포드와 박병호를 잘 처리했지만, 장성우에게 볼넷을 내주고 배정대에게 안타를 맞았다. LG는 5회 2사 1, 2루 위기 상황서 유영찬을 올렸다. 유영찬의 한국시리즈 그리고 포스트시즌 데뷔전.

떨릴 수 있는 상황에서도 유영찬은 흔들리지 않았다. 문상철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리며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6회에는 오윤석 3루수 플라이, 조용호 1루수 직선타, 김상수 우익수 파울 플라이로 돌렸다. 7회에도 올라온 유영찬은 황재균 2루수 플라이, 알포드 헛스윙 삼진, 박병호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2.1이닝을 삭제했다.

 LG 유영찬.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LG 유영찬.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2.1이닝 2탈삼짐 무실점 퍼펙트. 2.1이닝을 삭제하는 데 공 22개면 충분했다. 자신의 임무를 다한 유영찬은 8회 공을 함덕주에게 넘겼다. 유영찬을 포함한 불펜진이 힘을 낸 LG는 6회 오지환의 추격포, 7회 김현수의 1타점 2루타 그리고 8회 박동원의 역전 결승 투런홈런에 이어 9회 마무리 고우석의 완벽투로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염경엽 감독도 유영찬의 호투를 두고 “사실 한 이닝이 비어 있었다. 투구 수가 14개밖에 안 됐고 구위가 나쁘지 않아서 한 이닝 더 끌고 갔다. 완벽하게 막아줬다. 역전의 발판이 됐다”라고 칭찬했다.

배명고-건국대 출신으로 20 2차 5라운드 43순위로 LG에 입단한 유영찬은 2020시즌이 끝난 후 곧바로 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잠시 팀을 떠났다. 올 시즌이 1군 데뷔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67경기에 나서 6승 3패 1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 3.44를 기록하며 LG의 필승 불펜 일원으로 활약했다.

정규 시즌에 보여준 존재감을 중요한 한국시리즈 무대에서도 보여주며 올 시즌 활약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또 한 번 입증했다. 이날 데일리 MVP는 박동원이다. 그렇지만 유영찬 역시 그에 못지않은 존재감을 보여줬다.

 LG 유영찬. 사진(서울 잠실)=김영구 기자
LG 유영찬. 사진(서울 잠실)=김영구 기자

이후 있을 경기에서도 유영찬의 호투를 기대해 본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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