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보다 카페에서 공부나 일을 할 때 능률이 더 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집에서 책상의 위치나 조명에 변화를 줘도 결국에는 후회하며 카페로 향한다. 집보다 사람이 훨씬 많고 예상 불가능한 방해 요소도 넘치는 카페에서 도대체 어떻게 집중한다는 걸까. 알고 보면 이들에게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보자.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Amnaj Khetsamtip-shutterstock.com

◇백색 소음

카페에서 공부가 유독 잘 되는 이유는 ‘백색소음’ 때문이다. 백색소음이란 넓은 주파수 범위에서 일정한 주파수 스펙트럼을 가지고 전달되는 소음을 의미한다. 파도나 바람 소리 같은 자연음과 책장 넘기는 소리, 카페에서 들리는 기계나 노트북 소리,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대화 소리 등 생활 환경음이 바로 백색소음의 일종이다.

백색소음은 집중력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실제 2012년 미국 일리노이대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공동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음이 없는 정적보단 50~70dB 정도의 백색소음이 창의력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숭실대 정보통신전자공학부 배명진 교수팀도 백색소음을 들으며 영어단어를 암기한 중학생의 기억력이 35% 향상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백색소음은 공부나 일의 능률뿐만 아니라 수면과 정신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백색소음은 안정된 심리상태에서 발생하는 알파파를 증가하고 불안할 때 나오는 베타파는 감소하게 한다.

◇호손 효과

호손 효과는 행동심리학에서 자주 사용되는 용어다. 호손 효과란 관찰자의 존재 여부에 따라 사람의 행동에 차이가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즉,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한 나머지 본래의 의도나 행동자의 천성과 다른 행동을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전제하에 관찰자를 의식하면서 자연스럽게 심리적 긴장감이 생겨 능률이 오른다는 것이다.

‘호손 효과’라는 용어는 하버드 대학교의 엘톤 마요 교수가 미국 일리노이 주의 호손 웍스라는 공장에서 1927년부터 진행한 실험에서 유래했다. 이 실험은 사실 심리적 효과를 관찰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 단순히 작업장 환경이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됐다.

당시 연구팀은 조명의 밝기를 조절해 그에 따른 변화를 관찰하고자 했다. 그러나 실험 결과, 조명의 밝기 차이는 노동자들의 생산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명이 밝은 곳에서 일한 노동자나 어두운 곳에서 일한 노동자나 모두 실험 전보다 생산성이 향상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근로자들은 연구자들이 자신을 관찰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해 일을 더 열심히 한 것으로 밝혀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Wongsakorn Dulyavit-shutterstock.com

하지만 요즘은 카페에서 공부하기도 쉽지 않다. 카페에서 음료 한 잔을 시켜놓고 몇 시간씩 자리를 차지하는 ‘카공족’ 때문이다. 카공족 논란의 여파로 전국 카페 업주들은 카페에서 콘센트를 없애거나 아예 카페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등 여러 조처를 하기도 했다.

아무리 카페에서 백색소음, 호손 효과 덕을 본다고 하더라도 카페 주인의 따가운 눈총은 피해 갈 수는 없다. 그렇다면 집에 카페 같은 환경을 만드는 방법은 어떨까.

◆실내 밝기 조절하는 조명 설치

사람마다 본인의 능률을 높여주는 조명의 밝기가 있다. 눈의 피로감을 덜어줄 수 있는 기능을 갖춘 조명이나 컨디션에 따라 밝기를 조절할 수 있는 조명을 설치하자.

◆백색소음 음원 재생하기

요즘은 음악 앱이나 유튜브에 ‘백색소음’이나 ‘white noise’를 검색하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처음에는 카페에서 듣는 백색소음과 달라 적응이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다.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한다면 어느 순간 일에 한껏 집중한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다.

◆껌 씹기

껌을 씹으면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턱이 움직이면서 뇌로 가는 혈류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 혈류량이 늘어나면 뇌에 산소가 더 많이 공급돼 뇌 기능도 활성화된다. 실제 영국 카디프대 연구팀은 껌을 씹는 그룹과 씹지 않은 그룹으로 연구대상자를 나눠 30분간 1~9중의 숫자를 불러주고 이를 기억하게 했다. 그 결과, 껌을 씹은 그룹이 더 빨리 숫자를 기억했고 정확도도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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