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B737-800-horz
왼쪽부터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항공기. /각 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돌발 변수 없이 마무리된다면 다음에는 양 사 계열인 저비용항공사(LCC)들의 통합이 기다리고 있다.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얘기다. 현재 이들의 항공기를 모두 합치면 54대다. 아시아나 여객기가 67대임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대형 LCC의 탄생이다. 다만 노선이 상당수 겹칠 뿐 아니라,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이 투자 없이 버텨 온 상태라 통합 후 경쟁력 있는 모습을 갖추는 데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각 사의 항공기 보유 대수는 진에어 27대, 에어부산 21대, 에어서울 6대다.

올 3분기 실적발표를 마친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항공 수요의 복귀로 모두 큰 폭의 성장을 이뤘다. 이 기간 진에어는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85% 증가한 3225억원을,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해 326억원을 기록했다. 에어부산의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95.8% 증가한 2305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434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이 중 에어부산은 김해공항을 중심으로 노선을 확장한다는 특징이 있다. 각 지역민의 교통 편의를 고려했을 때 세 항공사의 통합도 이를 고려해 노선 등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는 인천·김포 뿐 아니라 부산에서 출발하는 노선도 다수다.

통합 시점까지 아시아나 계열의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노선 확장 등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항공사 경쟁력은 운영 가능한 항공기 숫자가 핵심이다. 올해만 하더라도 진에어는 6월 항공기 1대를 도입했으며, 연말에 들여오려던 나머지 2대는 내년 초에 들여온다는 계획을 세웠다. 에어부산은 올해 항공기 신규 도입이 없었고 내년은 미정이다. 에어서울 역시 올해 새로 들여온 항공기는 없었다.

동시에 아시아나 화물사업을 LCC 업계에서 인수한다면 3사의 ‘통합 LCC’ 이외에 거대 화물사업을 벌이는 또다른 우량 LCC가 탄생한다.

아시아나의 화물기는 11대로 2분기 화물사업 매출은 3765억원이다. 이 기간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의 매출이 3698억원이었다. 화물 사업 영업망이 그대로 이관되고 운임이 현재와 비슷하다는 전제 아래 LCC 중 한 곳은 제주항공 수준의 매출을 가져가게 되는 셈이다.

다만 아시아나 화물 인수는 조만간 결정이 나게 되지만,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의 통합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이 EU에 제출한 시정조치안은 오는 1월께 승인 여부가 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합병기일을 2024년 12월 20일로 예정했다. 세 항공사의 통합과정은 최소한 그 이후에 시작하며, 부산 시민사회단체 사이에서는 에어부산을 분리매각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어 지역민 설득 과정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규모에 비해 많은 항공사가 있었기 때문에 세 개 사 통합으로 업계 전체가 정리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3개사가 온전히 합쳐지는 게 아니라 중복 노선 등을 정리하고 기재 정비 시스템 등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몸집은 일부 축소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