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탈의실 옷장을 털었다가 수감됐던 남성이 같은 방식의 범행으로 또다시 경찰에 붙잡혔다. 잠금 패턴을 ‘ㄱ’, ‘ㄴ’, ‘Z’ 등으로 쉽게 해 둔 스마트폰을 노려 수천만 원에 달하는 돈을 가로챘다.

8일 연합뉴스TV와 MBC 등 보도에 따르면 40대 남성 A씨는 지난 9월부터 이달 초까지 경남 진주의 대중목욕탕 6곳에서 이런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목욕탕 옷장 절도로 수감됐다가 지난 2월 출소한 A씨는 지난 9월 진주의 한 대중목욕탕에서 미리 준비한 도구를 이용해 손쉽게 탈의실 옷장 문을 열었다

휴대전화와 지갑을 훔친 A씨는 목욕탕을 빠져나와서는 곧장 훔친 휴대전화 잠금을 풀었다. 그의 범행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며칠 뒤 그는 은행 ATM기에서 훔친 카드로 현금을 인출했다. 그뿐만 아니라 훔친 휴대전화로 카드사에 전화를 걸어 카드 주인인 척 거짓말을 하며 비밀번호를 초기화하기도 했다. 훔친 지갑에 있던 신분증으로 본인 인증도 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대다수 휴대전화 잠금 패턴이 ‘ㄱ’ ‘ㄴ’, 알파벳 ‘Z’ ‘N’ 등 단순해서 쉽게 풀렸다고 진술했다.

이렇게 현금 인출, 대출 혹은 현금 서비스를 받은 A씨는 총 4500여만 원을 가로챘다.

한 피해자는 “핸드폰에 인증번호 문자가 많이 와 있었다. 현금 인출한 게 600만원, 대출 300만원, 총 900만원 해서 갔더라”라고 털어놨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훔친 현금을 생활비와 도박비로 썼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A씨가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스마트폰 잠금 패턴은 쉽게 풀 수 없는 것으로 설정하고 휴대폰에 신분증과 카드를 같이 보관하는 경우는 가급적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생일, 전화번호, 단순 숫자(12345) 등은 쓰지 말아야

나이가 들수록 본인도 가끔 핸드폰이나 통장의 비밀번호를 자주 잊어버려 생일이나, 1234 등 단순하게 설정하는 경우가 있다.

핸드폰 패턴을 한글 자음이나 알파벳으로 설정하는 것도 이 같은 경우다. 그러나 이런 경우 핸드폰이나 통장 분실시 범죄에 취약할 수 있다. 따라서 쉽게 풀 수 없는 패턴을 지정해야 하며 통장이나 카드 비밀번호 또한 쉽게 유추할 수 없는 번호로 지정해야 한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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