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업체, 전기차 판매량 ‘속속’ 감소

고객사 따라 배터리업계 계획도 차질

SK온, 서산 배터리3공장 공사 중단 등

배터리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각 사 공장 및 CI. ⓒ박진희 데일리안 그래픽 디자이너 배터리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각 사 공장 및 CI. ⓒ박진희 데일리안 그래픽 디자이너

고객사 완성차 업체들 요구에 공격적인 증설에 나섰던 K-배터리가 최근 전기자동차 수요 위축에 날벼락을 맞았다.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로 그동안 진행했던 생산 및 투자 계획의 속도를 조절하면서, K-배터리도 자연스레 숨 고르기 국면에 접어든 것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 완성차 업체들에 이어 현대자동차·기아도 4분기부터는 전기차 수요 둔화로 판매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의 9~10월 전기차 판매량은 7952대로 전년 동기 대비 53.33% 하락했다. 기아의 전기차 주요 모델 니로, EV6의 9~10월 판매량은 2898대로, 같은 기간 대비 58.83% 급락했다. 올해 EV9이 라인업에 추가된 효과로 전체 전기차 판매 하락폭은 크지 않았으나, 그나마 EV9마저 10월 판매량이 전월대비 28.4% 하락한 883대에 그치는 등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앞서 글로벌 업체들은 일찌감치 3분기부터 줄줄이 악화된 실적을 내놓은 상태다. 전기차 업체 선두주자 테슬라의 3분기 일반회계기준(GAAP) 순이익은 18억 5300만 달러(약 2조54406억원)로,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대비 반토막났다. 3분기 영업이익률은 7.6%로, 전년 대비 9.6%p 감소했다.

포드는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으로 인한 영향이 겹쳐 1~3분기 전기차 부문 영업손실 31억 달러(약 4조 824억원)를 떠안았으며, 제너럴모터스(GM)의 3분기 전체 판매량 중 전기차 판매량 비율은 약 3%에 그쳤다.

SK온 배터리 서산 공장 ⓒSK온 SK온 배터리 서산 공장 ⓒSK온

이들의 타격은 고스란히 K-배터리에게 전가됐다. 완성차 업계가 그간 전기차 시장 전반에 깔린 ‘장밋빛 전망’을 바탕으로 목표를 높게 잡은 여파다. 최근 반전된 시장 분위기에 완성차 업체들은 잇따라 투자 계획을 손 보고 있다.

한 배터리 업계 종사자는 “규모가 클수록 아마 더 빠르게 감산 소식이 들려오는 듯 하다”며 “최근 전기차 시장이 얼어붙어 짓는 공장 생산능력(CAPA) 대비 수요가 너무 적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일 SK온의 서산 배터리3공장 증설이 중단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해석되고 있다. 공사 재개 시점은 아직 미정이다.

SK온은 단계별 이사회 의결이 필요한 공사 비용으로 공사가 일시 중단된 것이지 최근 시황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으나, 일각에서는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 부진 영향이 미쳤다고 보고 있다.

앞서 SK온은 지난 8월 총 1조5000억원을 투입해 서산 오토밸리산업단지 내 4만4152㎡(약 1만3348평) 부지에 제3공장을 증설키로 했다.

해외에서의 증설도 잇달아 차질을 빚고 있다. 포드가 전기차 투자 일부 연기를 결정하면서, SK온 켄터키 2공장 가동도 지연됐다. 이에 대해 지동섭 SK온은 사장은 공장 가동 시점 및 신규 공장 시점을 탄련적으로 운영하겠단 입장을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도 포드와의 튀르키예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이 지연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현재 고객사 폭스바겐의 공급량 감소 요청으로, 폴란드 공장 생산량 조절에 나선 상태다.

하지만 이는 단기적인 수요 둔화로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다. 중장기적인 성장세에는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업계 전반의 대세다.

서강현 현대자동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지난달 26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금 잠깐 장애물이 있더라도 기본적으로 전기차쪽으로 확대되는 건 맞고, 전기차 시장이 우상향 곡선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며 “당장의 장애물 때문에 보수적 시각으로 전기차 생산 기회를 늦춘다던가, 개발을 늦춘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