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컷 말이 바다로 떠내려가 버린 거예요 그 모습을 본 수컷 말이 엉엉 울면서 뭐라 한 줄 알아요?
하… 할 말이 없네

최근 ‘홍박사님을 아세요?’라는 노래가 유튜브를 비롯해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휩쓸었다. 코미디언 조훈(30)의 부캐릭터 ‘조주봉’이 발표한 이 노래는 선정적인 가사로 미성년자들에게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어 지난 7일, 조주봉은 조금 더 노골적인 가사로 컴백했다. 노래 제목은 ‘할 말이 없네’. 직전에 냈던 노래인 ‘홍박사님을 아세요’처럼 나레이션 시작하는 ‘할 말이 없네’ 는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다소 외설적인 가사가 포함되어 있다.

해당 노래 가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옛날에 무인도에 말 두 마리가 살았어요. 암컷 말 하나, 수컷 말 하나인데, 두 말의 사랑은 아주 뜨거웠어요. 하루는 쓰나미가 밀려와서 암컷 말이 바다로 떠내려가 버린 거예요. 그 모습을 본 수컷 말이 엉엉 울면서 뭐라 한 줄 알아요?’ 하… 할 말이 없네'”이다.

해당 노래의 뮤직비디오는 노래와 더해서 보면 더욱 외설적으로 보인다. 암컷 말과 수컷 말이 한자리에 누워 서로를 만지다가, 돌연 화면이 낙엽을 움켜쥐는 손과 부르르 떠는 발을 클로즈업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하 에휴 그, 그, 저…거기’라는 노랫말과 의도한 것 같은 화면 연출이 계속해서 등장하며 성관계를 연상시킨다. 해당 노래는 2절까지 있는데, 1절은 수컷 말이 “할 말이 없네”라고 했다면 2절은 수컷 말이 죽어버려 암컷 말이 “해줄 말이 없네”라고 말하는 것을 노랫말로 풀어냈다.

“창작의 자유” vs “저질스러운 가사”

앞서 조주봉은 ‘홍박사님을 아세요?’라는 중독성 있고 따라 하기 쉬운 동작의 댄스로 ‘홍박사 챌린지’ 흥행 신화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러한 챌린지가 숏폼을 통해 퍼져나간 탓에 미성년자들까지 무분별하게 따라 하며 논란을 낳았다. 여성의 신체 부위가 포함된 가사는 미성년자들이 따라 하기에는 선정적이었고, 19금 개그를 마냥 유쾌하게 받아들일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홍박사님을 아세요?’ 곡의 가사를 살펴보면 “옛날에 한 처녀가 살았는데 가슴이 작은 게 콤플렉스였어요. 이쪽으로 유명한 홍박사님을 찾아갔걸랑요. 이 운동을 하면 가슴이 커진다는 거예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조주봉은 이 노래에 중요 부위를 강조하며 하반신을 떠는 춤으로 챌린지를 선보였고, 이에 유명 유튜버 등 많은 이들이 챌린지에 참여했다.

이에 누리꾼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한 학부모는 “이 노래가 요즘 틱톡이나 유튜브 쇼츠에 많이 나와서 초딩(초등학생) 애들도 부르고 다닌다”며 “가사 내용도 너무 저질인데 저런 것이 왜 밈(meme)으로 유행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학부모도 “유튜브에 자꾸 나와서 아이들이 따라 하던데 민망해서 그런 것 보지 말라 하고 차단했다”고 밝혔다.

이와는 반대로 예술의 영역에서 해당 노래를 바라보는 관점도 있다. “창작의 자유를 존중해야”, “코미디언인데 뭐가 문제냐”, “BTS 정국도 따라 했는데 왜 문제인지 모르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정부 기관이 선정성 논란이 있는 노래를 패러디한 것도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토부는 공식 X(옛 트위터) 계정에 추석 연휴 기간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를 홍보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그쪽도 추추추추석 톨비 공짜인 거 아세요?”라며 ‘홍박사님을 아세요’ 노래 일부를 패러디했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저급한 유행가를 따라서 하는 게 국가기관이냐”, “밈으로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은 좋으나 국가기관은 무게가 있어야 함을 잊으면 안 된다”, “전 국민이 본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전체 가사를 안 보고 쓴 것 같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제작의도 욕망 풍자·저출산 지적?…정말 ‘할 말이 없네’

‘홍박사 챌린지’가 많은 논란을 낳자 조훈은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제작 의도를 밝힌 바 있다.

해당 영상에서 조훈은 “인간의 본성을 가감 없이 표현했다”면서 “자신의 몸에 대해 자신감이 없는 분들을 많이 봤다. (신체 한 부위가) 커지고 싶은 욕망을 부정하는데 그거에 대한 모순적 부분을 풍자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출산 시대를 언급하며 “19금 코미디, 섹시 코미디를 보며 행복해하지만 출산율을 보면 연애, 결혼을 안 하려고 한다”라며 “19금 코미디, 섹시 코미디를 보며 행복해하지만 출산율을 보면 연애, 결혼을 안 하려고 한다”라며 “이 모순적 상황을 날카롭게 지적하는 사람이 없었다. ‘홍박사님을 아세요’가 지적해 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원곡자가 직접 외설적 가사가 포함된 노래의 제작 의도를 밝혔으나 논란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외설적 가사가 풍자의 효과를 내기보다는 아이들이 무심코 따라하는 등 역효과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