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주춤한 롯데, 마트·슈퍼가 살렸다
‘유럽의 크리스마스 상점거리’를 재현해 연출한 크리스마스 테마 ‘My Dearest Wish’로 꾸며진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사진 제공=롯데백화점

롯데쇼핑(023530)이 고금리·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소비 심리 둔화 여파로 올해 3분기 실적 성장을 이뤄내지 못했다. 하지만 마트와 슈퍼, 하이마트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4분기 이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회사는 핵심 점포 경재력 강화와 해외 복합쇼핑몰 사업 활성화, 통합 소싱(구매) 품목 확대 등을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를 늘려나갈 구상이다.

롯데쇼핑은 연결 기준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줄어든 3조 7391억 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5.3% 감소한 1420억 원으로 집계됐다.

롯데쇼핑이 이처럼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 든 데는 얼어붙은 소비 심리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신세계와 현대백화점그룹도 역성장을 막지는 못했다. 이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신세계가 23.4%, 13.9%, 현대백화점그룹의 경우 26.8%, 19.8% 줄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물가 상승으로 수도광열비, 인건비 등이 증가한 것도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작년 3분기에 기록한 호실적에 따른 역기저 현상도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

사업부별로 살펴보면 백화점은 9월까지 이어진 더운 날씨가 악재였다. 가을·겨울 상품 판매가 부진하고 고정비 증가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매출은 2.0% 줄어든 7530억 원, 영업이익은 31.8% 감소한 740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해외 점포의 경우 기존점과 올해 9월 오픈한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좋은 성적을 거두며 매출이 늘었다.

마트와 슈퍼의 수익성은 기존점 매출 신장과 통합 소싱 성과에 힘입어 개선됐다. 마트와 슈퍼의 매출은 15170억 원, 3470억 원으로 각각 2.8%, 1.3%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마트의 경우 510억 원으로 57.3%, 슈퍼는 140억 원으로 146.6%나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외식 물가가 오르면서 내식 수요가 늘어나 신선 식품 및 주류를 중심으로 양사 모두 기존점 매출이 신장됐다”며 “영업이익은 상품 통합 소싱에 따른 성과로 매출총이익률이 개선돼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하이마트는 고마진 상품 매출 비중 확대로 영업이익이 늘어났다. 매출은 7259억 원으로 16.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62억 원으로 5179.9% 수직 상승했다.

홈쇼핑은 산업의 침체 분위기와 맞물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했다. 매출은 2190억 원으로 14.3% 줄어들었고 영업이익은 80억 원 손실로 적자전환했다.

롯데쇼핑은 4분기 이후 실적에 큰 기대를 나타냈다. 우선 백화점은 국내 핵심 점포의 경쟁력 강화와 해외 복합쇼핑몰 사업 활성화를 통해 총력을 쏟는다. 마트와 슈퍼는 통합 소싱 품목 확대를 통한 품질·가격 경쟁력 강화,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 등을 통해 넘버원 그로서리 마켓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하이마트는 점포 리뉴얼을 통한 경쟁력 강화와 홈 토털 케어 서비스, 자체 브랜드(PB) 제품 강화를 통해 실적 성장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홈쇼핑은 벨리곰과 같은 지적재산권(IP) 사업 강화를 통해 뉴미디어 커머스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김원재 롯데쇼핑 재무본부장은 “마트와 슈퍼, 하이마트의 수익성 개선 노력이 성과로 나타났다”며 “고객 중심 경영으로 장기적인 성장을 이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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