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희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국민의힘이 9일 야당의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 강행 처리를 막기 위해 추진하려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위한 무제한 토론)를 전격 철회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 표결을 준비하는 야당에 여지를 주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필리버스터라는 소수당의 반대토론 기회마저도 국무위원 탄핵에 활용하려는 악의적인 정치적 의도를 묵과할 수 없다”며 “악법에 대해 국민에게 소상히 알리고 호소하고 싶었으나 방송통신위원장을 탄핵해 국가기관인 방통위의 기능을 장시간 무력화시키겠다는 나쁜 정치적 의도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선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이 위원장 탄핵소추안이 보고됐다. 국회법상 탄핵소추안은 보고 후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무기명 투표로 표결을 진행해야 한다.

문제는 여당이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 강행 처리를 막기 위해 추진하려던 필리버스터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24시간이 지나도록 본회의가 계속되는 만큼 민주당이 탄핵소추안 표결에 나설 수 있게 된다. 탄핵소추안은 72시간 이내 본회의가 열리지 않으면 자동으로 폐기되는 만큼, 국민의힘은 야당이 표결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차단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이동관 방송통신 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희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 위원장을 지키기를 위해 반대 토론 권한을 내려놓는 것을 보면서 이런 꼼수까지 쓰는구나 생각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사실 예상하고 있었고,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거나 조기 종료해서 사실상 탄핵안 처리를 무산시킬 가능성에 대해서도 원내 시나리오에 있었다”며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탄핵안의 72시간 내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최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김 의장이 본회의 개최를 받아들이지 않을 시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 내 여러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 위원장을 포함 검사 2명에 대한 탄핵안을 정기국회 내 꼭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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