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 CI 신세계그룹 CI 롯데쇼핑 CI

국내 유통 대기업들이 리빙 사업 재조정에 돌입했다. 엔데믹 전환 이후 리빙 수요 감소, 부동산 시장 침체가 맞물리며 반등 계기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매장 출점부터 상품기획(MD)까지 전반적인 사업 방향을 수정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통 대기업들이 야심차게 리빙 사업 투자를 진행했지만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백화점그룹에 인수된 지누스는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70.1% 줄어든 32억원에 그쳤다. 매출 8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에서 주요 고객사 발주가 감소한 것이 원인이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6701억원, 누적 영업이익은 167억원으로 각각 20.3%, 65.4% 감소했다.

롯데가 투자한 한샘 또한 실적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샘은 3분기 누적 매출 1조465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지난 2분기부터 2개 분기 연속 흑자로 수익성을 회복하고 있지만 줄어든 외형을 키우지 못하고 있다. 연 매출 2조원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신세계그룹 편입 6년차 신세계까사는 3분기도 적자가 유력하다. 지난해 1분기 흑자 전환 이후 5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김홍극 대표 부임 이후 매출도 줄어들고 있다. 신세계까사 상반기 누적 매출은 107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3.6% 감소했다.

유통 3사는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리빙 사업 확대 의지를 보인 바 있다. 롯데는 지난 2021년 사모펀드 IMM PE의 한샘 인수전에 참여하며 현재까지 약 3400억원을 투입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해 그룹 역대 최고 인수자금 8790억원을 투입해 지누스를 인수했다. 신세계는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신세계까사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1년 새 총 600억원을 지원했다.

유통 3사는 리빙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전략 수정에 돌입했다. 신세계까사는 까사미아 단일 브랜드에서 멀티 브랜드로 접점을 넓히고 있다. 수면 브랜드 ‘마테라소’, 펫가구 브랜드 ‘몽스’ 등이 대표적이다. 마테라소의 경우 지난달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에 단독 매장을 오픈했으며 내년까지 3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신세계까사 온라인 플랫폼 ‘굳닷컴’은 그림, 뷰티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MD 구성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일 압구정 본점에 약 1155㎡(350평) 규모의 하이엔드 리빙관을 선보였다. 현대리바트는 지난달 프리미엄 가구 라인 ‘마이스터 컬렉션’을 출시했다. 중·저가형 상품 위주인 지누스는 300만원대 프리미엄 매트리스 ‘시그니처H1’을 내놓았다.

롯데는 대형 리빙 전문관 ‘메종의왕’ 설립 계획을 취소하고 콘셉트 변경을 검토 중이다. 부진한 리빙 시장을 공략하기 보다는 인근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의왕점(타임빌라스)와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리빙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3사 모두 외형 성장 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며 “과도한 출점이나 신제품 출시 보다는 객단가를 높이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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