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9일(현지시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경고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 국채금리 급등세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20.33포인트(0.65%) 내린 3만3891.94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35.43포인트(0.81%) 떨어진 4347.3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28.97포인트(0.94%) 하락한 1만3521.45에 마감했다.

S&P500에서 11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특히 헬스 관련주의 낙폭이 2%를 웃돌았다. 듀오링고는 연간 매출 전망치를 상향한 후 전장 대비 21%이상 급등했다. 버진 갤럭틱 홀딩스는 비용절감 이니셔티브 발표 후 19%이상 뛰었다. 핀테크 기업 어펌홀딩스는 기대를 웃도는 매출을 공개하며 14% 올랐다. 반면 AMC 엔터테인먼트는 추가 주식 매각 계획을 공개하며 14%가까이 하락했다. 테슬라는 HSBC가 목표주가를 하향하며 5%이상 떨어졌다.

투자자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공개된 파월 의장의 발언, 미 재무부의 30년물 국채입찰, 국채 금리 움직임 등을 주시했다. 파월 의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콘퍼런스에 참석해 현재 통화정책이 물가안정 목표 2%를 달성하기에 “충분히 제약적인지 자신할 수 없다”면서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할 경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2연속 동결 결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Fed의 테이블 위에 인상 옵션이 놓여있음을 확인하면서 시장이 기대해온 금리 인상 종료 선언은 시기상조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앞서 Fed는 이달 1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기존 5.25~5.5%로 동결한 상태다.

파월 의장은 최근 확인된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몇달간의 견조한 지표로 인해 오판할 위험”을 지적했다. 또한 그는 “물가안정 회복을 위한 싸움은 갈 길이 멀다”면서 “2% 목표 달성을 향한 지속적인 진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경계감을 표했다.

시장에서는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을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으로 해석했다. 전날까지 각각 8거래일, 9거래일 연속 랠리를 이어온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파월 의장의 발언과 함께 낙폭을 확대했다. 전혀 새로운 내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날 30년물 국채 입찰 결과에 대한 실망감 등이 반영돼 시장의 동요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채권시장에서 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뉴욕채권시장에서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12bp이상 뛴 4.63%선에서 움직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5%를 재돌파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마이클 아론은 “국채금리 변동성이 증시를 지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전장 대비 0.3%이상 오른 105.9선을 나타냈다.

스파트란 캐피털 증권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시장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이)다시 매파적 관점을 취하고 있다”면서 “모든 발언을 합하면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 종료를 기대하는) 시장에 너무 안주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 이는 증시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웰스파고 시큐리티스의 안젤로 마노라토스 전략가는 “Fed는 마지막 단계에 있다”면서 “이 시점에서 그의 발언은 본질적으로 금리 인상을 끝냈고, 내년 중반에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우리의 견해를 바꾸지 못했다”고 짚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동결 가능성을 85%이상 반영 중이다. 전날 90%대에서 낮아진 수치다. 베이비스텝 전망은 14%선에 그쳤지만 파월 의장의 발언이 공개되기 전 9%선에서 높아졌다.

이날 개장전 공개된 주간 실업지표에서는 미국에서 2주 이상 일자리를 찾지 못한 실업자가 7주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83만4000건으로 전주 대비 2만2000건 증가했다. 다만 지난주 실업자는 21만7000건으로 전주 대비 3000건 줄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2만건)를 밑돈다.

국제유가는 3거래일만에 반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41센트(0.54%) 오른 배럴당 75.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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