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들 모여 인산인해

문재인 대통령과 포옹하고

저서 ‘디케의 눈물’은 매진

“동행감사” “성원에 여기까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저서 '디케의 눈물'이 9일 오후 경남 양산 하북면 평산책방에 전시돼 있다. ⓒ데일리안 김은지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저서 ‘디케의 눈물’이 9일 오후 경남 양산 하북면 평산책방에 전시돼 있다. ⓒ데일리안 김은지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최근 ‘가족 도륙’과 이에 따른 ‘명예 회복’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비법률적 방식으로 자신을 소명해야 할 본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총선 출마를 시사한 듯한 발언이었는데, 때마침 문재인 전 대통령이 책방지기를 하고 있는 ‘평산책방’에서 열린 조국 전 장관의 사인회에는 수백 명의 지지자들이 몰려들었다.

조 전 장관은 9일 오후 경남 양산 하북면 평산책방에서 검찰에 맞선 자신의 호소를 다룬 에세이 ‘디케의 눈물’ 저자 사인회를 열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결합하면서 사인회의 열기는 더욱 고조됐다.

특히 조 전 장관의 옷차림이 눈에 띄었다. 더불어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으로 착장을 온통 도배했기 때문이다. 파란색 코르듀이 쟈켓, 하늘색 셔츠, 청바지, 파란 운동화까지 모두 민주당을 상징하는 색으로 가득했다. 마치 민주당 후보자로 총선에 출마해 당선이 되는 것이 ‘비법률적 방식으로 명예회복을 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과 같이 느껴졌다.

최근 정치권에는 조 전 장관이 총선에 출마하면 ‘호남 신당’을 창당하거나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던 상황이다.

만약 출마를 한다면 후보지로는 그가 교수를 지냈던 서울대가 있는 서울 관악, 민주당세가 강한 호남 그리고 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양산, 또 자신의 고향인 부산 등이 오르내렸다.

다만 이날 조 전 총장은 사인회 시작부터 취재진들에게 오늘은 자신의 거취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조 전 장관은 취재진에게 질문을 받지 않는 대신 지지자들을 향해선 “앞으로 열심히 또 살아보겠다”라는 말을 전했다. 조 전 장관은 모여든 지지자들을 향해 “여러모로 부족한 사람인데 책 구매와 사인을 통해 나에 대해 많은 위로와 격려를 해주셔서 너무 고맙고, 그런 성원 덕분에 여기까지 온 것 같다”라며 이와 같이 말했다.

여기에 현장을 찾은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그를 끌어안으면서, 사실상 이날 일정이 조 전 장관의 ‘총선 출마 신고식’이 아니었느냐는 평가까지도 나온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인을 받으려는 인파가 9일 오후 경남 양산 하북면 평산마을 평산책방 근처에 길게 줄을 서 있다. ⓒ데일리안 김은지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인을 받으려는 인파가 9일 오후 경남 양산 하북면 평산마을 평산책방 근처에 길게 줄을 서 있다. ⓒ데일리안 김은지 기자

그는 저서 ‘디케의 눈물’ 서문에서도 “내가 다시 힘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이름 없는 시민들이 수없이 보내준 응원과 격려, 진보와 보수를 떠나 ‘멸문지화’를 당하고 있는 한 개인과 가족에게 보여준 시민들의 위로와 연민 덕분”이었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고 현재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이날 조 전 장관은 책 ‘디케의 눈물’에 이름을 포스트잇으로 붙여와 사인을 요청하는 이들에게 ‘동행감사!’라는 글을 적으며 인사를 했다. 조 전 장관은 사인을 하고는 “감사하다” “고맙다” 정도의 말을 지지자들에게 전했다. 다만 어린이들이 동행한 경우에는 “건강하라”라 당부를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중간 중간에 지지자들은 “힘내라”라며 그를 응원했다.

현장을 깜짝 방문한 문 전 대통령은 등장과 동시에 조 전 장관을 포옹했고 이어 두 사람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대화를 이어갔다.


문 전 대통령이 책이 잘 나가고 있는지를 궁금해하는 기색을 보이자 사인회를 진행하던 관계자는 “책이 다 절판(매진)이다”라고도 응답했다. 또 조 전 장관은 사인회를 하던 자리를 문 전 대통령에게 양보했지만, 문 전 대통령은 웃으며 “사인회를 계속하라”라며 자리를 고사하기도 했다.

취재를 위해 평산책방에 도착하자 맞닥뜨렸던 것 역시 지지자들의 ‘디케의 눈물’ 현장 구매 열기였다. 책방 안은 그의 저서를 구매하고 사인회 홍보물과 기념촬영을 하는 이들로 가득 찼다. 밖으로는 계속해 사람들이 도열하더니 나중에는 ‘동네 한바퀴’를 방불케 하는 만큼까지 불어났다. 기자도 혹시나 조 전 장관으로부터 한마디라도 더 들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 사전에 책을 구매했지만, 워낙 많은 인파 탓에 사인을 받는 것을 진즉 포기해야 했다.

사인회 줄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자 여러 차례의 브레이크타임도 이어졌다. 사인회 중반부가 지나고서는 ‘1인당 여러 권의 책의 사인을 해주기는 힘들다’며 관계자가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사인회는 오후 2시 5분쯤부터 시작했는데, 1시간 30분 정도가 지나서야 그제야 줄이 줄어들고 있다는 느낌이 오기 시작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9일 오후 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경남 양산 하북면 평산책방에서 열린 조 전 장관의 사인회 현장에서 만남을 갖고 있다. ⓒ데일리안 김은지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9일 오후 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경남 양산 하북면 평산책방에서 열린 조 전 장관의 사인회 현장에서 만남을 갖고 있다. ⓒ데일리안 김은지 기자

조 전 장관의 사인회를 찾은 사람 중에는 여성 비중이, 그중에서도 중년이 상당히 많은 모습이었다. 조 전 장관이 등장하자 ‘꺄아’하고 비명을 지르는 사람도 있었다. 조 전 장관에게 분홍색 안개꽃과 장미꽃으로 이뤄진 꽃다발을 전달하는 지지자도 있었다.

현장에는 이미 초반에 사인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있는 이들도 대부분이었다. 문 전 대통령이 올 것이라 예상하고, 문 전 대통령이 책방을 찾을 시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서였다.

조국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현장을 찾은 이들 중에는 조 전 장관과 문 전 대통령을 동시에 응원하는 이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이날 문 전 대통령은 취재진을 향해 조 전 장관의 거취와 관련한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지지자들을 위한 짤막한 인사 멘트를 건넨 조 전 장관은 밖에서 사인을 이어가고, 실내로 자리를 옮긴 문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며 시간을 보낼 뿐이었다. 동시간 대에 같은 지지자들을 한 공간에서 만나고 있는 풍경 자체가 ‘묵언의 지원사격’과 같이 여겨졌다.

조 전 장관은 바로 이튿날인 10일 부산에서 북콘서트를 연다. 앞서 열린 사인회에서 문 전 대통령의 지원사격을 받으면서, 부산 북콘서트 자리에서 자신의 총선 출마 여부와 함께 최근의 정국 상황에 대한 입장을 밝힐 지에 더욱 큰 관심이 쏠리게 됐다.

조 전 장관은 다음달 4일에는 광주 북콘서트 일정도 예고했다. 그동안 조 전 장관의 북콘서트는 독자 위주로 진행했지만 광주 행사에는 이례적으로 언론을 초청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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