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됨에 따라 현재의 화학 공장을 대체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미생물 세포공장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미생물 세포공장으로 활용할 미생물을 개량하기 위해선 미생물이 가진 유전자의 발현을 증폭 또는 억제해 유용한 화합물을 생산하도록 미생물 대사 메커니즘을 개량해야 하지만, 어떤 유전자를 증폭하고 억제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지금까지 어려운 문제로 남아있다.

카이스트(KAIST) 이상엽(사진) 특훈교수 연구팀은 아이브릿지(iBridge)라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개발, 미생물 공장을 적은 비용으로 빠르고 효율적으로 구축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상엽 특훈교수가 창시한 시스템 대사공학은 유전공학, 합성생물학, 시스템생물학, 발효공학 등을 접목해 개량한 미생물을 이용해 유용한 화합물들을 생산하는 분야다. 미생물을 목표로 하는 유용한 화합물을 생산하도록 개량하기 위해선 미생물의 유전자들을 삭제, 발현억제, 과발현 등이 필수적이지만, 이를 일일이 실험적으로 확인하지 않고서는 여전히 전문가조차 판별하기 어려워 많은 시간과 자원이 소모된다.

연구팀은 아이브릿지(iBridge)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세 가지의 유용한 화합물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생산하는 대장균 미생물 세포공장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많은 화장품에서 보습제 역할을 하는 판테놀, 나일론의 원료인 퓨트레신, 항균성 식품첨가제인 4-하이드록시페닐젖산 등을 생산하는 대장균 균주를 개발하고, 아이브릿지를 활용해 세계 최고 농도로 이들 화합물을 생산하는 공정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들 세 가지 외에도 산업적으로 유용한 화합물 298여종의 미생물 공장을 구축하기 위한 과발현 및 억제 유전자들을 예측해 제시했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이 시뮬레이션은 기존 화학 공장을 친환경 미생물 공장으로 대체하는 시기를 앞당기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셀(Cell)이 발행하는 ‘셀 시스템즈(Cell Systems)’ 11월 6일 온라인 게재됐다.

구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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