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재명 수사 검사 이정섭 탄핵

“위법 사실” 주장했지만, 입증 안 돼

김기현 “검찰 길들이려 탄핵안 남용”

이원석 “겁박·협박·방탄 탄핵” 규정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후 국회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탄핵 남발 더불어민주당 규탄대회'에서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후 국회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탄핵 남발 더불어민주당 규탄대회’에서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끝내 손준성·이정섭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을 강행했다. 해당 검사들의 위법 행위가 있다는 주장이지만, 속내는 이재명 대표를 수사한 검찰을 향한 보복 및 길들이기라는 게 국민의힘의 판단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검찰을 정치권력 앞에 무릎 꿇리고 길들이기 위해 탄핵소추권을 무분별하게 남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9일 오후 민주당은 비공개 의총을 마친 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을 비롯해 손준성·이정섭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탄핵안 본회의 보고를 통해 표결을 압박하면서 국민의힘은 이날 예고했던 노란봉투법·방송법 등에 대한 필리버스터까지 포기했다.

국회법 130조에 따르면, 탄핵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해야 하며 이 기간 내에 표결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된다. 만약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진행해 본회의를 이어가게 될 경우, 24시간이 도과한 시점에서 민주당이 필리버스터를 중단시키고 탄핵안 표결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 중단은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 의결로 가능하다.

이날 본회의 중간 취재진과 만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를 통해 소수당에게 반대의 기회를 주겠다는 민주주의 근본정신을 훼손해가면서까지 정쟁으로 몰고 가겠다는 21대 국회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며 “4대 악법에 대해 소상히 설명드릴 기회를 (탄핵과 같은) 불가피한 사유로 포기한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고 분루를 삼켰다.

특히 민주당의 보고한 탄핵안에 일선 검사 두 명이 포함돼 논란이 되고 있다. 민주당 의도대로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 지난 9월 안동완 차장검사에 이어 헌정 사상 두 번째다. 이 가운데 이정섭 차장검사는 수원지검에서 근무하며 쌍방울 대북송금 및 쪼개기 후원금 의혹, 경기지사 법인카드 유용 수사 등을 지휘한 인사로 이재명 대표 ‘방탄 탄핵’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물론 민주당은 이 차장검사가 국가공무원법·청탁금지법 등을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윤영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위법 행위가 분명하고 비위 혐의가 명백하다”고 했다. 하지만 탄핵은 공직자의 직무집행 과정에서 명백하고도 ‘중대한’ 헌법과 법률 위반이 있어야 한다. 손 검사는 물론이고 이 검사의 혐의가 이에 해당하는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민주당도 논란을 우려한 듯 의원총회 논의를 거쳐 당초 탄핵 대상 검사 4명 중 2명은 제외했다. 헌법재판소에서 기각이 된다면 방탄 혹은 국정 방해를 목적으로 거대 정당의 힘을 남용했다는 역풍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민주당은 2021년 헌정 사상 최초로 법관 탄핵안을 국회에서 처리했지만 헌재에서 각하돼 비난을 자초했었다.

이날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김기현 대표는 “대선 패배 이후 걸핏하면 나오는 민주당의 탄핵 주장에 이젠 넌덜머리가 날 지경”이라며 “국가와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정부 흔들기, 대통령 비난에만 집중하는 야당의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기 짝이 없다”고 혀를 찼다.

본회의 직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탄핵 남발 민주당 규탄대회’에서도 김 대표는 “민주당이 검찰을 정치권력 앞에 무릎 꿇리고 길들이기 위해 검사 탄핵소추권을 무분별하게 남용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정치적 유불리에만 매몰돼 헌정과 국정을 마비시키고 민생을 인질 삼고 있는 상식을 포기한 무책임한 집단”이라고 지적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날 퇴근길 대검찰청 청사 앞에서 “민주당의 검사 탄핵은 검사의 당대표 수사에 대한 보복 탄핵, 검사를 겁박하고 검찰을 마비시키려는 협박 탄핵, 당대표의 사법 절차를 막아보려는 방탄 탄핵”이라며 “검사들을 탄핵하지 말고 이 대표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책임진 나를, 검찰총장을 탄핵하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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