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핵심 근거지인 ‘군사 구역’까지 진격한 이스라엘군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가자지구에서 지상전에 착수한 지 2주 만에 하마스 정보·작전의 심장부를 장악하면서 지상작전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가자지구 중심도시 가자시티에서 하마스 소탕을 위한 시가전에 돌입한 이스라엘군이 이른바 군사 구역으로 불리는 하마스의 핵심 근거지에서 작전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에 “162사단이 가자시티에 있는 하마스의 군사 구역에서 작전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시티 내 알-시파 병원 인근에 있는 군사 구역은 하마스 정보·작전의 심장부이자, 지난달 7일 이스라엘을 겨냥한 하마스의 무장대원 침투 작전이 계획된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은 “최근 하마스 시설 파괴를 위해 기바티 보병 여단과 기갑부대가 군사 구역에 진입했다”며 “교전 중 50여명의 하마스 대원을 사살했다”고 말했다.

또 이곳에서 정보 자료와 터널, 무기 생산시설, 대전차 미사일 발사대 등을 확인했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최대 훈련장과 군사 시설, 무기 생산 및 보관소, 지휘소, 하마스 사령관 사무실 등도 민간인 거주지 인근에 은폐되어 있다고 이스라엘군은 부연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는 하마스가 테러에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로 삼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라며 “하마스 군사 구역에서 교전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과 로넨 바르 신베트 국장이 전황 평가를 위해 가자지구에 직접 들어갔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알-시파 병원 지하에 숨어 있는 하마스가 점점 가까워지는 우리의 작전 소리를 듣고 공포에 떨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질들을 다치게 하지 않고 터널에 들어가거나 터널을 무너뜨리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며칠 내로 개선될 것”이라며 “인질 모두를 구출할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북부 국경지대를 공격하는 헤즈볼라에 대해 “그들은 우리를 해치려다가 큰 타격을 받았다. 공군 조종사들이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군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국제사회의 휴전 압박도 계속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팔레스타인에 대한 원조 확대를 위한 국제회의를 소집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가자지구에서의) 상황이 매일 악화하고 있다”며 “민간인은 보호받아야 하며, 이를 위해 인도주의적 휴전이 절대적으로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이날 국제회의에는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는 가자지구 민간인들에 의료 긴급 지원 등을 논의하기 위해 50개국 이상의 국가, 유엔, 비정부기구 관리들이 참석했다. 모하마드 슈타예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이번 전쟁은 하마스에 대한 것이 아닌 모든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한 것”이라며 정전의 필요성을 거듭 호소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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