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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의 3분기 실적은 중요하다. 주요 수장인 김상현 롯데유통군HQ 총괄대표 부회장을 비롯해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나영호 롯데온 대표 등이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의 2024년 정기 임원인사가 오는 22~23일쯤 예상되는 만큼 3분기 성적표는 이들의 거취를 결정짓는 주요 잣대가 될 전망이다.

9일 롯데쇼핑은 연결 기준으로 올 3분기 매출 3조7391억원, 영업이익 142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6.8%, 5.3% 감소했다고 밝혔다. 올 3분기까지 누계 기준으로는 매출 10조923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5%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4.4% 증가한 3060억원을 기록했다. 김원재 롯데쇼핑 재무본부장은 “2023년 3분기에는 고금리, 고물가 현상에 따른 경기 침체 및 가계소비 심리둔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마트와 슈퍼, 하이마트 등에서 수익성 개선 노력이 유의미한 성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마트와 슈퍼는 상품 통합 소싱으로 매출총이익률이 개선되며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마트는 3분기까지 영업이익 800억원을 거두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9.9%가 올랐다. 슈퍼도 24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같은 기간 20억원에서 무려 1496%가 증가했다.

홈쇼핑과 컬처웍스 등이 산업전반의 침체 영향으로 힘을 쓰지 못하면서 롯데쇼핑의 실적이 전년과 달리 다소 주춤하지만 김상현 부회장의 성과는 이미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다. 부진이 길어지고 있던 롯데쇼핑의 구원투수로 2022년 투입돼 오프라인 매장을 재단장 하고 비효율적인 온라인 사업을 정리하면서 롯데쇼핑의 반등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이례적으로 CEO IR 데이를 열고 2026년까지 영업이익 1조원 달성 목표를 제시하며 시장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내년 3월이 임기 만료이지만 교체 가능성은 낮다. 다만 그룹 안팎으로 HQ조직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아 그룹 내에서의 역할이 바뀔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도 김상현 부회장과 함께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올 들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16.7% 줄었으나 지난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이후 3년 만에 매출액 3조원을 재달성했다. 영업이익도 42.9%나 오른 4980억원을 기록했다. 백화점 수장 취임 후부터 꾸준히 고급화를 강조, 잠실점과 강남점의 리뉴얼을 주도하며 콘텐츠를 강화한 게 주요했다.

올해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있고 있어 영업이익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집객성 콘텐츠 도입으로 본점과 잠실점을 비롯한 대형점이 매출이 견인했다는 점에서 정 대표의 성과는 입증된 셈이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 역시 올 3분기까지의 영업이익이 각각 19.2%, 16.9% 감소한 바 있다.

문제는 롯데e커머스사업군이다. 다만 올해 버티컬서비스(전문관몰)를 중심으로 거래액이 성장하며 매출 확대와 수익성이 개선되며 3분기까지 영업손실 640억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적자폭을 줄였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적자 개선과 함께 지난해 3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매출액 신장세를 이어가 성장과 수익성도 모두 잡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점유율에서 한자릿수에 그치며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약점이다. 쿠팡의 로켓배송, 네이버의 적립금 등 차별화할 경쟁력 부재도 풀어야 할 숙제다. 지난 10월부터 가수 이효리를 모델로 기용해 버티컬 통합 멤버십을 론칭하면서 점유율 확대에 시동을 걸고 있지만 효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등 유통기업 모두 이번 인사에서 대표이사 교체카드를 꺼내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물론 인사는 뚜껑이 열리기 전까지는 알 수 없지만 롯데 역시 위기극복을 위해 조직축소 등의 변화를 주는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여 이들의 거취도 알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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