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원 맥신-탄화 붕소 복합체가 중성자를 차폐하는 모습을 묘사한 모식도.[UN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방사선에 포함된 위험한 빛줄기인 중성자를 더 효율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다양한 물질의 표면에 저렴하게 적용할 수 있어 중성자 차폐 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반도체 소재·부품대학원 및 신소재공학과 권순용 교수팀은 방사선에 포함된 중성자를 막을 수 있는 차폐막을 개발했다. 개발된 차폐막은 큰 면적에 사용 가능하며 가볍고 유연하다.

권순용 교수는 “개발한 맥신-탄화 붕소 복합체 차폐막은 수십 마이크로미터 두께로 기존 상용 물질 대비 1000배 이상 얇고 페인트를 칠하듯 다양한 표면에 손쉽게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사선에 포함된 중성자는 원자력 발전, 의료기기, 항공·우주산업 등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유출되면 다른 원자들과의 상호 작용으로 전자기기 혹은 생명체에 예측하지 못한 현상을 유발하는 매우 위험한 입자다.

연구팀은 2차원 나노물질인 맥신(MXene)의 모체인 맥스(MAX phase)와 맥신을 직접 합성했다. 여기에 중성자를 흡수할 수 있는 탄화 붕소를 잘게 쪼개 맥신층 사이에 삽입하는 기술을 고안했다. 이를 바탕으로 큰 면적의 유연하고 가벼운 필름을 개발했다. 개발된 혼합물을 다양한 표면에 적용할 수 있는 페인팅 기술 또한 개발했다.

권순용(왼쪽부터) 교수, 한주형 연구원, 석시현 연구원.[UNIST 제공]

한주형 신소재공학과 연구원는 “맥신과 탄화 붕소의 특성을 조절해 두 물질의 혼합용액 안정성을 향상시켰다”며 “안정화된 맥신-탄화 붕소 혼합용액으로 큰 면적의 가볍고 유연한 차폐막을 만들었고, 실험을 통해 다양한 물체의 표면에 페인트처럼 적용 가능함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개발된 중성자 차폐막은 내부에 기포 구멍이 수십 나노미터에 불과할 정도로 치밀한 구조를 가진다. 즉, 기존에 사용됐던 고분자 기반의 복합체와 비교해 우수한 기계적 성질을 나타낼 수 있다. 열처리 등 추가적인 과정이 필요하지 않아 불순물이 들어가지 않은 순수한 혼합 구조체 제조가 가능하다.

코팅막을 입힌 나일론 복합체는 2만 번 이상의 굽힘 테스트에서도 최대 98%까지 원형을 유지하며 그 안정성을 보였다. 또 밀리그램 단위의 탄화 붕소 사용에도 높은 중성자 차폐율(30mg 사용 시 40%)을 보여 그 우수성을 입증했다.

권순용 교수는 “새로 개발한 복합체 제작 기술은 실용적이고 복합한 장비나 공정이 필요하지 않지만, 원하는 두께와 면적을 가지는 중성자 차폐 코팅막을 쉽게 구현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맥신 소재 코팅기술의 가능성을 확장해 다양한 분야에서의 응용을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10월 31일자로 온라인 출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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